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는 관광할게 별로 없는 것 같다
렌터카를 빌리면 조금만 나가도 광활한 자연이며 온천이며 체험할 것도 너무 많아서 관광의 천국이지만 렌터카 없이 삿포로에서는 관광을 하려면 딱 여기다 싶은 곳은 그다지 없는 것 같다
물론 눈이 많은 겨울에 온다거나 아니면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여름에 온다면 모를까. 한국에서 오는 삿포로 여행이라면 일단은 외국이니 신선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는 일반적인 삿포로 여행 코스인 북해도 신사도 새로울 게 없고 동물원도 그렇고 유명하다는 시계탑이나 텔레비전탑이나 벽돌 청사는 막상 가 보면 10분이면 끝!
볼거리는 정말 없는 곳!
하지만 그럼에도 삿포로가 일본인들에게도 인기 관광지인 이유는 바로 먹거리 때문이다
신선한 해산물 칭기즈칸 그리고 삿포로 하면 빼 놓을수 없는 라면과 수프 카레 그리고 맥주와 위스키도 유명하고
그리고 삿포로하면 목장이고
목장 하면 유제품들
유제품이 유명하니 덩달아 아이스크림 푸딩과 케이크 같은 디저트류가 유명하다
한 마디로 말해서 삿포로 하면 먹방 여행이다
삿포로 여행을 떠나기 전 회사 동료에게 (삿포로 출신) 좋은 곳 있냐 물었더니 역시 먹는 게 최고라며 그러면서 많은 맛집들을 소개해 주었는데 막상 소개만 받고 안 가면 미안하니까 회사 동료가 소개해 준 가게 중 한 곳을 찾아갔다
삿포로에서 해산물 하면 시내 중심지인 삿포로 역에서 가까운 니죠시장 二条市場 과 전철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장외시장場外市場 이 있는데
니죠(二条市場) 시장은 내가 묵은 호텔에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지만 회사 동료가 소개 해준 유명 식당을 찾아 조금 떨어진 장외 시장으로 향했다
역시 비시즌에 평일이라 한산했다
( 내가 간 날은 금요일 오전)
기타노 그루메 北の グルメ 라는 가게인데 워낙에 이 식당은 유명한 곳이었다
해산물 덮밥(가이센 덮밥)을 검색하면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나오는 유명한 식당
온 가게 사방팔방 벽면에 연예인을 비롯 유명인들의 싸인과 사진으로 빈 공간이 없는 정도였다
다른 손님들이 있어서 싸인 구경은 생략하고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 내가 앉은자리 정면에 (사이에 테이블이 하나 더 있어서 조금 거리가 있는데) 뭔가 익숙한 왠지 눈이 가는 싸인 하나가 …
이승엽 선수다
싸인뿐 아니라 사진까지 함께..
한때 요미우리에서 날렸던 이 승엽 산수의 싸인이 먼 거리였지만 내 눈에 쏙 들어왔다
내가 개인적으로 이 승엽 선수를 아는 것도 아닌데 이런 데서 보니 괜히 아는 사람 같은 반가움이 …
많은 메뉴 중 뭘 선택할까 고민하는데 식당 종업원이 추천해 준 게 오늘의 덮밥이었다
아무래도 오늘의 덮밥은 그날 들어온 생선중 싸고 신선한 ( 그 말은 제철 생선이란 말이겠지) 것들로 만들 테니까 뭘 고를지 망설임이 있다면 무난하니 오늘의 덮밥을 시키는 게 안전 빵이다
8가지 해산물이 들어간 오늘은 해산물 덮밥에
꽃게를 넣고 끓인 된장국
말해 뭐해 당연히 맛있다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더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딱이었던 맛 나고 만족스러운 한 끼였다
배도 든든하고 이젠 어딜 가지?
내가 삿포로 여행을 오시 전 여긴 꼭 가 봐야지 했던 곳중 하나가 삿포로 맥주 박물관이었다
내가 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맥주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왜 맥주 박물관에 가고 싶었냐 하면 정말 맛있는 맥주가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금방 만든 맛 있는 맥주를 먹을 수 있다고 하서 맥주가 얼마나 맛있는데 한번 맛보고 싶었다고나 할까
빨간 별 돌 건물이 참 고풍스럽고 멋있다
그리고 다들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는 맥주 박물관의 대표적인 이곳
박물관 입구의 맥주통을 쌓아 둔 곳!
하지만 난 나 홀로 여행인지라 사진 찍어 줄 사람도 없고 그래서 맥주통만 찍었다
지금은 계절상 빨간 벽돌 건물만 떡 하니 있는 게 별로지만 여름이면 이 벽돌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파릇 파릇파릇 장관이고 겨울이면 눈이 소복이 쌓인 빨간 벽돌이 또 장관이라고 한다
밤에는 라이트 업 시켜서 멋있고..
난 제일 멋없는 시기에 왔다 ㅠㅠㅠ
맥주 박물관 관람은 무료다
가이드가 안내하는 코스는 유료인데 딱히 설명까지 들어가며 돌아볼 필요까지는 없으니 그냥 자유롭게 둘러보았다
역대 맥주 포스터들 …
역대 맥주병들
대충 둘러보고 나의 목적이었던 정말 맛있는 맥주 맛보기
천장의 조명을 전부 맥주병이다
샹들리에는 아니지만 붉은 벽돌 천장과 묘 하게 어울렸다
사람이 붐빌 땐 30분 시간제한이 있다는데 역시나 비시즌에 평일이라 사람은 별로 없고 당연히 시간제한도 없었다
맥주 시음은 250ml의 작은 컵이다
한잔이면 350엔이었던 것 같은데 이곳에선 한 잔씩 시키는 것보다는
이렇게 각각 종류가 다른 맥주 3가지를 맛볼 수 있는 노미 구라베를 추천한다
나는 조금 망설였다
맥주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술을 즐겨 마시지도 않는데 벌건 대낮에 3 잔씩이나..
그런데 250ml의 작은 잔이라 하고 또 이것 때문에 온 건데 싶어서 이걸 시켰다
3 가지 맥주가 맛이 다 다르고 그래서 그 맛을 비교해 보라는데 나는 그 맛의 차이를 모르겠다 ㅠㅠ
그런데 맥주 맛을 모르는 내가 마셔도 어? 이거 맛있네..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마시기 편한 부드러운 맛이라고 해야 하나..
이 맛이라면 가끔씩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낮부터 알딸딸하니 기분이 좋다
이게 바로 알코올의 힘 ㅎㅎ
맛있는 맥주를 맛볼 수 있었으니 이곳에 오길 잘한 것 같다
맥주 박물관은 삿포로 역에서 전철 타고 두 개의 역만 이동하면 되는 시내에 있다
우리 집 자기야는 내가 온 이 박물관이 아닌 삿포로의 외곽에 있는 신치토세 공항으로 가다 보면 삿포로 맥주 공장이 있는데 공장 견학을 가서 맥주 시음을 했다고 한다
결론은 시내의 맥주 박물관과 외곽의 맥주 공장 두 곳에서 맛있는 맥주 시음을 할 수 있으니 골라서 가시라
이번 삿포로 여행은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동경의 2월 날씨라서 추울 거라고 했는데 매일 20도가 넘는 너무 따뜻한 아니 더운 날씨에 비도 한번 오지 않고 너무 좋았다
5월 초에 핀다는 벚꽃이 워낙 따뜻한 날씨에 피기 시작했다
조오타 ㅎㅎ
평소에 맥주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이곳에 금방 만든 맥주를 마시면 맛있다고 느낄 것 같다
삿포로라 왔다면 맥주는 마셔 줘야지
각각 다른 종류의 맥주 3가지를 맛볼 수 있는 노미 구라베는 800엔었다
콩 종류의 인주도 나온다
옆 테이블에 외국인 관광객이 있었는데 맛있는지 몇 번을 더 시켜서 마시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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