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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시부모님이랑 여행을 하면 ..

by 동경 미짱 2019.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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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추석이지만 일본은 추석도 아닌데 

그리고 시댁에 뭔 일이 있는것도 아닌데 

울 남편인 자기야가 효자아들인지라 

휴가를 내고 시댁에 방문중이다 

그리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온천여행을 떠났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자주 하는 여행도 아니고 

어차피 떠난 여행 시부모님 기분좋게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본은 여기저기 온천이 널렸으니 

당일치기로 얼마든지 즐거운 온천 여행을 할수 있는데 

이번엔 온천지에서 묵기로 하고 떠난 곳은 나가노현이다 

자기야의 운전으로 나가노를 향해 달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일본의 농촌풍경 

새하얀 작은 꽃밭이 끝없이 펼쳐지는데 

내가 지금까지 본적이 없는 꽃 ..

도대체 저게 뭐 길래 저렇게 많이 심어 두었을까?

궁금해 하는 나에게 시어머님이 알려 주셨다 

소바꽃이라고 ..

즉 메밀꽃이란 말이다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그 유명한 작품의 그 메밀꽃이라고???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메밀꽃을 ...

차를 세우고 가까이 가서 꽃을 보고 사진도 찍고 싶은데 

그러질 못했다 

자기야랑 둘이서 하는 여행이라면 아무곳이나 

"차 세워 " 를 외치겠지만 시부모님이랑 함께라서 

자기야에게 "차 세워"를 외치지 못하고  창 밖을 열심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메밀꽃을 볼수가 있었다 

점심으로 소바를 먹기 위해 

시골길 작은 소바집에 차를 세우고 

자기야랑 시부모님은 먼저 소바집으로 들어 가시라 하고 

소바집 옆에 있는 메밀밭에 가서 사진도 찍고 

메밀꽃 구경도 했다 



새하얗고 작고 앙증맞은  이 꽃이 메밀꽃이구나 ...

그리고 메밀 잎이 저렇게 생겼구나 ...


]


나가노현을 차로 하루종일 달리며  보이는 시골 논밭은 

하얀 메밀꽃이 가득 핀 메밀밭이랑

노랗게 익어 고개를 숙인 벼들이 만들어 낸 황금 들판 

그리고 커다란 키의 옥수수밭이었다 

나가노는 메밀이랑  쌀이랑 옥수수가 유명하다는걸 

시골 밭을 보니 알겠더라는 ....



시골길에서 우연히 들린 소바집 ..

보통 소바집은 덴뿌라 (튀김)도  같이 파는데 

이 집은 오직 소바 단 한가지 뿐이더라는 ...

사실 난 소바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다른 

여행지의 맛난것들을 먹고 싶은데 

시부모님이랑 함께 하는 여행이다 보니 당연히 소바집이다 

물론 시부모님은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고 

너희들 좋아하는 것 먹자고 하시지만 

그렇다고 냉큼 " 네 그럴께요" 라고 못하는 내 성격 


메밀꽃이 가득핀  하얀 들판을 보니 나가노현은 소바가 

유명하다는걸 알겠고 

그럼 당연히 시부모님은 소바를 드시고 싶으실테고 

그래서 자기야가 운전을 하는 동안 내가 검색해서 찾아낸 소바집이었다 


튀김도 없고 너무 단촐하니 소바 딱 하나의 메뉴였지만 

직접 소바 농사를 지어  소바면을 뽑아 만드는 집이라서인지 

소바 풍미가 참 좋았다 

시부모님도 너무 만족스러워 하셔서  좋았다 




시부모님이랑 함께 여행을 하면 

시부모님 취향대로 움직이게 된다 

이번 온천 여행 기간중 전시회 2군데 들리고 

 박물관   2군데를 들렸다 

고상한 시어머니 취향에 맞출려니 고상하지 않는 며느리는 

영 재미가 없다 

그래도 어쩌겠나 ..


시어머님 여기까지 왔는데  성을 보러 가야겠단다 

上田城 (우에다 )성이라나 뭐라나 ..

아니 일본의 성이 다 비슷비슷한데 뭘 또 성을 보러 가시겠다는지 ..

나고야성 오사카성 등등 .. 

지금껏 많은 성을 다녀 봤지만 다 그게 그거던데 ..


우에다 성 그게 그렇게 유명한 성이에요?


 NHK 대하 드라마 촬영지인데...

우에다 성은 어쩌고 저쩌고 ...


아 ! 몰라 내 나라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데 

남의 나라 역사를 줄줄 설명하셔도 내 귀엔 하나도 안 들어온다 

아니 일단은  들어 왔다가 바로 흘러 보내 버린다 



성 벽에 기대어 가족 사진 찰칵 ! 

난 며느리니까 카메라맨 



 아버님 어머니 어깨도 손도 좀 올리고 

더 가까이 ...

며느리의 요구에 처음엔  쑥 스러워 하시더니

그래도  좋으신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시부모님이랑 여행을 하면 

아무래도 내가 먹고 싶은것 못 먹고 

내가 보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 못 가고 

시부모님 취향에 맞추게 된다 


아니  먹고 싶은것 먹고 보고 싶은것 보면 되지 

며느리가 무슨 죄인이야 

왜 하고 싶은것 못 하고 눈치를 보냐고?


아니 며느리가 죄인이라서  눈치를 보는게 아니다 


물론 울 시어머니는 너네들 먹고 싶은것 먹어 

너네들 가고 싶은 곳에 가 

너네들이랑 같이 여행 하는게 좋은거지

아무거나 먹어도 돼

 라고 말씀 하신다 

그런데 내가 그러기 싫다 

나이 드신 시부모님 모시고 앞으로 여행을 몇 번이나 더 간다고..

그리고 젊은 우리야 

앞으로 여행 다닐일이 훨씬 많을텐데 

이왕이면 시부모님 하시고 싶은대로 

해 드리고 싶은 배려의 마음에서이다 


울 시어머님 보통의 일본 어머니같지 않게  

아들 사랑이 대단하시다 

귀하고 귀한 아들 잘 키워 며느리에게 홀라당 뺏겨 버리신 

울 시어머님에게 여행 기간동안 내 남편인 

어머님의 아들을 어머님께 양보 해 드리기로 했다 

 며느리인 난 사진사 역할을 충실히 했다 

뭘 자꾸 사진 찍냐는 시부모님이 사진 많이 찍어 드렸다 

한 살이라도 더 젊으실때 사진 많이 찍어 드리고 싶어서 ..


시부모님 좋아하셔서 나도 좋다 


온천 여관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저녁에 한국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친정 엄마랑 아빠랑 영상통화를 했다 

시부모님이랑 온천 여행중이란걸 아는 울 엄마 

늘 하는 말 

 시부모님께 잘 해 드려 

 엄마가 말 안해도 나 잘 하거든 ...

 그래 ,.. 잘 하겠지 

그래도 더 잘 해 드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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