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에 한국인 후배가 있다
회사에선 그녀를 윤짱이라 부른다
일본 유학 왔다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한국인 남편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 셋의 엄마로써 열심히 살다가 지난해 파트타임으로 입사했다
아직 막내가 유치원생이라 처음엔 단기 아르바이트로 한달간 일 할
계획이었는데 아이 엄마로 가정주부로 살다가
사회로 나와 일을 해 보니 일이 재미있어서
파트 타임으로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엔 아이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는데
오히려 아이들이 엄마 일 하니까 좋다고 한다고 한다
애들이 엄마 일 하니까 넘 좋대요
너 집에서 애들에게 잔소리 엄청하는구나
언니 어떻게 알았어요
그러니까 애들이 엄마 일하니까 좋다고 하지
맞아요 내가 한 잔소리 하죠
애 셋 키우다 보면 잔소리 안 할수가 없어요 ㅋㅋㅋ
안하던 일을 하자니 게다가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
아이 셋의 엄마의 일도 있으니
몸은 피곤한데 일을 재미있고 좋다는 윤짱이다
윤짱이 근무를 시작한지 10달쯤 되었다
같은 회사 같은 한국인이지만
근무하랴 집안 살림하랴 게다가 윤짱은 유치원생을 포함
아이가 셋이니 얼마나 바쁠지 안 봐도 비디오다
게다가 일본은 초등학교까지는 학교 급식이지만
중학교부터는 도시락을 가지고 가야한다
윤짱은 도시락까지 만들어야 한다
윤짱 ! 화이팅이다 ㅎㅎ
윤짱이랑 런치라도 하자 차라도 하며 수다를 떨자
항상 말은 하지만 좀처럼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가 않다
지난 10개월간 윤짱을 우리집로 불러 바베큐를 한번 했고
밖에서 가볍게 런치 한번 한게 전부다
우리집에서의 바베큐도 다른 사람도 함께 있었고
한번의 가벼운 런치도 다른 일본직원이 함께였기에
아직 윤짱과의 둘 만이 런치를 한번도 가지지 못했다
가끔 휴게실에서 만나면 속닥 속닥 한국말로 수다를
잠시 떠는게 전부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회사에서
한국말로 속닥속닥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올 들어서도 런치하자 하자 말만 줄창 하면서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오늘
언니 휴게실 오른쪽 냉장고에 쑥떡 넣어 뒀어요
집에 갈때 가져 가요
어머 웬 쑥떡 ?
난 떡순인데 어떻게 알고 고맙게시리 ..
친정엄마가 만들어서 보내 주신거 냉동시켜 뒀던거에요
그리고 언니 우리 런치 날 잡아요
나야 수는 날이면 언제라 괜찮지만
나 보다 자기가 더 바쁘잖아
내가 아니라 자기가 날 잡아야지
밥 한끼 먹는게 뭐 그리 대수라고 날 한번 잡기가 넘 어렵다
주부이자 엄마이자 워킹맘은 참으로 바쁘다 ..
쑥 떡 ..
참으로 반갑다
나는 일본에 오기전 서울에서 7년정도 살았었다
서울에선 이런 쑥떡을 보지 못했었다
내 기억이 잘못 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에선 이런 쑥 떡이 아니라 쑥 절편이었었다
서울 생활하면서 항상 그리웠던게 바로 이렇개 쑥아 듬뿍 들어간
쑥떡이었다
부산이 고향이 윤짱네 쑥떡
우리 친정집 쑥떡이랑 똑 같다
그냥 그대로 먹어도 찰지도 너무 맛있지만
이렇게 콩 고물을 묻혀 먹으면 진짜 고소하고 맛있다
한 겨울에 그것도 일본 땅에서 먹는 쑥떡은
정말 감동 그 자체다
조만간 런치를 하자고 했지만
언제가 될런지 ...
워킹맘은 항상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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