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35도가 기본이다
덥고 더운 이 무더운 여름
우리집 마당은 말 그대로 정글에 가깝다
날도 더운데 식물들은 얼마나 잘 자라는지 ...
정글로 저대로 내 버려 둘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을 댈려니 엄두가 안나고
며칠을 벼르고 벼르다 오늘 드디어 실행을 하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덜 더운 이른 아침
모기란 친구에게 헌혈을 하기 싫어서
긴팔에 긴바지 입고 마당에 나갔다
이 더위에 긴팔에 긴 바지라니
헐 .....
그나마 오늘은 바람이라도 있어서 마당 정리 할 만 하다
잔디인지 풀인지 모를지경이다
잔디로 깍고 풀도 뽑고 마른 잎들도 정리하고
내친김에 석류나무 가지 치기도 하고
장미 덩쿨도 잘라 주고 ...
마당 있는 삶 정말 좋은데
마당 있는 삶이란게 그저 얻어지는게 아니다
이른 아침이고 바람도 살랑 살랑 불지만
땀은 줄줄줄 ....
자그만치 2시간 넘게 마당에서 풀 뽑고 나무 가지치고
뽑은 풀을 봉지 봉지 담고 ...
마당에서 음악 틀어 놓고 시원한 석류나무 그늘아래에서
커피 한잔에
간식 거리까지 들고나와 우아하게 마당놀이할때는
세상 부러운것 없는 여왕이 된 기분이지만
오늘처럼 풀 뽑고 마당 정리할때는여왕은 무신
완전 깡촌 촌부가 따로 없다 ㅠㅠㅠㅠ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울 동네는 태우는 쓰래기를 버리는 날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비닐 봉지에
풀이나 나무 가지 같은 마당 쓰레기를 버릴수 있다
이 양을 한번에 다 버리면 안되고
한번 버릴때 2봉지까지 라는 수량 제한이 있다
5봉지 나왔으니 2주에 걸쳐서 버려야 할 것 같다
무성한 풀들을 뽑다 보니 내가 심지 않았던 바질이
여기 저기 싹을 내고 있었다
아마도 작년에 심었던 바질의 씨가 떨어졌었나 보다
무성한 풀 속에 가려져 제대로 자라지 못했는지
아직 여리 여리 하니 아주 작다
풀도 뽑았으니 이대로 잘 키우면
파스타 두어번은 해 먹을수 있을것 같다
마당 정리하다 발견한 매미 껍질
주인장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우리집 마당에서
탈피를 했나 보다
얘네들은 지금쯤 어딘가에서 맴맴맴 열심히 울고 있겠지
2시간 넘게 땀을 뻘뻘 흘리는 노동을 하고 집으로 들어 왔더니
헐 ....
울 모꼬짱이 장난질을 쳐 놓았다
마당 정리 하느라 마당이 엉망인데다가
더우니 시원한 실내에 있으라고
모꼬짱을 마당에 내 놓지 않고 집 안에 두었더니
나에게 반항을 하고 싶었나 보다
겨우 마당일 끝내고 얼른 샤워를 하고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잔 할려고 했더니
울 모꼬짱이 일을 만들어 놓았다
나쁜 지지배 ...
마당 있는 삶....
정말 좋다
하지만 .... 일도 너무 많다
그래도 좋다
마당 있는 삶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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