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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피 뽑고 쓰러진 아들

by 동경 미짱 2021.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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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마당의 작은 텃밭의 작물들이 비를 맞고 쑥 쑥 잘 자라고 있다

오이는 비가 많이 왔는데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어서 

오이 농사는 끝

매운 한국 고추가 잘 자라고 있고 한동안 소식이 없던 토마토도 다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꽈리고추도 5개나 땄다 

작년에  떨어진 깻잎 씨가 바람에 날려 마당 여기저기에서 쑥 쑥 자라고 있다 

깻잎은 올해는  다 따지 못할 정도로 풍년이다 

6월에 한차례 수확을 마쳤던 라즈베리가 다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라즈베리가 잘 익어 가는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솔솔 할 듯하다 

 

3주 전쯤인가 보다 

히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앞 머리에 가볍게 웨이브를 넣었다 

히로의 모발은 심할 정도로 직모라서 가볍게 웨이브를 넣고 싶어 했고 대학생인데 

그 정도야 싶어서 하고싶으면 한번 해 보라 했었다

파마를 하고 와서 히로는 마음에 들어했고 앞으로도 계속 앞 머리를 가볍게 웨이브 넣는 정도의 

파마는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이 파마약이 히로에겐 맞지 않았나 보다 

피부가 뒤집어 졌다 

파마를 한후 조금씩 발진이 생겼는데 처음엔 그다지 심하지 않았는지 히로가 나에게 말을 하지 않았었고 

그래서 나는 몰랐다 

그러다 진짜 피부가 발진으로 뒤집어 진후에야 말을 했다

하지만 운이 없게도  일본은 추석 연휴라 피부과가 일주일 정도 휴일에 들어갔고 

그래서 가렵고 발진이  엄청 무지 난 상태에서 일주일을 보내야 했다 

추석 연휴중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  두었고 금요일인 오늘에서야 피부과에 갈수가 있었다 

 평소에 다니던 피부과가 아닌 알레르기과가 있는 피부과로 오늘 처음 가는 병원이었다 

내가 뒤집어 졌다 표현을 했는데 정말 너무 심하다 

두피는  커다란 비듬이 눈처럼 내리고 이마랑 귀 뒷부분 그리고 얼굴 전체 목까지 

그리고 등까지 난리 난리가 났다 

피부과에 가서 진찰을 받았지만 확실한 원인은 알 수가 없고 아마도 파마약 때문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약을 처방 받고 피부과 간 김에  히로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할 것 같아서 알레르기 검사까지 했다 

피를 뽑아서 검사하는 방식의 알레르기 검사다 

나는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히로는 채혈실로 갔는데 피 조금 뽑는 건데  꽤 시간이 걸렸다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의사 쌤이 직접 대기실로 나와서 나에게 

 

의사 쌤 : 히로무 군이 빈혈 증세를 보여서 지금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있어요 

: 아! 네.. 감사합니다

 

의사가 직접 나와 그런 것도 알려주고  이 병원 참 친절하구나 하고 기다렸다 

그러고도 한참을 지나서야 히로가 나왔고 의사쌤이랑 간호사 쌤까지 나와 배웅을 해 주었다 

의사 쌤 : 히로무 군은 채혈이 처음인가요?

(나 기억 없음..)

히로 : 네  처음이에요

의사 선생님 : 그렇구나.. 가벼운 빈혈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간호사 쌤 뿐 아니라 바쁜 의사쌤싸지 나와 배웅을 해 주니 

처음 와 본 이 병원 참으로 친절하네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히로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었다 

채혈하는 간호사 쌤이랑 대화를 나누며 채혈을 시작했다고 한다 

학생이냐?  네 새내기다 

동아리  같은 것 들었나?  들었는데 거의 참가를 못하고 있다 

코로나라서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런데 간호사 쌤의 말이 점점 작게 들리며 나중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그대로 고개가 아래로 

스르르 떨어지며  얼굴이 하얘지며 잠깐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바로 눕혀졌고 혈압을 재니 70이었다고 한다 

평소에 히로는 혈압이 한 번도 정상치를 벗어 난 적이 없었었다 

운전을 하면서 히로에게 채혈실에서 잠깐이지만 의식을 잃었다는 얘기를 듣고 

가벼운 빈혈이라 별거 아니라 생각했었는데 나름 심각했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히로 : 갑자기 눈앞이 하얘 지면서 간호사 쌤이 하는 말이 점점 멀어지면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고개가 스르르 앞으로  잠깐 의식을 잃었는데 바로 옆으로 누워서 쉬니까 괜찮아졌어 

빈혈을 처음 경험해 봤는데 빈혈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 

: 피 몇 개나 뽑았어?

히로 : 하나 

: 겨우 하나? 난 또 되게 많이  뽑았는 줄 알았네 

히로 : 아침도 안 먹고 공복에 피를 뽑어서 그런 것 같아 

:  엄마는 건강 검진할 때 공복에 피도 2 개 뽑는데 공복이랑은  상관없어

히로 : 아냐  엄마 빨리 뭐라도 먹어야겠어. 가까운 마트로 가자 

 

평소에 히로는  혈압도 정상이고  워낙 건강하고 또 단 한 번도 빈혈을 일으킨 적이 없어서 

처음으로 피를 뽑아서 긴장을 해서 그랬던가 싶기도 하지만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한번도 종합 검진을 받아 본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건강 검진을 한번 받게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는 25, 866명이다 

어제가 25, 147명이었으니 또다시 기록 경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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