일본의 단독 주택지를 산책하다보면 느끼는 것
일본 주택 마당에 주렁 주렁 달린 각종 과일들을
따지 않고 그대로 둔다는 것이다
잘 익은 귤이나 모과 금귤 같은걸
따지 않고 두어서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것을
흔히 볼수 있다
" 아깝게시리 왜 저걸 안 따 먹고 그대로 방치 할까"
정말 이해가 안되었었다
안 따 먹을거면 예쁜 꽃나무를 심으면 되지
왜 과일 나무를 심지 ... 라고 생각했었다
언젠가 지인에게 물어본적이 있다
지인의 말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집에서 키우는 귤 같은 과일은 아무래도 마트에서 사 먹는 것 보다
단맛을 비롯 맛이 덜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무리 단맛이 덜 하고 맛이 좀 덜하다고 해도
자기 마당에서 직접 키운 것을 그냥 버리는것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또 하나의 이유는 새들의 먹이로 남겨 두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일본 새들은 복도 많다 싶다
그런데 ..
내가 막상 단독 주택에 살다보니 알게 된 또 다른 이유 하나
일본친구가 말한 두 가지도 이유일지 모르겠지만
내가 발견한 또 다른 이유
6월 우리집 마당에는 라즈베리와 블랙베리가
한창 익어 가고 있다
라즈베리와 블랙베리는 한번에 열매 맺고 한번에 익어 가는게 아니라
매일 매일 하나 둘 익어 가기 때문에
매일 매일 수확을 해야 한다
아직 파릇 파릇한 라즈베리도 있고
빨갛게 물들기 시작한 것도 있고
먹기 딱 좋게 잘 익은 라즈베리도 있다
잘 익은 라즈베리는 하루 이틀사이에 따지 않으면
그대로 바닥에 똑 떨어져 버린다
아깝게시리 ....
하지만 그 후론 역시나 수확하지 못하고
바닥에 똑 똑 떨어지고 있는 라즈베리라 블랙베리 ㅠㅠㅠ
올해도 우리집 마당엔 이렇게 무참히 떨어져 버린
블랙베리와 라즈베리가 ...
아 ! 아깝다 ..
진짜로 진짜로 아깝다 ...
그래서 오늘 마당에 나가 라즈베리랑 블랙베리를 따 왔다
마당에 잘 익은 베리들을 따지 않고
그대로 떨어뜨려 버리게 되는 이유는
내가 부지런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베리들을 따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린다고
잠깐이면 되는데 매일 매일 그 잠깐이 시간이 부족하다
오늘 블랙베리랑 라즈베리를 땄지만 내일도 딸수 있을까?
올해는 얼마나 많은 베리들을 따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 뜨릴까?
그건 ..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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