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열흘 가까이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드디어 그쳤다
그칠 줄 모르고 내리던 비가 그치자마자 햇볕은 쨍쨍이다
오늘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나마 견딜만했지만 바람이 없었다면 무지무지 더웠을 날씨였다
비 때문에 열흘정도 나가지 않았던 마당에 나가보니
잔디인지 잡초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엄청 무지 자라 있고
미처 핀 줄도 모랐던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보랏빛 이쁜 도라지는 5월쯤에 활짝 피었었는데
8월에 두 번째 꽃을 피웠다
이쁜 꽃들 저 멀리 보이는 파아란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다
얼마 만에 보는 푸르른 하늘인지 무척이나 반갑다
더울 땐 덥다고 불만이고 비가 오면 비가 온다 불만이고
참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것 같다
8월 초 한참 무더웠을 땐 제발 비라도 좀 내려라 싶었는데
열흘 가까이 비가 내리다 보니 이젠 비는 그만!
그렇게 기다렸던 비가 지긋 지긋 하다 하니 사람 마음처럼 변덕이 심한 건 없는 것 같다
일주일간의 일기 예보를 보니 햇볕은 쨍쨍이요 기온도 30도를 훌쩍 넘는다니
또 다시 제발 비야 내려라고 할 듯하다
정열의 빨간 장미도 한송이 피어 있었다
가지가 그 무게를 감당 하지못할정도로 만개했을 때도 이뻤지만
이렇게 달랑 한송이만 피어 있어도 이쁘다
정말 오래간만에 마당에 핀 꽃을 꺽어 유리컵에 꽂아 보았다
꽃 몇송이 있다고 식탁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
오늘도 친정 부모님과 통화를 했다
처음 백신 접종을 한다는 얘기가 나왔을때 올 해는 한국에 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 기대와는 달리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언제쯤이나 한국에 갈 수 있을지...
아예 포기를 한 상태다
내가 한국에 가고 싶은 이유는 딱 하나
바로 부모님 때문이다
매년 부모님을 만난다 해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일
뵐 수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뵙고 싶은데 코로나가 내 기대를 정말 꺾어 버렸다
작년만 하더라도 이렇게 길게 끈질기게 코로나가 패악질을 할지 생각도 못 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 내년 봄에 엄마 아빠 일본에 오셔서 오래 좀 계시다 가시라 " 고 했었는데
내가 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부모님이 일본으로 오지도 못하는 이런 상황이...
전화를 할 때마다 서로의 걱정이 대부분이다
오늘도 엄마는 " 항상 마스크 끼고 조심 또 조심해라 " 는 말로 전화를 끊었다
오늘의 일본은 또다시 기록 경신이다
오늘 하루 25,154명 확진이다
집에서 자가 격리하던 가벼운 증상의 사람이 갑자기 사망했다 하고
임부가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갑자기 조산을 해서 조산아라 응급처치가 필요한데
그걸 못해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 하고...
격리시설이 꽉 차서 입소를 못해 자택 격리자가 많아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확진자들 관리가 보건소에서 다 해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경의 오늘의 확진자는 5534명이다
매주 월요일이 2000명대로 적은 이유는 전날이 일요일이라 PCR검사 건수가 적기 때문이다
화요일인 10일이 적은 이유는 전날인 9일이 공휴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시의 8월 9일에서 15일까지 1주일간의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보면
감염경로를 아는 (확진자와의 접촉 있음) 이 126명이고
감염 경로 불명이 81명이다
감염 경로를 알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
사실 우리집 자기야도 감염 경로 불명이다
딱히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고 출 퇴근때 전철에서 감염 되었나 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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