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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점점 길들여지고 있다 ..

by 동경 미짱 202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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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싫은 주말 근무가 끝났다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그래서 가볍다
집에 오니 3일간 출장을 다녀온 우리 집 자기야가 반겨주며 건네는 한마디
" 커피 내릴건데 마실 거지?"
난 원래 커피를 즐기는 여자가 아니었다
20대엔 아예 커피를 마시지를 않았었다
어쩌다 커피숍을 가면 언제나 달달한 아이스크림이 동동 떠 있는 비엔나커피 같은걸 시켜 마시는
커피에 관해선 초딩 입맛 그 자체였다
지금도 레스토랑에 가서 코스나 세트 요리의 후식 음료는 커피가 아닌 홍차나 티를 시키는 편이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이 남자 커피 마니아였다는...
자기 혼자 마시면 될 것을 꼭 같이 마시자며 권하는데
처음엔 거절을 하곤 했는데 20년을 같이 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커피를 꽤 자주 마시고 있더라는...
자기야 : 커피 내릴 건데 마실꺼지?
나 : 응? 커피? 음... ( 커피 그게 뭐라고 마실 건지 말지 고민 중....)
자기야 : 오미야게 사 왔으니까 커피랑 같이 먹자

출장을 다녀오면서 오미야게(그 지방의 한정품의 과자 같은 선물 )를 사 왔으니
커피랑 함께 간식타임을 가지자고 하니 고민 끝!

커피 마니아인 우리 집 자기야가 엄선한 커피콩으로 내려주는 자기야 표 커피는
솔직히 커피 맛을 모르는 내가 마셔도 맛있다
여러 종류의 커피콩 중에서 나랑 함께 마실 때는 내 초딩 입 맛에 맞춰
너무 진하지 않고 부드러운 커피콩으로 내려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까지는 커피만 마시는 건 별로다
달달한 쿠키 같은 디저트와 같이 마시면 커피가 맛있다고 느껴진다
역시 아직은 커피에 대해선 초딩입맛이다

아직도 나는 자기야가 내려 준 커피만 마시는 편이다
지금도 여전히 외식 때는 커피보다는 홍차 같은 티 종류를 선호한다
그리고 집에서도 자기야가 없으면 난 홍차를 주로 마시는 편이다
하지만 서른이 될 때까지 마시지 않던 커피를 이젠 거의 매일(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커피를 미시는 것 같다)
우리 집 자기야가 내려주는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있다
어떨 땐 내가 " 자기야 디저트 먹게 커피 내려 " 라고 내 스스로 커피를 마시겠다고 나설 때도 있다
20년간 서서히 서서히 내 취향을 바꿔 놓은 우리 집 자기야다
나도 모르는 사이 우리 집 자기야에게 길 들여 지고 있었다

내가 블로그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
지금 우리집 자기야는 두 번째 커피를 내리고 있다
저녁 먹고 난 후 디저트 타임


식후의 디저트
이것은 자기야가 출장지에서 직원에게 선물로 받아 온 케이크인데
자기야 : 이거 칼로리 폭탄이야
나 : 뭐? 그럼 안 먹을래
자기야 : 근데 되게 맛있어


저녁 먹은 후 칼로리 폭탄이라는 케이크를 커피와 함께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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