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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아들과 다투고 처음으로 한 혼술

by 동경 미짱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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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잘 먹고 히로랑 좀 다퉜다
말이 다툰 거지 내가 히로에게 짜증을 냈다
내가 히로에게 뭘 물었고 이어폰을 끼고 있는 히로는 대답을 안 했고 이어폰을 끼고 있는 걸 모르는 난 두 번을 더 물었고 엄마가 뭔가를 얘기하는 걸 느낀 히로가 이어폰을 빼고” 왜?”라고 답 했고 그 왜? 란 답이 맘에 안 들어 난 아무 말을 안 했고 히로는 다시 이어폰을 꼈고 그런 히로에게 난 큰 소리로 또 물었고 이어폰을 했으니 당연히 답이 없는 히로에게 몇 번이나 묻는데 왜 대답을 하지 않냐고 내가 큰 소리를 냈다
히로는 엄마의 짜증이 이해 할수 없었고 이해가 안 되니 따박 따박 말대답을 하고
따박 따박 말대답을 하는 히로가 맘에 안 들고 ….
뭐 그런 상황이었다
더 얼굴 맞대 봐야 토닥토닥 다툴 테고 그래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피함으로써 상황 종료였다
다툼이란 게 지나고 보면 참 쓴웃음이 나올 정도로 사소하다
내용은 너무나 사소 하지만 그때 분위기와 감정에 따라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때도 있고 다툼이 될 때도 있는 것 같다
큰 문제가 있을때는 서로가 배려하고 조심하니까 오히려 싸움이 안 되는 것 같다
정말 하찮을 정도로 사소한 일에 감정싸움으로 다툼이 되는것 같다
별 것도 아닌 일에 큰 소리 내고 나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참으로 허탈하다ㅠㅠㅠ

괜히 애한테성질 낸게 쬐께 미안하기도 하고 맘도 머리도 복잡한데 갑자기 술 생각이 간절하다
내가 평소엔 정말 술을 안 마시는데 많이 마셔도 한 달에 한번 마시는 정도인데 그것도 와인이면 한잔
캔이면 하나 정도의 주량인데 근데 왜 술 생각이 나는지 …

밤 12시가 넘고 자기야도 히로도 잠 든 시간
혼자 한 잔 하기로 했다

안줏 거리가 없다 ㅠㅠㅠ
아무리 찾아도 안주 될 만한 게 없다
난 안주 먹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인데 안주거리가 없다 ㅠㅠㅠ
그래도 오늘은 마시고 싶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냉장고에서 토마토 하나 꺼내 썰고
포테이토 조금


그리고 얼마 전 선물로 받은 센베이 (쌀 과자) 는 통 채로 꺼내 놓고

그리고 와인 한잔 !
혼자 술을 마시는 건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다
이 나이에 태어나서 처음 혼술이란 걸 한 역사적인 날이다 ㅋㅋ
그런데 오늘은 안주 거리가 없어도
건배해 줄 상대가 없어도 마시고 싶다
그냥 그런 날이다

음악도 틀어 놓고 혼자 홀짝홀짝 하다 보니
평소와 달리 잘 들어간다
그렇게 홀짝이다 보니 어느새 세 잔째
ㅎㅎㅎ 웃긴다
내가 혼자서 그것도 오 밤중에 술을 마시다니
게다가 와인 세 잔을 마시다 보니 취기가 확 올라왔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 히로와의 다툼으로 엉망이었던 기분이 취기 탓인지 좋아졌다
음 … 좋아졌다기보다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고
음악이 있고 와인이 있고
적당한 취기에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취기 탓인지 늦잠을 잤고 아침에 일어나니 우리 집 자기야는 벌써 재택근무를 시작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고 히로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서 집에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히로와는 화해를 했다
아무리 작은 사소한 다툼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쓰잘데 없는 감정 (자존심) 싸움으로 화해하기 힘드니까
빨리빨리 화해하는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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