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년째 고로 20년째 남편의 점심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남들은 대단하다 어떻게 20년간 매일
도시락을 만들수가 있어
그것도 전업주부가 아닌 맞벌이인데 ....
라고들 하지만
결혼초부터 해 오던 일이라 힘든지도 모르겠다
당연한줄 알았고 이제는 매일 해야하는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지금은 우리집 자기야 도시락에다가
고딩 아들녀석 도시락 까지 만들고 있는데
우리집 자기야야 성인이니까 뭘 넣어주어도 잘 먹어 주고
간혹 좋아하지 않는 반찬이 들어 있어도
불평 없이 잘 먹어 주는데 문제는 아들 녀석이다
자기가 싫어하는
(예를 들어 브로콜리) 것을 넣으면
" 엄마 도시락에 브로콜리 안 넣으면 안될까? " 라는 말로
가볍게 불만을 표한다
사실 도시락에 달걀 말이랑 브로콜리는 색깔 맞추기도 좋고
빈 자리 메꾸기도 좋아서 즐겨 쓰는 재료인데 말이다
내일은 도시락 반찬은 또 무얼 만들어야 할까?
마트에서 꽈리 고추를 사 왔다
개인적으로는 꽈리 고추하면 멸치랑 함께 볶아 주는걸 좋아하지만
마트에서 꽈리 고추를 보는 순간 떠오르는 메뉴가 있었으니
바로 울 자기야가 좋아하는 꽈리고추 찜이다
잘 씻어서 밀가루를 묻혀서
양도 얼마 안되고 또 꾀를 부리느라
꽈리 고추를 찌는게 아니라 렌지에 돌려 주었다
간장 양념장을 만들어서
초 간단 꽈리 고추 찜
간단한것 치고 맛도 좋고 ..
그런데 문제는 꽈리 고추찜을 히로는 안 먹는다는 사실 !
그래서 자기야 도시락에 넣을 만큼만 조금만 만들었다
우리집 자기야는 음식 불평없이 뭐든지 잘 먹는데
처음에 결혼해서 한두해는
같은 반찬 두번 세번 나오면
이거 어제도 먹었던 거잖아 ?
세상에나 이렇게 간 큰 남편이 있다니 ...
울 시어머니 시립 병원 관리 영양사이셨는데
워낙에 음식을 잘 해 먹여 키우셔서
같은 음식 두번 세번 내 놓는 일은 없으셨다고 한다
아무리 바빠도 그날 그날 새로운 반찬으로 상을 차리셨다고 한다
그 결과 우리집 자기야는 그게 당연한줄 알고 커 왔다나 어쩐다나
우리집 자기야가 유일하게 며칠간 내 놔도 뭐라 하지 않는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데
그건 카레랑 김치찌개다
카레랑 김치찌개는 만든 당일보다 그 다음날이 훨씬 맛이 있다나 어쩐다나 ...
그랬던 자기야도 나랑 20년을 살면서
이제는 두세번 같은 반찬이 나와도
젓가락이 가는 횟수가 줄뿐 싫다거나 불평을 하지 않는다
어쩌겠소 난 당신 엄마가 아닌것을 ...
마누라랑 살면 마누라 법을 따라야 하는법이라오
다른 집도 다 들 이렇게 먹고 산다오 ..
갑자기 이야기가 심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돌아와서
울 자기야가 좋아하는 꽈리 고추찜을 그런 이유로 진짜
쬐끔만 만들었다
음 .... 꽈리 고추로 도시락 반찬통 한구석은 메웠는데
뭘로 이 도시락 반찬통을 채워야 할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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