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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간장이 똑 떨어졌다

by 동경 미짱 2022.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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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비 오는 날 아줌마들의 피크닉을 기억하시는지 …

아줌마들이 도시락을 싸 들고 피크닉을 했는데 하필 피크닉 하기로 한 날 비가 오는 게 아닌가 ( 사실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다 장마철인데 비가 안 올 확률보다 비가 올 확률이 더 높은데..)
한국 아줌마 입장에서 비 오는 날은 부침개를 부쳐 먹어야 제맛이니까  나의 피크닉 도시락은 부침개였다
피크닉에 부침개라니 지금 생각해도 좀 웃긴다
가스 버너에 프라이팬까지 챙겨가서  비 오는 날 정자 아래에 머리 맞대고 앉아 구워 먹는 부침개의 그 맛이란  설명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ㅎㅎ

부침개를 먹으면서 유일한 한국인인 윤이 “ 언니 난 부침개 양념장을 잘 못 만들겠어. 그래서 그냥 간장에 찍어 먹는데 언니 이 양념장 좀 만들어 주라 “

아니 세상에 양념장 처럼 쉬운 게 어디 있다고..
분량이고 뭐고 필요없이 그냥 감으로 대충 만들어도 되는데 게다가 윤은 꽤 요리를 잘하는 앤 데 별의별 것 다 만들어 먹는 애가 양념장을 못 만들겠다는 게 말이 되냐고?

나 : 간장에 마늘 넣고 고춧 가루넣고 어쩌고 저쩌고 …
윤 : 그렇게 하는데도 이 맛이 안 나
나 : 양념장처럼  간단한게 어딨다고 … 니가 만든 양념장이 맛없는 게 아니라 남이 만들어서 맛있는 거야
나도 그렇거든 남이 만든건 뭐든 다 맛있어
윤 : 그런가 … 어쨌든 언니 양념장이 맛 있으니까 언니 만들어 줘요

(비 오는 날 공원 정자 아래에서 부침개 ㅎㅎ)

그랬더니 옆에 있던 미치꼬랑 유미꼬랑 자기들도 만들어 달라고 …

그래도 귀여운 동생들이 만들어 달라니 만들어 줘야겠지 ..

집에 있는 간장 탈탈 털어 전부 양념장을 만들었다


비와 와도 아줌마들은 피크닉을 간다

아침부터 비 아니 어제부터 연 이틀째 비가 내리고 있다 비는 내리지만 오늘은 친구들과 피크닉을 하기로 한 날이다 5명이 다 함께 모이는 건 코로나 이후 처음이니 거의 3년 만인 것 같다 계속

michan1027.tistory.com

만들 땐 양이 너무 많아서 역시 난 손 이 큰 여자야 라고 생각을 했는데 세 병으로 나눠 담아 보니 에게게
이것밖에 안된다고?
우리 집 간장 탈탈 털어 만들었는데 …

우리집 간장이 똑 떨어졌다
당장 마트로 달려가 간장부터 사야겠다
집에 간장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ㅠㅠ

단톡방에 사진 투척!
회사 냉장고에 넣어 두었으니 알아서 한 병씩 가져가라고..

윤은 콩나물 비빔밥을 해 먹었다고 한다
미치꼬는 두부에 양념장을 얹어 먹었다 하고
유미꼬는 친정 엄마에게 선물로 줬다고 하고 …

우리 집 간장이 하루 동안 똑 떨어지고 없었지만 맛있게 먹었다니 그걸로 만족! ㅎㅎ
난 울 엄마를 그다지 닮지 않은 딸이다
성격은 접어 두고 외모로만 보면 언니는 엄마를 닮았고 오빠는 아빠를 닮았고 나는 울 할머니를 닮았고..
근데 손 크고 아까운 줄 모르고 남들에게 퍼 주는 건 울 엄마랑 똑 닮았다
난 역시 울 엄마 딸 !
그래도 다음엔 나 먹을 간장 조금은 남겨두고 퍼 줘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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