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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재택근무가 좋았던 3가지 이유

by 동경 미짱 202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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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우리 집 자기야는 줄곧 재택근무를 했었다

긴급 사태 선언이 연장 되고 또 연장되고 처음 한 달이라 생각했던 재택근무가  꽤 오랜 기간 계속되었었다 

아직 동경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고 있지 않지만 올림픽인지 뭔지를 개최 해야하니 

긴급사태 선언을 해제 할수 밖에 없었나 보다 

긴급 사태가 해제되었으니 이번주 월요일부터 우리 집 자기야의 재택근무도 수료

예전처럼 매일 매일 출근을 하게 되었다 

나의 회사 후배중에서 남편이 재택근무를 했었고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를 해도 되는 일이라 앞으로도 줄곧 재택근무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한다 

: 어머 좋겠다 계속 재택근무라니 ...

후배 : 좋긴 뭐가 좋아요.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 숨이 다 막히는 것 같아요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 줘야 하고 난 빨리 남편이 출근을 했으면 좋겠는데

울 신랑은 코로나랑 상관없이  앞으로 줄곧 재택근무를 할 것 같아요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아예 사무실도 작은 곳으로 옮겼나 봐요

 

남편이 앞으로도 계속 재택근무를 할 것이고 그래서 숨이 막힌다는 후배가 나로선 솔직히 이해가 안된다 

오히려 앞으로 줄곧 재택근무를 할거란게 정말로 부럽다 

우리 집 자기야의 몇 달간에 걸친 재택근무가 난 참 좋았다

할 수만 있다면 후배 남편처럼 앞으로도 줄곧 집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 싶다 

 

남편이 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니 나쁜 건 하나도 없고 좋은 것 밖에 없었다 

 

그 첫 번째가 울 부부는 맞벌이를 하고 있다 

우리 집 자기야는 출근을 하지 않는 주말에는 빨래도 널어주고 개어도 주고 

화장실 청소도 해 주고  집안일은 꽤 많이 도와주는 편이었다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근무를 하니  예전보다 더 많은 가사일을 분담해 주었다

내가 출근하고 나면 세탁기를 돌려 빨래도 널어주고

내가 퇴근하고 오면 빨래를 이쁘게 개어 두고 

식사를 하고 나면 뒷정리는 거의 도맡아서 해 주었다 

물론 우리 집 자기야도 어디까지나 재택근무이니 집에서 노는게 아니라  일을 하지만

근무를 하는 틈틈이 집안일을 다 해주니  나는 퇴근해서 집에 오면 저녁 준비만 하면 되니

정말로 많이 많이 편하고 좋았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항상 저녁 식사를 가족이 다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집은 동경 변두리이다 

자기야 회사는 동경의 중심가라서 출근하는데 1시간이 더 걸린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7시에 나와도 집에 도착하면 8시가 조금 넘는다 

그러다 보니 평일 저녁엔 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나랑 히로가 먼저 먹고 나중에 자기야는 혼자서 저녁을 먹었었는데 

자기야의 재택근무로 매일 이른 저녁을 함께 식사를  다음날 출근 걱정이 없으니

식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하는 여유가 생겼고   함께 모꼬짱 산책을 나가고 

말 그대로 가족이 함께 저녁 있는 삶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 

개인적으로 이 세 번째가 가장 좋았는데 그건 바로 도시락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다 

우리 집 자기야는 점심에 따로 약속이  없는 한 매일매일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다 

결혼 후 20년 이상을 난 매일매일 우리 집 자기야 도시락을 만드는  워킹맘이었다 

20년을 도시락을 만들며 살아서 습관이 되어서 도시락 만드는 게 힘들다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ㅇ

일본은 초등학교까지는 급식이지만 (이것도  무료가 아닌 유료 급식이다 ) 

중 , 고등학교는 도시락을 들고 다닌다 

덕분에 나는 히로의 도시락도 6년간 만들었었다 

이젠 대학생이 되어서 히로의 도시락은 만 들일이 없어졌지만 

 우리 집 자기야의 도시락은 자기야가 은퇴할 때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그렇게 20년을 매일 만들어 오던 도시락인데 그동안 한 번도 힘들다 만들기 싫다란 

생각을 안 했었는데 요 몇 달간 남편의 재택근무로 인해 도시락을 만들지 않다 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그런데 이제 다시 도시락을 만들어야 한다는...

자기야가  재택근무 끝이다 이젠 출근이다 하는데 

제일 먼저 한 말이  " 그럼 자기야  내일 도시락 필요해?" 였었다

자기야의 " " 이란 짧은 그 한마디에 " 아이고 내 자유는 끝이로구나..." 하는 가벼운 절망감이 ㅠㅠㅠ

 

그렇게 우리 집 자기야는 몇 달간의 재택근무를 마치고 월요일부터 출근을 했다

몇 달만에 도시락을 만들려니 뭘 만들어야 하나 메뉴도 떠 오르지 않는다 

이래서 습관이 중요한가 보나 

예전엔 도시락 만드는 건 일도 아니었었는데...

오징어 볶음을 만들었다 

그리고 조갯살과 찌구와(일본 오뎅의 한 종류)를 넣고  조갯살 찌구와 조림을 만들었다 

마당에서 미니 토마토를 몇 개 따 왔다

그리고 껍질채 먹는 콩을 삶아 간장으로 간을 했다 

몇 달 만에 만드는 우리 집 자기야의 도시락 메뉴는 

오징어 덮밥이다 

내일은 또 무슨 반찬을 하지.....

하긴 이런 고민도 또 며칠간 도시락을 만들다보면 금방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게 되겠지만 

도시락 만들기 첫 날은 역시 걱정이 앞서더라는 ..

 

나에게  있어서 우리 집 자기야의 재택근무는 좋은 것 밖에 없었다 

불편하거나 싫었던 건 하나도 떠 오르지 않는다 

아! 하나 있긴 하다 

영상 회의할 때 조용히 하라고 했던 것 

 

그나저나 아직은 동경은 확진자가 많은 편인데  그리고 아직은 우리 집 식구들 그 누구도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았는데 만원 전철을 타고 하는 출근이 괜찮으려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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