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친구들이랑 신주쿠 신오쿠보에 있는 한인타운에 갔다
전부터 가자 가자 말만 하다가 4명 다 일을 하는 여자들이라 쉽게 날을 잡지 못하다가
어찌어찌 어렵게 4명의 스케줄을 맞춰서 나선 나들이였다
신오쿠보 한인 타운에 들어서면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다
간판은 일본어지만 일단 가게에 들어서면 한국 명동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특히 화장품이나 미용 관련 가게는 완전 한국 그 자체다
4명의 여자는 한국 아이돌이나 배우 누구를 딱히 좋아하는 광팬이 없었기에
주목적은 먹방과 한국 식품을 구경하고 사는 것이었다
뭐 먹고 싶니? 했더니
평소에도 김치를 사다가 항상 밥상에 올려놓는 한국 음식 광팬인 미치꼬는
감자탕도 먹고 싶고 삼겹살도 먹고 싶고 해물탕도 먹고 싶고...
먹고 싶은 게 너무 많단다
하츠미는 남편이 오스트리아인인데 매운걸 잘 못 먹는다
4명이서 가다 보니 모두의 취향을 맞추기가 어렵다
식당 하나 정하는데 왜 이리 어려운지...
결국 미치꼬에게는 따로 나중에 감자탕 전문점에 가자는 약속을 하고
아무래도 전문점보다는 맛이 떨어지겠지만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음식을 시킬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음식을 하는 가게로 정했다
4명이서 주스로 건배!
일단 지지미(부침개)로 시작하기로 했다
여러 종류의 부침개 중 모두가 입을 모아 해물 부침개를 선택했다
제일 있어 보이고 맛 있어 보여서였다
드디어 등장한 해물 부침개
음... 내가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달랐다
내가 생각한 건 해물 파전이었는데 채소는 어디로 가고 해물만...
말 그대로 해물 부침개였다
그래서 또 시켰다
이번엔 부추전
겉이 바삭바삭하니 잘 구워진 게 맛도 괜찮았다
물론 한국인이 나에겐 그냥 보통 수준이었지만 일본인 친구들은 " 美味しい"를 연발!
그래 너네들이 맛있다니 나도 만족
부침개 3장째 치즈 김치전을 시켰다
매운걸 못 먹는 하츠미도 치즈가 들어가서인지 별로 맵지 않다면 이 정도는 먹을 수 있다고
맛있다며 2조각이나 먹었다
그래.. 너네들이 맛있다면 난 또 만족 ㅎㅎ
일단 돼지갈비를 구웠다
상추에 구운 마늘을 올리고 고추까지 올리고 쌈 사 먹는 걸 가르쳐 주었는데
미치꼬는 따라 하고 하츠미는 구운 마늘은 거부
그래도 맛있단다
그래 너네 들이 맛있으면 나도 만족!
고기 굽는 김에 삼겹살도 구웠다
당연히 김치도 구웠다
이번에도 상추에 삼겹살은 참기름이랑 소금에 살짝 찍어 한 입 크게 먹는다 알려 주었다
크다고 절대 베어 먹지 말고 한입에 먹을라고
삼겹살 먹으면서 품위 지키려고 하지 말라고 한 입에 먹는 걸 강조!
한국 음식에 익숙치 않은 하츠미는 한국식 삼겹살을 처음 먹는다
참기름이랑 소금을 섞은걸 보고는 이 소스는 뭐냐고 왜 이리 맛있냐고 하는데
나 : 그거? 그냥 참기름에 소금 넣은 거야
하츠미 : 진짜? 근데 이렇게 맛있어?
나 : 응 진짜.. 삼겹살은 참기름에 소금이지. 간단하니까 집에서도 해 봐
계란찜이랑 잡채
그런데 아쉽게도 계란찜은 그냥 그랬고
잡채는 별로였다
잡채는 따로 돈을 낸 게 아니라 기본 반찬으로 나온 거라 불평을 하면 안 되지만
일단 채소가 너무 적었고 간장 맛이 너무 강하고 또 너무 달았다
달고 짜고...
뭐 이건 돈 안 냈으까 맛에 대한 불평은 패스
오징어 볶음
이건 내가 먹고 싶어서 시켰다
매콤한 게 먹고 싶어서..
마지막은 비빔밥으로 입가심..
뭐 입가심이 비빔밥이라고?
아니 여자 넷이서 도대체 얼마를 먹은 거?
그런데 카드가 안된단다
현찰이란다. 왜 카드가 안되는 거냐고? 일본이라서 그런가 ...
여자 넷이서 한 먹방이라 꽤 금액이 나왔는데 현찰이라니 ...
게다가 각자 계산은 안 된단다
카드 안되는건 일본식이고( 예전엔 현찰 사회였지만 요즘 일본도 거의 카드가 되는데 ...)
각자 계산 안되는건 한국식인가
맛 나게 잘 먹었는데 마지막 계산할땐 뭐야? 이 가게 ? 라는 그런 느낌...
뭐 어쩔 수 없다.. 안된다는데 그래서 내가 대표로 현찰로 계산했다
물론 나중에 공평하게 4명이서 나눴다
먹방이 끝난 후 본격적인 쇼핑
신오쿠보의 한인 타운에 간다고 했더니 가족들이 이것저것 사오라는 게 많았다고 한다
하츠미는 오스트리아 남편과의 사이에 가끔 모델 활동을 하는 이쁜 쌍둥이 딸이 있다
지금 고 1인데 고 1 답게 한류를 좋아한다고 한다
엄마가 한인타운에 간다고 했더니 사 오라고 부탁한 게
한국의 마카롱이라고
한국의 마카롱이 그렇게 인기인가?
나도 몰랐던 사실이다
마카롱을 딸들은 2개씩 그리고 자기랑 남편은 하나씩 먹는다며 6개를 샀다
마카롱 하나에 400엔 (4000원이었다 )
그리고 하츠미가 산 건 이것 또한 딸들이 부탁한 호떡이었다
호떡은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랐는데 한 개에 300엔(3000원) 비싼 건 350엔 (3500원)이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남편을 위해 치킨도 샀다
남편 또한 매운걸 잘 못 먹는다며 양념이 아닌 후라이드를
그리고 저녁 만들기 싫다며 저녁 대신으로 하겠다며 김밥 두 줄을 샀다
김밥은 한 줄에 800엔 (8000원) 비싼 건 1350원(13500원) 정도였다
미치꼬는 꿀 타래를 샀다
마침 어제저녁 일본 TV에 꿀타래가 나왔다고 한다
일본에 딱 한 명 있다며 자기를 소개한 한국 오빠야가 꿀타래 만드는걸 직접
시연해 보여 주었다
미치꼬는 워낙에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특히 딸은 김밥광이다
그래서 미치꼬도 김밥을 사고 그리고 여러 종류의 콩이 들어간 영양찰떡을 샀다
영양찰떡은 미치꼬 본인이 먹고 싶다고 했다
한국 떡은 한국 드라마에서 많아 봤다면서
그리고 양념치킨도 가족을 위해 한 마리 샀다
이렇게 사고 나니 짐이 한가득인데 그런데도 한국 마트에 가고 싶다고 해서
신오쿠보의 장터라는 마트에 갔다
여기서도 일본인 친구들은 이것 저것 장 바구이에 가득 담았다
쌈장도 샀고 열무김치랑 배추김치도 샀고 쇠고기 미역 라면이란 것도 샀다
쇠고기 미역 라면은 난 처음 들어보는데 어디서 맛있다고 들었는지
한국 사람인 나 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검정쌀도 샀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막 주워 담는 그녀들
무거워서 들고 갈 수 있겠냐니까 그럴 줄 알고 가져왔다며 가방 속에서 짠 하고 나타나는
백팩 ㅎㅎㅎ
다음번에 올 땐 아예 캐리어 가방을 가져오겠단다
많이 먹고 많이 사고 또 많이 수다도 떤 즐거운 하루
다음번에 다 같이 한국에 가고 싶다며
꼭 같이 가자며 약속을 했다
그게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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