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스케쥴 공유 어플을 이용해서
서로의 스케쥴을 공유하고 있다
자기야 일정은 파란색으로
내 일정은 녹색으로 그리고 히로 일정은 보라색으로
가족 공통의 일정은 빨간색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본인 일정이 아니더라도 가족 공유 어플을 보며
오늘은 우리집 자기야가 회식이 있어서 늦겠구나
이번주말에 히로는 치과 예약이 되어 있구나 ...
이런식으로 서로의 일정을 공유를 한다
나의 직업의 특성상 남이 놀때 일을 하고
남이 일할때가 놀때가 많다
게다가 금, 토, 일 주말 근무가 제일 힘들다
평일보다 일이 1. 5배는 더 많고 바쁘기 때문이다
최근 3주 연속 주말에 근무를 했더니 피곤하고
그냥 쉬고 싶어서 금토일 3일간 휴급 휴가를 냈다
그냥 쉬고 싶어서 ..
지난주 우리집 자기야가 가족 스케쥴 공유 어플에
나의 휴가 일정을 보고는 나에게 아주 아주 조심스럽게
다음주에 무슨일이 있어?
왜?
자기 다음주 금토일 유급 휴가네
뭔 일 있어?
아니 그냥 쉴려고 ..
그냥 쉬고 싶어서 유급 휴가 냈어
어차피 휴가 쓸거면 바쁘고 힘든 주말에 휴가 내는게 좋잖아
아 ! 난 또 뭔 일있는 줄 알았네
마누라 일정에 갑자기 휴가 3일이 떡 하니 적혀 있으니
혹 무슨 일이 있는데 자기가 잊어 버린건가
잊어 버렸다면 마누라에게 잔소리 듣겠구나
쬐께 걱정이 되었고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무슨 일정이 있는지
도저히 생각은 안 나고 마눌에게
한소리 들을 각오를 하고 조심스레 물어 본 거였다
내가 우리집 자기야에게 그리 잔소리가 심했나???
금토일 3일 휴가를 낸 첫날인 금요일
친구 만나 점심을 먹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 만난건 아니고 그냥 여자들만의 수다
그 수다란걸 떨고 싶어서 ..
일하지 않는 쉬는날의 하루는 참 길다
친구랑 점심을 먹고 수다를 한참을 떨어도 시간이 널널하다
그도 그럴게 내일도 놀고 모레도 노니
오늘 못 한거 내일 하면 되고 내일 못한거 모레 하면 되고
"내일 출근이니까 일찍 자야지 .. "할 필요도 없으니
저녁시간에도 정신적인 여유가 있다
하루 24시간이 30시간처럼 길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자기 내일 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
아니 딱히 없어
그래도 .. 어디 공원이라도 갈까?
겨울의 공원 볼게 뭐 있다고..
꽃이 피길 해 경치가 좋기를 해
삭막하고 춥기나 하지
그럼 온천이나 갈까?
귀찮아 ..
내일 일어나 보고 그냥 집에서 쉬어도 되고 ..
어쨌든 마누라가 휴가를 냈으니 어디라도 나가야 할것 같은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나 보다
하긴 자기야가 내일 어딜갈까 라고 막상 물으니
귀찮다 싶긴 하지만
만약에 묻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면
또 그건 그것대로 빈정 상했을것 같다
마누라에게 신경 안 쓰는 무신경한 남편이라고 섭섭했을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난 참 이기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가자 해도 문제고 모른척해도 문제고 ...
우리집 자기야 마누라 기분 맞추기 참 어렵겠구나 싶다
요즘 갱년기라서 그런지 내 기분이 참으로 변덕스럽다
내 변덕스러움을 알면도 변덕을 부리니 ....
갱년기 ..,
언제쯤 끝날려나 ...
자기야 말대로 공원이나 온천이라도 가서 기분 전환을 할것인가
아니면 그냥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고 자고 일어났다 다시 먹고 자고 ..
그렇게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어야 하나
.....
내일 일어나 보고 그때 기분에 따라 결정하지 뭐 ..
마누라의 갱년기의 변덕을
잘 참아 주고 받아 주는 우리집 자기야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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