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자기에게 돈을 보내왔어.
무슨 돈?
자기 생일이라고 만엔 보내신다네 ..
아 ! 내 생일 ..
내 생일은 음력 10월 말이다
양력으로 하면 11말이나 12월 초가 되는데
음력을 지내지 않는 일본 시어머니에게
며느리의 생일이 음력인지 양력인지 영 구분을 못 하신다
매년 바뀌는 한국식 생일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 싶어서
따로 알려 드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며느리 생일이 이번달이라 생각하셨나 보다
자기야의 통장으로 보내 오셨고 아직 자기야의 통장안에 들어 있으니
내 손에 현찰이 들어 온건 아니지만
바로 시어머님께 감사의 인사 전화를 드렸다
요즘 난 좋은 며느리가 못된다
전에는 전화도 자주 드리고 했었는데
이제는 일이 없으면 전화도 잘 안드리게 되고 ...
일 하며 살림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갱년기라 세상만사가 귀찮다는 핑계로 ...
예전 같으면 내가 한주라도 전화 드리지 않으면
시어머니쪽에서 " 잘 지내지? " 라는
라인을 보내 오시곤 하셨는데
요즘은 시어머님측에서도 연락이 뜸하시다
그리고 매년 1`년에 적어도 서너번은 우리집에 오시고
또 오시면 기본 일주일을 계시다 가시는데
올 들어서는 1월 1일 신정에 다녀 가시곤 한번도 오시지 않으셨다
며느리가 예전 같지 않으니 삐치신건가?
아니 삐치신게 아니다
난 왜 시어머님이 요즘에 연락이 뜸 하시고
또 올 들어 우리집에 오시지 않으시는지 알고 있다
20년을 고부관계로 살아 왔는데
시어머니가 말씀을 하지 않으셔도 알것 같다
아마도 히로 때문일것이다
히로가 고 3 수험생이니 방해 하지 않으실려고
나름 신경을 쓰시는것 같다
그래서 오늘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린김에 여쭈어 보았다
어머님 요새 저희 집에 안 오시는거
히로 때문이죠 ?
히로가 수험생이라서 그러신거죠
그렇지 .아무래도 히로에게 방해가 되면 안되니까 ..
그래서 올 해는 신정에도 안 갈려고 생각하고 있어
보통은 신정이나 명절이 되면 자식들이 부모가 계신 고향집으로
가는게 일반적이지만 우리집은 좀 다르다
예전에 시부모님이 은퇴를 하시기 전
현역에 계실땐 우리가 부모님 집으로 명절을 지내러 갔었는데
은퇴 하시고는 시부모님이 우리집으로 역귀성을 하신다
시부모님 두 분의 고향은 큐슈인데
두 분이 결혼후 정착한 곳이 나고야 이다
그러니 나고야에 두 분만 계시고
일가친척은 다 큐슈에 살고 계시니
그러니 굳이 우리가 나고야까지 가 봐야
인사 드릴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밖에 안 계시니
부모님이 역귀성을 하시고 계신다
그런데 올해는 설에도 안 오시겠다고 하신다
히로의 대학 입시 시험인 센타 시험이
1월 초에 있으니까 방해를 하고 싶지 않으시다고 하시면서 ...
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다
어머님 그러실 필요 없어요
신경 쓰지 마시고 오세요
하루 공부 안 한다고 큰 일 날것도 아니고
히로는 마이 페이스라서 크게 신경 안 쓸거에요
그래도 우리가 가면 아무래도 산만할텐데 ..
아마 히로는 설에도 학원갈꺼에요
어차피 아침에 나가 저녁에 들어 올건데요 뭐
그러시지 마시고 오세요
그래도 일년을 시작하는 첫날인데 같이 지내야죠
그래 .... 그럼 그럴까 ..
난 이번엔 안 가려고 했지
그럼 갈까..
네 오세요
직장 다닌다고 바쁘다는 핑계로
갱년기라 만사가 귀찮다는 핑계로 전화도 잘 하지 않는 며느리가
뭐가 이쁘다고 생일날 용돈까지 보내 주시는지 ..
울 친정 엄마가 내가 전화 할때마다 항상 하시는 말
시부모님께 잘 해 드려라
엄마가 말 안해도 나 잘 해
그래 잘 하겠지
그래도 더 잘 해 드려
울 친정 엄마가 늘 하시는 말..
잘 해 드려라
엄마 말대로 잘 해 드려야 하는데
전화 한번 드리는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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