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 여기에 ../일상

현실 주부의 이상과 현실

by 동경 미짱 2021. 6. 15.
반응형
728x170

난 항상 저녁에 블로그 글을 써 두었다가 날이 바뀌는 0시에 예약을 걸어 두는 타입이다
어쩌다 가끔은 바로 글을 올릴 때도 있지만
오늘은 어쩌다 보니 완전 라이브로 글을 올리게 되었다
화요일 오늘은 재택근무를 하던 우리집 자기야가 회사로 출근을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내일부터 또 출장이 있는데 그 준비가 필요해서 란다
아침에 자기야는 출근을 하고 눈치를 채셨겠지만 난 오늘 쉬는 날이다
자기야도 없겠다 모처럼 집에서 뒹굴 뒹굴 하려 했지만
아침부터 회사 상사에게서 전화가 와서 ....
상사와 전화를 마치고 뒤숭 생숭한 마음에 마음을 안정시킬 겸 홍차 타임


얼마 전 내가 홍차를 즐겨 마신다는 것을 아는 회사 후배가 나에게 선물한 홍차
그런데 이름이 사쿠라 홍차(벚꽃 홍차)
다소 생소한 벚꽃 홍차에 잔뜩 기대를 하고 홍차를 내릴 준비

아침에 마당에 나갔다가 이쁘게 핀 카라 두 송이를 잘라다가 와인잔에 꽂아 두었다
요즘 마당에는 꽃들이 한창이라 몇 송이 꺾어다가 이렇게 꽂아 두는 걸 즐기고 있다
그래도 한국에 있을 땐 벌써 2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기억에도 새로운 IMF 때)
꽃꽂이를 배우고 꽃꽂이 자격증까지 따고 매주 무슨 터미널이었더라
여하튼 터미널에 있는 꽃 시장까지 가서 꽃을 사다가 꽃꽂이를 하던 여자인데
정작 주부가 되고 나니 돈 아까워 생명력 짧은 꽃꽂이용 꽃을 사지 못하고 화분만 잔뜩
키우는 현실 주부가 되고 말았다는 ㅠㅠㅠ
지금은 이렇게 마당에 핀 꽃들 몇 송이 꺾어다 꽃꽂이라 우기며 살고 있다 ㅎㅎ

마당에서 꺽어 다 놓은 카라 두 송이에 이렇게 만족스러운 현실 주부다 ㅎㅎ

아! 홍차 타임이니 홍차 이야기를 해야지..
홍차 내릴 준비를 다 갖추었는데 이런 이런 내 예상과는 달리 티백이었다
이름도 화려하고 포장도 특이해서 찻잎이라 생각한 나의 착각!
홍차잎일 거라 생각하고 도구를 꺼내 놓았는데 ㅎㅎ

티백을 내린 이름도 생소한 벚꽃 홍차
무엇보다 향기가 참 좋다
딱히 벚꽃이란 느낌은 안 들지만 진하지 않으면서 은은한 향기
맛 또한 아주 부드럽다고 해야 할까..

마음이 숭숭 생숭한 아침
홍차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기엔 딱 좋았다
나의 이상은 매일 이렇게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하게나마 꽃이 있는 테이블 위에
우아하게 브런치를 챙겨 먹고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마나님처럼 사는 거였는데
내 성격이 이렇게 조용히 사모님 같은 여자가 아니라는 거
활동적이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일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해야 하는 나는
타고나길 사모님이 아닌 아내요 엄마요 그리고 일을 해야 하는 여자라는 게 현실
가만히 집에 있으면 좀이 쑤시니...
이렇게 회사 쉬는 날에도 마당에 나가 풀을 뽑고 시들은 꽃 잎을 정리해야만 하는 성격이니
이상은 이상이요 현실은 현실이다

뭐 이상은 마나님에 사모님이지만
화려하고 비싼 꽃꽂이가 아닌 마당에 핀 소박한 한 두 송이의 꽃과
티백으로 우려 마신 홍차 한잔이 현실이지만 이런 현실이 내 성격에 더 잘 맞으니 조금 우습긴 하다
이상보다 현실 ㅎㅎ


홍차 한잔 마시며 분위기 잡고 있지만
빨래를 잔뜩 널린 이 마당이 나의 현실이라는 ㅎㅎ



번외 :
아침에 회사 상사에게서 전화가 온 이유
그저께 회사 상사에게서 부탁을 받았다
2년 차 신입 사원(2년 차를 신입이라 해야 하나??) 이 갑자기 쉬고 싶다는 메일과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상사에게도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며
나에게 그 직원을 케어해 주라는 ( 그 직원이 한국인이라서 나에게 부탁을 한 것이었다)
그저께 그 직원과 라인을 주고받다가 어제저녁 그녀 집에 가서 면담을 하고 왔다
다행히 이야기는 잘 되었고 오늘 그녀는 상사에게 자초지종을 보고하고 상의를 한 후
내일부터 다시 출근하기로 했다
그녀와 면담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밤 12시가 다 되었더라는
오늘 0시에 블로그 글을 올릴 수 없었던 이유다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