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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자기야! 나 한국 갔다 올께!

by 동경 미짱 202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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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나는 출근을 하지 않고 쉬는 날이고 

우리 집 자기야는 집에서 자택 근무를 하는 날이다 

아침 잘 먹고 세탁기 돌려 마당에다 널어놓고 

2층에서 여행용  가방을 챙겨 들고 내려왔다 

아무 말도 없었는데 내가 갑자기 여행용 가방을 들고  내려와서는 외출 준비를 하니 

우리 집 자기야는 어리둥절 

" 어디 가는데?"

" 응 자기야 나 한국 갔다 올게 "

아니 아침 잘 먹고 갑자기 마누라가 왜 이런다냐?

왜 갑자기 가출 선언을 하냐고??

자기가 뭘 잘못했나? 어리둥절한 우리집 자기야  

 

 

 

 

바퀴 달린 여행 가방 챙겨들고 그렇게 전철역으로 향했다 

 

 

 

 

 

한국...

지금 이 사태에 갈 수나 있을까?

당연히 한국 간다는게  진짜이길 바라는 내 맘이 듬뿍 담긴 농담이다 

물론 자기야에게도 처음엔 한국 갔다 온다고 농담을 했지만 

내가 여행 가방을 들고 어딜 가는지

마누라의 가출이 아닌 이유 있는 외출임을 이야기하고 나왔다 

내가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을  챙겨 들고 나선 건 신오쿠보에 가기 위해서다 

신오쿠보는 동경의 대표적인 한인타운이다 

사연은 이렇다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한국을 못 가다 보니 

고추장도 떨어지고 고춧가루도 아주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 주문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물론 배달료는 들지만 교통비 비싼 일본에서 신오쿠보까지 

왕복으로 갔다 오면 배달료보다 교통비가 더 비쌀 테고 

또한 무거운 고추장을 직접 들고 와야 하니 

돈은 돈 대로 쓰고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힘은 힘대로 쓰며 

고생을 하는 것보다 집안에 가만히 앉아서 편안하니  인터넷 주문을 하면 되는데 

아침 식사를 하면서 갑자기 신오쿠보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갑작스런 결정이었다

 

자택 근무 중인 우리 집 자기야가 오늘 회의가  오전에 하나 오후에 하나

그렇게 2개나 있다고 한다 

우리 집 자기야는 자택 근무를 하게 되면서  널찍한 2층  자기 방을 놔두고 

1층 거실에다가 업무용 컴퓨터랑 모니터를 설치하고 자리를 잡아 버렸다

2층에 가라고 하니 하루종일 방 안에 혼자 앉아서 근무하는 게 뭔가 벌을 받는것 같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그래서 싫다며

공동 공간인 1층 거실에 자리 잡고는 

회의한다고 조용히 하라고 하니 1층에 거실이 있고 부엌도 있고 한데 

어찌 가만히 앉아서 조용히 할 수가 있냐고??

 

그래서 겸사겸사 자택근무 하는 자기야를 방해 하지 않게 인터넷 주문이 아닌 직접 신오쿠보 한인 타운에 가서 한국 마트를 둘러볼 생각으로 집을 나선 것이었다 

막상 여행 가방을 들고 전철을 타니 정말 한국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가는 그런  조금 들 뜬  기분이었다 

 이대로 신주쿠에서 내리는 게 아니라 공항까지 가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신오쿠보에 온 게 작년 3월이었던 것 같다 

자기야랑 히로랑 다 같이 출동해서 감자탕을 먹었던 게 마지막이었으니 

10개월 만에 나온 신오쿠보다

한글이 참으로 반갑다 

 

 

 

여행 가방 끌고 신오쿠보 한인 타운을 걷고 있자니 

진짜 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한국 마트 장터를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 크지 않는 작은 마트이지만 3번 정도 돌았던 것 같다 

어떤 물건이 있는지  놓치지 않고 꼼꼼히 보려고..

 

 

 

 

내가 모르는 라면들이 꽤 많았다 

미역국 라면.. 참깨라면.. 치즈 관련 라면이 꽤 많았다 

한국은 요즘 치즈가 대세인가 보다 (그냥 내 짐작!)

미역국 라면이 꽤 관심이 갔지만 맛을 모르니 그냥 패스!

비어 있던 여행가방에 무거운 고추장을 비롯 기타 등등을 

가득 담고 마트를 나왔다 

집을 나설 땐  3킬로짜리 고추장을 살 생각이었는데 

 와 보니 5킬로짜리 고추장이 있었다

바퀴 달린 여행가방을 들고 왔으니 고민 없이 5킬로 고추장을 선택했다 

역시 여행 가방을 들고 온 나의 선택은 정답! ㅎㅎ

 

 

 

 

낯익은 얼굴..

백 종원 아저씨 사진이 큼직 막 하니 걸려있다 

본가라....

백 종원 아저씨가 일본까지 진출했나 보다  

 

 

원하는 한국 식품도 샀고 백 종원 아저씨도 봤으니

한국에 갔다 온 느낌 제대로다 

 

 

 

 

지난번  온 가족이 출동했을 때 감자탕 먹은 집이다 

우리 집 자기야가 한국 음식 중 제일 좋아하는 게 감자탕인데...

 

 

 

 

 

고추장 , 고춧가루,  까나리 액젓

부산 어묵, 콩나물, 그리고 히로가 먹고 싶다던 짜파게티 

 

 

 

 

5킬로짜리 고추장

좀 많다 싶긴 하지만 유통기한이 22년 4월이니  문제없음! 

바퀴 달린 여행 가방도  가져갔겠다 이것저것 더 사 오고 싶었지만 

이 정도로 멈춘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나  한국 갔다 왔어요

제2탄 삼아 내일 공개 ㅎㅎ

 

어차피  집에 있었으면 뒹굴뒹굴거렸을 텐데 잘 갔다 온 것 같다 

한국 마트에서 한국 식품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다음에 또 한국 가고 싶단 생각이 들 때 

그때는 신오쿠보에 일치감치 나가 점심도 먹고 돌아다니다 

저녁까지 먹고 올까 보다 

백종원 아저씨 사진 걸린 저 집에 가서 먹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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