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15년만에 아들과 본 영화

by 동경 미짱 2022. 8. 8.
반응형
728x170

올해 스무살인 아들녀석과 마지막으로 함께 본 영화가 아마도 울트라맨 시리즈였던것 같다
그것도 아들녀석이 유치원생일때니까 거의 15년전이다
히로는 어릴적 울트라 맨을 정말로 좋아했었다
시리즈가 나올때마다 영화를 보러 다녔는데 아무래도 내 취향이 아닌지라 유치원을 마지막으로 히로가 보고 싶은 영화가 나올때마다 아빠인 우리집 자기야와 히로랑 둘이서만 영화를 보러 다녔었다
히로가 초등 학교 졸업할때까지는 아빠와 둘이서 영화를 보러 다녔고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다니는데 히로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꽤 자주 보러 다녔던것 같다
고등학생 부터 지금까지 줄 곧 두 달에 한번은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다니는 듯 하다
엄마인 내 입장에선 뭐 그런 영화를 비싼 돈 들여 영화관에 가서 보나 싶은 명탐정 코난 시리즈는 신작이 나오는 족족 보러 다녔고  스파이더 맨 같은 히로 영화나 원피스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는 조금만 기다리면 비싼 영화관이 아닌 저렴한 유료 싸이트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을텐데 스케일이 큰 대작이나 명작이라면 몰라도 … 라는 구 시대적인 엄마의 생각 ㅎㅎㅎ
하지만 애들끼리 ( 히로의 친구들 ..)는 그런 영화가 재미있나 보다
사실 토요일이었던 어제도 히로는 친구와 영화를 보러 갔었다
역시나 애니메이션인 원피스 ….

지난주부터 자기야가 나에게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었다
탑건 !
자기야는 지금까지 탑건을 열번도 더  봤다고 한다
시리즈2가 나왔으니 당연히 보러 가자고 …
나도 물론 탑건을 봤지만 워낙 오래전이라서 내용이 가물 가물 했다
그렇게 오래간만에 영화관 데이트를 가기로 했다

히로에게 탑건을 아냐니 워낙 유명하니 익히 알고는 있지만 아직 보지는 않았다고 한다
토요일 저녁 우선 유료 싸이트로 탑건 1을 보여 주었다
1을 보지 않아도 2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들 하지만 히로는 1을 먼저 꼭 보고 싶다고 해서 ..

일요일 15년만에 아들녀석 대동하고 영화관으로 ..
물론 영화관을 15년만에 온 것 아니다
아들과 함께 영화관에 온게 15년만이다


탑건은 일본에선 지난 5월에 처음 상영을 시작했었다
두 달이 지나서인지 하루 상영 횟수가 하루 3회 밖에 안 되었다
오전 1회 오후 1회 저녁에 1회

스크린 12개의 커다란 영화관인데 하루 3회밖에 상영을 하지 않는다는게 조금 놀라웠다
그래도 톰 크로스의 탑건인데 ..
영화관은 꽤 붐볐다
특히나 팝콘과 음료를 사기 위해선 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영화관 안에 들어가서 또 한번 놀란게  사람이 너무 없었다 30% 를 겨우 채우고서야 상영이 시작 되었다 내가 사람이 너무 없어서 믿을수가 없다니 영화관을 자주 다니는 히로는 개봉한지 좀 되어서 그런거라는데 “두달 밖에 안 되었는데 ? “라고 하니 히로 왈 두 달이면 꽤 된거란다 볼 사람은 개봉하자마자 줄을 서서라도 다 본다고 … 그런건가 ? 정말 드문드문 30%도 채 못 채운 객석의 관객을 둘러보니 히로처럼 젊은 애는 없고 50대 60대 같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대부분이었다

코로나가 심각한 때니 만큼 관객이 적으니 맘은 편했다

워낙 유명한 탑건이지만 히로는 엄마 아빠가 같이 영화를 보어 가자고 특히나 탑건 팬인 아빠가 아들녀석에게도 보여 주고 싶어서 어제 저녁 탑건 1을 사전에 보여 주면서 까지 어찌보면 반 강제적으로 데리고 온 거라 히로의 반응이 무척 궁금하기도 했고 신경도 쓰였다
(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히로는 하루 전인 토요일에도 친구와 영화관에 가서 본게 원피스였기에 히로 취향에 맞을지 15년만에 함께 보는 영화인데 신경이 쓰였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괜히 왔다라는 소리가 나올까 봐 …)

영화가 끝난후 내가 제일 먼저 히로에게 물은게
“ 어땠어?” 히로의 답은 간결했다 “ 좋았어”
좋았다니 일단 다행 ㅎㅎ

영화를 본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후 저녁 식사를 하면서 오늘 본 영화 탑건에 대해 히로가 먼저 말을 꺼냈다
히로 : 나 조금 울었어
나 : 어디서?

헐 울었다고? 어디서?
솔직히 난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울 만한 장면은 없었던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서 울었다는 거야?

자기야 : 나도 솔직히 좀 울었는데 ..

헐 … 진짜? 어디가? 도대체 어디서 운거야?

아들의 모습에서 아버지가 보여서
그리고 후반에 아들이 아버지 사진을 보며 주먹으로 쿡 눌렀을때 감동이 올라 왔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결국은 탐 크로즈에게 오해 했던 부분이 풀리며 최고의 엔딩이었다고 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자기야와 히로)가 같은 곳에서 감동을 받고 같은 곳에서 눈물샘을 자극했단다
셋이서 같은 영화를 봤는데 남자 둘은 울었다는데 나만 안 울었다고? 내가 이상한건가?
내가 그렇게 감정이 메마른 여자가 아닌데 ..
이건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까?
난 사실 광장히 눈물이 많은 여자다
소설을 보며 드라마를 보며 영화를 보며 눈물을 펑펑 흘리는 여자인데 ( 남들보다 좀 더 많이 우는 여자인데 …)
역시 감정선이 다른가 보다
히로는 누가 변에 걸렸다거나죽는다거나 하는게 아닌 영화에서 눈물을 흘린건 처음이라고 한다
탑건이 남자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영화구나 ….

세대차이라고 해야할까
취향 차이를 해야 할까
처음에 별 관심이 없었던 히로에게 우리집 자기야는 자기가 10번도 더 본 인생 영화중 하나라는 탑건을 아들에게 꼭 보여 주고 싶었고 다행히 아들은 영화가 너무 좋았다며 아버지와 아들이 영화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누며 보내는 저녁 식사 시간이 참 좋았다
너무 좋았다 ..
오늘 스무살 아들 녀석과 15년만에 영화관에 갔다
다음에 또 어떤 영화가 세대차이를 뛰어 넘어 같이 감동을 받고 서로의 의견을 얘기하게 될까 …
그게 또 몇년후 일까?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