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재택근무하는 우리 집 자기야의 1일 3 식
내가 일을 하는 여자라 우리 집 자기야가 재택근무로 집에 있어도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주지 못한다
아침은 내가 출근이 빠르기 때문에 커피와 빵으로 알아서 챙겨 먹고 점심 또한 내가 없으니 전날 저녁에 남은 것과 기본 밑반찬으로 알아서 챙겨 먹고 저녁 한 끼 겨우 내가 차린다
일 하는 여자이니까 어쩔 수 없다
자기야의 재택 근무일이었던 금요일은 어쩌다 나도 비번이라 집에 있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자기야의 삼시 세 끼를 내가 차려 주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1일 3식을 내가 차린 건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다
아침
치킨 햄버거를 만들었다
나름 영양 생각해서 토마토, 파프리카, 양상추, 아보카도까지 골고루 넣고 직접 만든 수제 피클까지 추가했다
내가 햄버거를 만드는 사이 우리 집 자기야는 향기로운 커피를 내렸고 그렇게 오래간만에 부부가 얼굴 맞대고 1일 첫 식
12월인데도 낮엔 너무 따뜻하다
원래 동경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은 1년 가 봐야 하루 이틀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따뜻한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12 월인데 낮에는 바람이 없으면 믿읈 없을 만큼 햇살이 아주 따사롭다
아무리 12 월이라지만 이렇게 따사로운데 일광욕 겸 마당에다 점심상을 차렸다
집 안에서 재택근무하는 우리 집 자기야가 이렇게라도 바깥바람 쐬면 좋겠다 싶어서이기도 하다
전날 저녁 메뉴였던 돈가스가 하나 남아서 따뜻하게 데웠다
돈가스 소스는 된장에다 여러 가지 양념을 넣고 내가 직접 만든 수제 된장 소스
된장소스는 매콤 달달하니 돈가스와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나고야의 명물이기도 한 미소 가츠(된장소스 돈가스) 다
냉장고에 오징어가 있어서 오징어 볶음을 매콤 하니 볶았다 오징어 볶음을 한건 정말 오래간만이다
돈가스, 오징어 볶음 , 김치, 고등어 통조림을 넣고 볶은 무잎 볶음, 우엉조림 그리고 내가 만든 수제 채소 피클
압력솥에 갓 지어 낸 밥이랑 된장국( 일본식 된장국) 이 점심 메뉴다
마당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먹어서인지 외식하는 기분이었다
오후 4 시쯤 자기야의 휴식 시간!
커피를 내린다길래 수제 쿠키를 준비했다
수제 호박 쿠키와 자기야가 내린 커피로 간식 타임
아니 커피 타임
재택근무 이 제도 참 맘에 든다
출퇴근시간이 없는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아주 아주 넘쳐난다
저녁
메인은 닭봉 간장 조림이다
에어프라이어로 밑간을 한 닭봉을 구운 후 간장 양념에다 조렸다
냉장고 속 밑반찬들을 꺼내니 뚝딱 한상 완성이다
사실 저녁상의 진짜 메인은 닭봉 간장 조림이
아닌 바로 이 녀석이다
돈지루라는 일본의 국민식이다
연근, 우엉, 무, 당근 , 곤약 같은 뿌리채소를 듬뿍 넣고 돼지고기를 넣고 된장으로 간을 한다.추운 겨울날 몸을 따스하게 하는 건강식이다
저녁상을 차려 내니 우리 집 자기야는 냉장고에서 차가운 맥주 한 병을 들고 와서 한 잔!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단다
각자 개성 강한 울 부부의 유일하게 닮은 게 바로 별 것도 아닌 소소한 것에 행복함을 느낀다는 거다
크게 욕심도 없고 일상의 평화로움과 이런 작은 것들에
만족스럽고 행복함을 느낀다
우리 집 자기야는 오늘도 그래서 행복하단다
우리집 자기야의 입버릇.
“ 행복이 뭐 별건가 이런 게 행복이지 … “
재택근무하는 남편의 1 일 3 식을 오래간만에 챙겨주며 아니 챙겨 줬다기보다 같이 먹으며 나도 한마디 거든다
“ 그니까 행복이 뭐 별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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