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 넘 바빴다. 크리스마스 ...
케이크를 만드는 직업을 가진 여자가 1년중 제일 바쁜 시기가 드디어 끝났다
도대체 케익을 얼마나 만들었는지
온 몸에서 달콤한 생크림 냄새가 나는 듯 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까지 근무하고
25일은 드디어 쉬는 날
쉬는 날이면 이면 뭐해
일본은 25일이 공휴일이 아닌지라 자기야는 회사가고
히로는 25일이 종업식이라 학교 가고
(일본은 아직 3학기제라서 겨울 방학이 많이 늦다 )
그래서 나 혼자 보내는 크리스마스다
자기야랑 히로는 혹 크리스마스 케익을 기대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난 케익냄새도 맡기가 싫다
말그대로 케익속에 파 묻혀서 산 기나긴 1주일이었다
당분간 울 집에서 케익 먹는 일은 없을것 같다
크리스마스날에는 왜 다들 케이크를 먹을까?
아니 크리스마스엔 꼭 케잌을 먹어야 하는걸까?
케이크가 지긋 지긋한 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신
자기야가 좋아하는 약밥을 만들기로 했다
크리스마스에 약밥이라 ...
내가 생각해도 넘 안 어울린다만 뭐 어때
만드는 사람 맘이지 ..
그런데 약밥 진짜 오래간만에 만든다
만드는 방법이 가물 가물하다
뭐 지금이야 시대가 시대인 만큼
스마트폰 검색만 하면 만드는법이야 얼마든지 있으니
문제 될건 없고
"그래 올해 크리스마스는 약밥이다 !"
아침부터 찹쌀을 물에 불려 두었다
일본사람들은 대추를 먹지 않는다
혹 먹는 지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동경 주변은 대추를 먹지 않는다
고로 팔지 않는다
삼계탕 끓여 먹을때 넣을려고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귀하디 귀한 대추를 한 줌 꺼내다가
돌려 깍기 해 둔후
남은 씨로 대추물을 만들어 두었다
요 대추물을 넣어야 맛있다고 하니까....
호두에 아몬드 그리고 잣이랑 호박씨 등 등 등 ....
이중 제일 중요한재료는 울 자기야가 넘넘 좋아하는 건포도이다
건포도를 듬뿍 넣어 주었다
밤을 넣어야 하는데
요즘 일본에서 밤을 구하기가 좀 어렵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밤은 많지만 생밤 구하기가 어렵다
일본은 신정에
일본의 신정요리인 오세치 요리라는게 있다
오세지 요리에 반드시 들어가는 중요한것 중 하나가
삶은 고구마를 곱게 채로 쳐서 밤이랑 섞어 만드는 요리가 있다
(바로 요거 )
요즘 일본마트에는 오세치 요리에 필요한
아주 아주 진한 설탕에 달달하게 절인 밤을 가득하다
이 밤은 너무 너무 넘 넘 넘 달아서
약밥에 넣긴 좀 그렇고 해서 아쉽지만 밤은 생략 !
시나몬 향이 살짝나는 약밥 완성
회사에서 돌아온 자기야에게
약밥을 내 놓자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
울 자기야 약밥 넘 좋아하는데
마지막으로 만들어 준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이렇게 좋아 할 줄 알았으면
.자주 좀 만들어 줄껄 싶다
너무 너무 좋아하는 자기야와는 달리
히로는 "케이크가 아냐? 크리스마스에 웬 약밥??
살짝 실망한 표정
약밥 ..
제대로 만든건지 모르겠다
우리집 두 남정네는
내가 만들어 주는게 오리지날인줄 아니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엉성 할지 모르지만
이런건가 보다 하고 맛있게 먹어준다
크리스마스 케익 대신 약밥
넘 안어울리는 조합이지만
우리집 두 남정네
내가 케익 지긋 지긋 해서 약밥을 만들었다고 하니
맛있고 좋다며 굿! 을 연발해 주었다
크리스마스 밤
꼭 케이크를 먹어야 하나
크리스마스의 약밥 ... 맛나고 좋더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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