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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얄밉지만 부러운 녀석

by 동경 미짱 2019.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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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까지 5개월도 안 남았다 

수험생 울 아들녀석 히로는 이번주 들어

아침에 6시반이면 집을 나서고 저녁에 11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온다 

드디어 히로가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공부를 하냐고??

그럼 얼마나 좋을까?

히로가 이번주 저렇게 부지런을 떠는것은 

시험이 얼마 안 남은 수험생이라 공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에 걸쳐 열리는 학교 문화제에서 

공연할 연극연습을 하기 위해서다 

고 3인데 .. 흑흑흑 ..

그리고 토요일인 오늘 드디어 학교 문화제날 이다 


자기야랑 둘이서 히로의 학교로 향했다 

고등학교 문화제까지 엄마 아빠가 총 출동해야 할까 싶지만 

자식이라곤 달랑 히로 하나인데 

지금 안 보면 평생 못 볼텐데 

마지막 아들 녀석의 문화제인데 

그래서 자기야랑 함께 향한 학교 문화제 



학교에 도착해서 접수를 하고 받은 문화제 팜플렛 

그런데 이런 ..

문화제 실행 위원회에 히로의 이름이 떡 하니 ..

이 녀석이  연극만 하는줄 알았더니 

수험생인데  실행위원에 까지 이름을 올렸다 

그래서 이번주 그렇게 빨리 등교를 했었구나 ..

고 3 수험생인데 제 정신인가??

하지만 어차피 저질렀고 핀잔을 줘도 뭐가 달라지나 

쿨 하니 받아 들이기로 했다

 내 성격이 쿨 해서가 아니라 어차피 지나간 시간 돌이킬수 없으니까 

어쩔수 없이 쿨 한 척 하기. ㅠㅠㅠ


그 ... 런... 데 ...

이 놈이 정말  얄미운 짓을 했다 

문화제 관람 시간은 자유다 

언제든 가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 자유롭게 보고 

언제든 돌아 오고 싶을때 오면 된다 

일치감치 나선다고 나섰는데 알수없는 교통 체증 때문에 

예상 시간 보다 조금 늦게 9시 반 쯤에 도착을 했다 

제일 먼저 히로네 연극을 보러 향했는데 

딱 3분 늦어서 입장을 못했다 

연극 공연이 시작하면  일절 입장 불가란다 ...

이런 이런 ...

하루에 공연이 두 번 있는데 오전 공연 한번 그리고 오후에 한번 더 있다 

어쩔수 없지 뭐 ..

오후까지 기다렸다가 히로 공연을 봐야지 ..


자기야랑 학교 여기 저기 돌아 다니며 전시물도 보고 하다가 

체육관에서 댄스부 공연이 있다고 해서 체육관을 갔는데 

연극을 마치고 댄스 공연을 보러 온 히로를 만났다 


(체육관에서 만난 히로와 친구 녀석들 ...)


 히로야 3분 늦어서  입장 안 시켜 줘서 연극 못 봤어 

오후 공연은  몇시에 있지?


  오후 공연엔 나 안 나와 


 뭐? 왜?


 하루  2번 공연이  출연자가 달라 

오늘은 오전 공연에 출연하고 

내일은 오후 공연에 출연을 해


  내일은 엄마 출근이라서 못 온단 말이야 

왜 미리  말 안 했어 


 응 . 그거 안 봐도 돼


 .....


헐 ....   

몇일전부터 쑥스러운지 자기 공연 안 봐도 된다고 했었다 

그래도 그렇지 

수험생이 공부를 뒷전으로 하고 연습한 연극을 못 본다고???

ㅠㅠㅠㅠㅠㅠ 


 아침에 히로가 일찍 안 와도 된다고 나 한테 그랬는데 

자기 공연 못 보게 할려고 그랬나 보네 


밉다 밉다하니 미운짓만 골라하는 히로녀석 

아들녀석 연극도 못 보고 

문화제를 온 의미가 없잖아 


히로가 거짓말을 한게 아니니  뭐라 할수는 없지만 

정확히 물어 보지 않았던 나도 잘못이긴 하지만 

정확하게 알려 주지 않은 아들녀석이 참으로 얄미워서 

 자기야는 히로에게 꿀밤을 

나는 히로 엉덩이 찰싹 때려 주었다


댄스 공연을 보며 친구들과 즐기는 히로 

공연이 끝나자 마자 엄마 아빠가 있거나 말거나 

 친구들과 함께 점심 먹으러 가 버렸다 

문화제날 점심은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  

야끼 소바, 팬 케이크, 핫 도그 .... 같은 것들을  사 먹는다 


고 3 수험생이거나 말거나 

문화제 연극 연습에다가 

엄마가 잔소리 할까봐 말 하지 않았던 문화제 실행 위원까지 ..

그리고 다음주에 있을 체육제 응원단 까지 

공부 외에 학교 행사는 두 팔 걷고 열심히인 히로...


내가 히로에게 이녀석 너 제 정신이냐?

문화제 연극이건 체육제 응원이건 한 개만 하라고 

하나도 안 하는 애들고 있는데 넌 왜 다 하고 난리냐고 

꿍시렁 꿍시렁 거리지만  솔직히 부럽다 

(엄마로써 당연한 꿍시렁이 아닌가 싶다 )


히로가 진심 부럽다

수험생이라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것 다 하며 학교 생활을 즐기는 히로가...


난 솔직히 학창 시절 추억이 그다지 없다 

수업 마치면 보충 수업이란 이름하에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있었던 기억만이 있을 뿐 ...

학교 가는게 즐겁고 좋다는 히로가 부럽고 

친구 많은 히로가 부럽다 


대학 ...

어느 대학이건 가기는 가겠지만 

부모 입장에선 이왕이면 좋은대학 가 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넘쳐 나지만 

수험 공부한다고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있으며 

생기 없이 지쳐 가는 아들 녀석을  보는것 보다 

저렇게 활짝 웃으며 자기 하고 싶은것 다 하며 

즐거운 고 3 수험생 답지 않는 수험생 시절을 보내는 히로가 솔직히 부럽고 좋다 


다음주 체육제가  대입 입시전 마지막 학교 행사이다 

다음주 체육제가 끝나면 맘 잡고 공부 하겠지 ..

라고 믿어 볼란다 


울 아들 녀석의 고 3 학창 생활이 

엄마로썬 얄밉고 한 인간으로써는 부럽고 그렇다 

얄미우면서도 부러운 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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