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 여기에 ../일상

와사비라고? 난 초장

by 동경 미짱 2022. 1. 4.
반응형
728x170

 

 

1월 1일 해가 바뀌자마자 마을 신사에 참배를 하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고 마을 주민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며 새해를 맞이 했다
늦게 잔 덕에 느지막히 일어났다
그리고 하루 종일 집에서 보냈다
다른 때 같으면 다까오 산에 올라가 멀리 후지산을 바라 보며 한해를 계획하거나 아님 가까운 야외로 드라이브라도 갈 테지만 코로나 시대에 살아가고 있으니 올 해는 조용히 집콕을 하며 보내기로 했다
집콕을 하니 하루 삼시세끼를 챙겨야 하는 주부로써의 고민 ㅠㅠ
1월 1일은 대부분의 수퍼가 문을 닫으니 전날인 31일에 미리 일용할 양식들을 미리 준비 해 두었다
그리고 원래 새해엔 불을 쓰거나 칼을 쓰는 요리는 안 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칼을 쓰지 않고 불을 쓰지 않는 건 거의 불가능 한 현실!
하지만 되도록이면 부엌이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간단한게 최고다

전날 저녁 미리 사 두었던 회
히로가 제일 좋아하는 연어 자기야가 좋아하는 참치와  방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문어..

 

집 밖엔 일체 나가지 않고 집콕을 하면서 먹고 뒹굴었더니 어째 하루 종일 먹기만 한것 같다
하루종일 배가 부른데도 그래도 삼시세끼를 챙기려는 우리 집 두 남자 따라 나도 삼시세끼를 먹으며 보낸 배 부른 하루였다

일본에선 사시미 하면 당연히 와사비와 간장이지만
남 처음 일본에 왔을 때만 해도 와사비와 간장으로 회를 먹는 게 익숙지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뭔 맛인지 잘 몰랐다
한국에 있을 땐 당연히 새콤 매콤한 초장을 듬뿍 찍어 먹었던 여자인지라 …
사실 어린 나이에 회를 먹어 봐야 얼마나 먹어 봤을 거며 맛을 알아야 얼마나 알았겠나
일본에 와서 회를 자주 먹기 시작하며 와사비 간장의 맛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 런… 데..
문어를 보니 갑자기 초장이 생각났다
참치나 연어 방어 같은 건 역시 와사비와  간장이 맛있는 것 같은데 근데 문어나 오징어는 초장을 생각나게 한다
게다가 31일인 도시코시 소바란 튀김에 1월 1일엔 오죠니 ( 일본식 떡국) 이랑 오세치 요리를 먹었더니
매콤한 게 더 땡기는 것 같다

 

그래서 초장 추가! ㅎㅎ
초장에 문어를  푹 찍어 먹으며 맛있다 먹어 보라 하니 우리 집 자기야는 고개를 도리 도리
우리집 자기야의 경우 20여 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사시미를 초장에  찍어 먹어 보라 여러 번 권해 보았지만
“ 내가 아무리 한국 음식을 좋아해도 사시미에 초장은 절대 싫다” 며 사시미엔 와사비 간장이란 확고한 신념이 있는 남자인지라 포기

히로에게 먹어 보라 권하니
히로 또한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 볼뿐 선뜻 먹으려 하지 않는다
  평소에도 히로는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건 절대로 안 먹는 아이인지라 히로에게 사시미에 초장은  말 그대로 모험이다
스스로는 절대로 안 먹을 거란 걸 알기에 문어를 초장에 푹 찍어서 입 안에 넣어 주었다( 억지로 먹임 ㅋㅋ)

:  일단 먹어 보라니까 ...어때? 맛있지? ( 완전 강요의 분위기 ㅋㅋ)
히로 : 응 맛있네. 문어라면 나도 초장이 더 맛있는 것 같아
하지만 다른 건 간장이지
: 그래 문어는 초장이라니까
자기야 : 난 사양할 테니까 강요하지 마

그럼요
강요할 마음 없고
대신 내가 초장이 푹 찍어 먹는 거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기 없기!
역시 문어는 초장이다

 

2일 저녁은  초밥
히로는 친구를 만나러 가고 자기야 와 둘이서 한 끼 해결을 하면 되는데  아직은 부엌에서 칼을 들 마음이 없는 나..
평소엔 배달 요리를 절대 시키지 않는 나란 여자
오늘은 배달 초밥을 시켰다

된장국(된장국)만 끓이고 남은 반찬 꺼내 놓고 끝!

히로가 있다면 택도 없는 양이지만 히로가 없으니
이 정도로 충분했다
신년 연휴 3일간 집 밖엔 일절 나가지 않았다
우편물 꺼내러 현관 두어 번 나간 게 전부다
먹고 자고 뒹굴고 3 일간의 집콕
그동안 쌓인 피로가 풀린 것 같다
이런 새해맞이도 괜찮은 것 같다
대신 어째 배가 볼록하니 살이 통통 오른 것 같다
ㅠㅠ
이 살을 어찌 빼야 할까나 ..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