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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일본이 소식이라는 말 절대 인정 못함

by 동경 미짱 2022.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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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바다의 날이라고 해서 공휴일이라서 일본은 이번 주말이 3 연휴다
아이가 어릴때야 가족 여행이란 게 맘만 먹으면 어렵지 않은 일이었는데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니 ( 하하하 성인인 녀석에게 아이라니 …) 가족 여행이란 게 쉽지가 않다
회사 다니는 아빠와 엄마보다 아들 녀석이 더 바쁘다
가족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스케쥴 비워라 시간 내라 여행 가자 부탁에 부탁을 해야 겨우 성사가 되니 아주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 아들녀석을 데리고 가고 싶고 우리 집 자기야는 뭘 그렇게 애쓰냐 그냥 우리끼리 가자파다
이번에도 우리집 자기야는 히로에겐 스케줄을 물어보지도 않고 둘이서만 1박으로 바람 쐬러 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성인이 된 아들녀석을 가족 여행이라며 데리고 다니기엔 명분이 부족하긴 하다 ㅎㅎ
1박이라면 언제나 그렇듯 가까운 이즈반도로..

어제저녁까지 많은 비가 내렸었다
오늘도 맑은 날은 아니었지만 비가 오지 않는 것 만으로로 운수 좋은 날이다 ㅎㅎ
여행 가기로 결정하고 나서 계속 비가 와서 은근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비가 오지 않는 주말이다

구름이 잔뜩 꼈지만 그래도 좋다
멍하니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서 좋다는 게 이런 거겠지
파도 소리가 요란하지만 그 또한 좋다
우리 집 자기야랑 부부로 함께 살아 온 세월이 내 손가락 열 손가락 우리집 자기야 손가락 열 손가락 다 모아서 세어도 셀 수 없을 만큼 긴 세월을 살아왔으니 이런 바닷가에 앉아서 딱히 말이 필요 없다 음 … 어쩌면 할 말이 없는 건지도 …
말이 없어도 그냥 항상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좋을 뿐

이번 이즈 여행은 호텔이 아닌 온천 여관으로 잡았다
침대방이 있고

좌식 응접실이 있는 일본 온천 여관

흔히들 일본 사람들이 소식이라는데
일본에 살고 있는 나는 절대 인정할 수가 없다

한 가지 음식의 양은 진짜로 작다
딱 한 입 아니면 두 입 정도로 끝날만큼 조금씩..

입에 맞는 요리를 만났을 땐 진짜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주지 인정머리 없게 겨우 한 입 크기로 …
진짜 한 입만 더 먹고 싶은데 라는 그런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정말 한 입씩 조금씩 조금씩
그런데 종류가 많다

나오고 나오고 또 나온다
한 입 크기의 작은 양인데 먹다 보면 배가 불러온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꽤 배가 찰 정도로 작은 접시에 조금씩 조금씩..
일본 온천 여관에서 밥을 먹다 보면 작은 접시에 조금씩 계속 나오다 보니 여러 종류를 먹을 수 있는 건 좋은 것 같다
한 번에 모든 음식을 다 차려내놓은 한상 요리는
좋아하는 것에만 손이 가게 되어서 아예 손을 대지 않는 것도 있기 마련인데 일본 온천 여관처럼 하나씩 나오면 기다리며 일단 다 먹게 된다
물론 개 중에는 내 입에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딱 한두 입이니 그냥 먹게 된다
꽤 먹었다 싶은데 이제야 나오는 메인

와규和牛가 오늘의 메인
배가 불러 나는 와규를 다 먹지 못하고 결국 우리 집 자기야가 내 몫까지 먹었다

흔히들 일본은 소식이라고들 하는데 인생의 절반을 일본에서 살아온 나로선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여자인 내가 느끼는 일식은 절대 소식이 아니다
하나씩 하나씩 나와서 그렇지 한식처럼 한꺼번에 상을 차려 내놓으면 절대 소식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배부른 저녁을 보냈다

해가 지는 바닷가
이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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