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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아들 친구들 위해 스테이크를 구웠다

by 동경 미짱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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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두 남자는 워낙 고기를 좋아해서 매 주말마다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
좀 있어 보이게 표현하자면 BBQ ㅎㅎ
그런데 이번 주말은 바비큐를 하지 않았다
거의 매주 바비큐를 하지만 절대 질리지 않는다는 우리 집 두 남자..
하지만 이번 주는 바비큐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히로에게서 친구인  이치도 군과 함께 저녁에 집에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치도 군은 고교때 절친이었는데 다른 대학에 진학을 했지만 여전히 자주 만나는 친구인데 히로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곳에 친구인 이치도군을 소개 해서 현재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일요일인 오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같이 저녁에 집에 오겠다고 한다

이치도군은 우리 집에도 가끔 놀러 오곤 하는데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저녁에 집에 온다니

아무리 아르바이트라곤 하지만그래도 일을 하고 오는건데 저녁밥을 먹여야 할 것 같아서 오늘은 바비큐 대신 스테이크를 굽기로 했다

미리  고기 표면에 올리브 오일 듬뿍 발라주고 후추랑 소금을 뿌려 밑간을 해 두었다
집에서 항상 바비큐를 하다 보니 스테이크는 전문 분야가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 구워 보기로 했다

집 마당에서 로즈마리랑 타임을 한 줌 뜯어 왔다
마당에서 허브를 키우면 정말 좋은 것 같다
일단 허브는 한번 심어만 두면 알아서 쑥 쑥 자라고 손이 정말 안 간다
게다가 대부분 다년초라서 한번 심으면 매년 난다는 게 좋고 무엇보다 필요할 때 언제든지 한 줌 뜯어 와서 쓸 수 있어서 좋다
마당이 아니더라도 화분에서도 키울 수 있으니 허브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가드닝 아이템이다

마당에서 한 줌 뜯어 온 로즈마리와 타임을 고기 위해
올려 향을 입히고

마늘도 몇 개 올려 주고..

사실 허브와 마늘은 나중에 구울 때 같이 구우며 향을 입혀 주는 건데 그냥 폼나게 미리 올려 봤다
폼나게 사진 찍으려고
ㅎㅎ
그리고 이 상태의 고기를 자기야에게 보여 주니
기대가 된다며 감탄을 ㅋㅋㅋ

스테이크를 구우면 연기와 기름 그리고 냄새가 장난이 아니라서 마당에서 굽기로 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더치오븐의 뚜껑
더치오븐은 무쇠로 만든 거니까 철판구이 비슷하게 구울 생각이다
평소라면 숯불을 피워 바비큐 그릴에 구울 테지만 오늘은 철판구이 스테이크다

무쇠 철판을 뜨겁게 뜨겁게 달궈서
치치직
음향과 함께 스멀스멀 올라오는 고기 굽는 냄새 ㅎㅎ

꽤 두꺼운 고기라 30초 굽고 뒤집기를 몇 번 반복했다
기름이 얼마나 튀던지 이걸 부엌에서 구웠다면..
아이고   생각하기도 싫다
마당에서 구운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마지막에 향을 입히기 위해 타임과 마늘 넣고 한번  더 뒤집기
다 구어진 스테이크를 호일에 덮어 로스팅하는 동안
남은 기름에 채소를 구웠다
아스파라거스랑 새송이 버섯 그리고 감자랑 쥬키니를 구웠다
양파를 구울 생각이었는데 깜빡하고 양파 굽는 걸 잊어버렸다
구운 양파가 진짜 맛있는데 ㅠㅠㅠ

다 굽고 나서야  " 아이고 양파를 잊어버렸네 ㅠㅠㅠ"
요즘 나이 탓인지 꼭 하나씩은 이렇게 잊어버리는 것 같다
예전에 난 안 그랬는데 ㅠㅠㅠ

로스팅한 스테이크를 자르고 구운 채소 올리고
먹고 나면 다시 잘라서 올려 주고

아들이 성인이 되고 나니 아들 친구와 이렇게 같이 앉아서 맥주 한잔도 하게 된다
아들 친구 녀석들은 우리 집에 자주 몰러 오는 편이지만 이렇게 같이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건 오래간만인 것 같다
그것도 맥주까지 한잔 해 가면서 ….


: 이치도 군은 엄마랑 사이가 좋아?
이치도 : 음.. 좋은 편인 것 같아요
: 그래? 난 울 아들이랑 사이가 안 좋은데
이치도 : ㅋㅋㅋㅋ 무슨 말씀을.. 사이좋은 것 같은데요
: 아니 안 좋아. 히로 요즘 반항기인 거 몰랐어?
히로 : 이 정도면 좋은 거지 뭘 얼마나 더 좋아야 해

진짜 사이 안 좋으면 말도 안 하고 무시하지 안 그래? 


: 아니 난 울  아들이랑  진짜 사이 안 좋아
이치도 군 좀 알려 주라. 어떻게 하면 사이가 좋아?
이치도 : 방법은 하나네요. 히로가 반항기 끝나는 걸 기다릴 수밖에 없네요

히로 : 진짜 사이 안 좋으면 말도 안하는

물론 농담으로 주고받은 말이지만
농담 속에 뼈가 있다고 요즘 울 아들 조금 마음에 안 든다
스무 살 넘어서 다 크고 나서 뒤늦은 반항 기란 게 어찌 보면 자기 생각이 생기고 자기주장이 있다는 거니까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거겠지만 음 … 그래도 가끔은 엄마 잘 듣던 애기였을 때가 그립다
예전엔 엄마 말을 잘 듣던 애였는데 요즘은 엄마 말을 귓등으로 들으니 이쁠 리가 없다..
어쨌든 오래간만에 아들 친구 녀석과 함께 보낸 주말 저녁 …
아들과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보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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