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출근을 했다
5일이나 쉬었으니 꾀가 나 일이 하기 싫은데
웬걸 출근을 해 보니 일이 산처럼 엄청 많다
결국 평소에 잘 하지 않는 잔업이란걸 자그만치 2시간이나 해야 했다
회사를 나오니 역시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받쳐들고 비 오는 거리를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 멀리 눈에 띄는 빨간색의 뭔가가 떨어져 있다
내가 사는 동네는 동경 변두리의 한적한 단독주택지로
주민이 아닌 사람들이 들어오는 일은 거의 없다
외부 방문자라 하면 택배를 비롯한 업자들이나
아니면 차로 방문을 하지 차 없이 외부인이 걸어 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마을이 굉장히 깨끗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동네가 굉장히 깨끗한 편이다
가끔 바람이 강한 날에 쓰레기가 바람에 날아 다니는 경우는 있지만 ..
그런데 그런 울 동네에 멀리서도 눈에 띄는 빨간색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라 ..
점점 가까워 지는 눈에 띄는 강렬한 빨간색 쓰레기
이런 이런 ...
눈에 익은 강렬한 빨간색의 비쥬얼
넌 그 유명한 신라면이 아니니?
너 왜 여기서 이렇게 비를 맞으며 외롭게 뒹굴고 있는 거니?
비는 오고 있지만 오늘은 바람은 없는데
바람에 날려 왔다고 보긴 힘든데
아침에 출근길엔 보지 못했는데 누가 왜
언제 이 곳에다가 신라면 봉지를 버렸을까?
일본에서는 신라면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동네 슈퍼 어디를 가도 신라면이 있다
울 동네는 관광객이 많은 동네 중심가도 아니고
동경 외곽의 조용한 단독 주택인데
당연히 일본인이 버린 아니면 바람에 날려 온 것일텐데
그래도 쓰레기 하나 없는 골목길에 다른 쓰레기도 아니고
왜 하필 눈에 잘 띄는 빨간 신라면 봉지인지
맘에 안 든다
왜 하필 신라면 봉투냐고?
신라면 이미지 나빠지게시리 ....
신라면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신라면 봉지 쓰레기를 주워 왔다
내가 사는 동네이니 깨끗하게 하기 위해
신라면 봉투가 아니었어도 떨어진 쓰레기를 보면 주워 오겠지 ?
글쎄 ..
솔직히 그렇다고 말은 못하겠다
오늘은 잔업까지 해서 몸은 지치고 발걸음은 무겁고
게다가 비까지 내리고 우산을 들고 있고
게다가 게다가 쓰레기가 비에 젖어 있다면
아마도 난 신라면 봉지가 아니었다면 모른척 그냥 지나쳤을것 같다
하지만 쓰레기 하나 없는 울 동네에
그게 한국을 대표하는 신라면 봉투가 쓰레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지쳤고 비가 내리고 쓰레기가 비에 젖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건 당연히 내가 주워 와야 할것 같은 그런 느낌 !
오늘 비가 내리고 있지만 바람은 불지 않았었다
바람에 날려 왔다고 보기엔 어렵고
얘가 왜 여기에 떨어져 비를 맞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건 참 미스테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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