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내 생일날
아들 녀석이 앞치마를 두르고 열심히 엄마의 생일상을 차려 주었었다
그때 생일상에 올랐던 로스트비프가 워낙 큰 고기 덩어리로 만들다 보니 꽤 많이 남았었다
그래서 주말인 오늘 저녁은 간단하게
히로가 로스트비프 덮밥을 만들었다
하얀 쌀밥 위에 히로가 만든 로스트비프를 올리고 브로콜리 새싹으로 장식한 후 계란 노란자를 올리니
비주얼이 그럴듯하다
히로 표 로스트비프 덮밥의 소스는
심플하게 산장에 고추냉이(고추냉이)를 섞은 소스
아주 심플한 소스지만 로스트비프와 궁합이 너무 잘 맞아서 맛있었다
https://michan1027.tistory.com/1767
히로가 만든 히로 표 로스트비프로 저녁을 마친 후 히로에게서 반가운 소식을(이게 반가운 건가?? ㅎㅎㅎ)
들었다
올해 대학 신입생인 히로는 대학 입학 후 지금까지 4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들의 첫 아르바이트는 지난 4월과 5월 두 달간 집에서 가까운 코스트코에서였다
일본은 4월 말에서 5월 초에 걸쳐 1주일이 넘는 황금연휴가 있는데 그 황금연휴를 위한 단기 아르바이트였다
코스트코의 장점은 높은 시급과 그리 어렵지 않은 단순한 노동에 희망 시간대와 날짜에 맞춰 짜 주는 유동적인 근무 시프트이다
코로나로 인한 수업 일정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한 알바였는데 알바생의 근무 일정을 다 맞춰 주었고 도중에 수업 일정이 바뀌었을 때도 전날 보고를 하면 일정을 다 조절을 해 주어서 알바생 입장에선 꽤 자유로운 것 같다
그렇게 히로는 4,5월 두 달간 생애 첫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요식업 아르바이트를 해 보고 싶다며 새로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있는데 첫 아르바이트였던 코스트코의 담당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다
여름방학 때도 2달간 코스트코에서 함께 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히로는 잠시 망설였지만 첫 아르바이트였던 코스트코에 서의 알바가 즐거웠다는 점 ,담당 매니저가 직접 전화를 해서 아르바이트를 부탁했다는 점
그리고 집에서 10분 거리의 가깝다는 점
그리고무시할수 없는 매력적인 높은 알바비를 거절할 수 없어서
8월 말에서 10월 말까지 두 달간 두 번째 알바를 또다시 코스트코에서 했었다
코스트코 알바의 경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2달 이상 연속으로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최대 2달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일정 기간 쉬고 또다시
아르바이트 계약을 맺고 2달간 근무하는 그런 시스템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해 장기로 계속 고용은 안 되고 일 하다 쉬고를 반복해야 한다고 한다
알바를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라면 일정기간 알바를 하지 못하고 쉬어야 하는 이런 시스템이 약점이 될지 모르겠지만 히로처럼 자기 용돈만 벌면 되는 수준이라면 짧은 시간 일하고 받는 높은 시급의
코스트코의 알바가 매력적이다
자 그럼 만 19살 대학 1학년 울 아들의 아르바이트비는 얼마일까?
대 공개!
자그마치 시급 1400엔(1만 4천 원)이다
히로가 한 일은 계산대 보조 일과 회원 안내일이었다
계산대를 통과한 물건들을 쇼핑백에 넣어주거나 회원들을 안내하는 단순 업무인데 시급 1400엔이나 ....
대학생들이 쉽게 많이들 하는 알바인 편의점의
경우 낮에는 1050엔 (1만 500원)
야간은 1200(1만 2천 원) 정도인 거에 비하면
코스트코의 알바는 무거운 물건을 취급하는 육체노동도 아니고 머리를 써야 하는 정신적 노동도 아니고 계산대 보조와 안내라는 단순 업무치고는 꽤 시급이 센 편이다
그렇게 4,5월 두 달간 그리고 얼마 전 다시 두 달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한 달간 쉬고 있는 상태에서 매니저에게서 또다시 히로에게 연락이 왔다
다음 주부터 다시 아르바이트를 해 달라고 …
히로는 그동안 친구들의 아르바이트 이야기도 듣고 또 본인이 직접 다른 아르바이트를 검색해 보고 느낀 게
코스트코 알바의 제일 매력적인 것이 회사 사정이 아닌 본인 의견을 100% 반영해 주는 근무 일정이다
이렇게까지 자기가 일 하고 싶은 날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히로는 다음 주말부터 다시 코스트코에서 알바를 하기로 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매니저가 직접 전화를 주니 내 생각보다 히로가 일을 잘했나 싶어서 엄마로서는 안심이 된다
그런데 이번엔 매니저에게서 새로운 제안을 받았다
일반 알바는 최대 2달간 알바를 하고 쉬고 하는 걸 반복해야 하는데 그러면 최대한 MAX로 일을 해도 보통은 황금연휴가 있는 4,5월
그리도 오봉이라고 해서 일본의 추석이 있는 8,9 월
크리스마스와 연말인 11월 12월 이렇게 일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매니저의 제안은 몇 안 되는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대학생 특별 아르바이트라는 제도가 있는데 쉬는 기간 없이 장기로 계속 알바를 할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현재 대학생 특별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는 대학 4학년인 졸업생 중 취업으로 2명의 자리가 빈다며 그 자리를 히로에게 제안을 해 왔다
히로는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부모로서 나는 쉽게 하라고 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다음 주부터 2달은 알바로 근무를 하고 그동안 시간이 있으니 조금 생각해 보자고 하고 있다
시급도 비싸고 시간도 자유롭고 집에서 가깝고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을 필요도 없고 사실 무엇 하나 나쁠 게 없는 아니 히로로써는 대학 졸업할 때까지 알바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너무 좋은 이런 기회가 다시없을 것 같은데 고민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대의 장점인 시급이 비싸다는 게 바로 문제다
최고의 장점인 높은 시급이 왜 문제가 되냐 하면
바로 세금 문제다
일본은 연간 수입이 130만 엔(1300만 원)이 넘으면 부양가족에서 제외가 된다
부양가족에서 제외가 되면 의료보험을 비롯 각종 세금을 히로가 다 내야만 한다
아마 적어도 2,3만 엔(20만 30만 원) 정도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년 200만엔(2천만 원) 이상 번다면 모를까
150만 160만 정도로 어설프게 벌면서 다달이 2,3만 엔을 각종 세금으로 내는 것보다
아빠 밑에 부양가족으로 있는 게 훨씬 이익이다
단순 계산을 했을 때 1년 코스트코에서 알바를 하면 1주 에 19시간을 넘기면 가볍게 130만 엔을 넘기게 된다
한달 10만엔(100만원)이 가이드라인이다
한달 10만엔 벌고 2,3만엔 세금 내는것 보다 한달 8만엔 버는게 더 낫다는 말이다
하지만 코스트코의 시급이 비싸니 대충 일 해도 10만원을 넘기게 되는게 문제다
아무리 코스트코가 아르바이트생의 사정에 맞춰 시프트를 반영해 준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두 달간의 단기 알바의 경우이고 장기 알바가 되면 준 직원이나 마찬갑지인데 어느 정도는 회사의 일정이 맞춰 필요할 때 근무를 해 주어야 할 테고 그렇게 되면 130은 가볍게 넘길 텐데
그렇다고 세금이 무서워 공부해야 할 대학생인데 시간 많이 넣어서 왕창 벌어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어디까지나 히로의 본분은 알바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공부해야 할 학생이고 알바는 자기 용돈이니까 자기가 쓸 만큼만 적당히 벌면 되니까 …
사정이 이러하니 장기로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할 수가 없다
어쨌든 매니저가 2명의 자리를 히로에게 제안을 해 줬다는 것 만으로 고맙다
아.. 이 녀석이 일은 잘했나 보네 라는 안도감이랄까 …
부양가족 공제가 뭔 줄도 모르는
히로는 꽤 괜찮은 달콤한 유혹이라는 반응이다
히로야! 세상일이 그리 간단한 게 아니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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