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이 있던 해
3월 20일 한국에서 히로가 태어났다
어느새 2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지나고 보면 너무나 빠른 시간들 …
내 나라도 아닌 타국에서 처음 해 보는 육아였다
지나고 보니 히로를 키우며
잘한 것도 있고 후회되는 것도 있고
말 그대로 다사다난 했던 20년이었다
오늘 히로는 드디어 성인이 되었다
히로가 유치원때부터 매년 히로의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생일 파티를 해 주었었다
어릴 때야 그렇다 치고 중학생인 아들 고등학생이 된 아들의 생일 파티란 걸 해 준다고?
다 큰 아들녀석의 생일이라 파티를 해 준다고?
물론 초등학생까지의 친구들은 같은 동네 아이들이고 또 이런저런 학부모 모임이 많아서 엄마가 누구인지
집이 어디인지 대부분 아는 아이들이라 생일 축하의 의미가 많았지만
중학교부터의 생일 파티는 생일이라 축하의 의미보다는 다른 것에 더 큰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다
그 다른 의미라는 건
중학생쯤 되면 친구들 범위도 넓어지고 학부모 모임도 그다지 없어서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르게 된다
어떤 친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게 되는데
생일이라고 집으로 부르는 친구는 히로의 친한 친구라는 말이고 그렇게 생일날 집으로 불러 아들 친구들이랑 친해지고 얼굴을 익히기 위한 의미가 더 컸다
고등학생이 되면 더더욱 아들 친구들과는 접점이 없어진다
역시나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히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생일 파티를 해 주고 가끔 바비큐 파티도 해 주며 아들 친구들의 얼굴을 익히고 했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초등학교때부터 히로 친구들의 이름과 기본 정보들은 다 알고 있다
중, 고교때는 부카츠( 특별활동) 이 뭔지 뭘 잘하는지 형제는 몇인지 대충은 알고 있다
그래서 히로랑 가족간 대화를 할 때도 히로 친구들 이야기가 대화의 주제가 될 때도 많고 아들 친구를 알고 있기에 대화가 된다
누구는 부모랑 사이가 나쁘고 누구는 어디서 알바를 하고 있고 누구는 여자 친구가 있고 …
다 큰 아들녀석의 생일 파티를 해 주는 가장 큰 이유다
덕분에 아들의 친구들과 꽤 친밀하게 지내는 편이라 자부한다
히로의 스무번째 생일
역시나 생일 파티를 해 주기로 했다
대학생이 되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거의 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인지라 집으로 부를 정도의 친구는 없기에 오늘 집으로 부른 친구들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다
히로의 경우 초등때 친구( 동네 소꿉친구)와 고등학교 친구들과 제일 자주 만나는 것 같다
하긴 중학교때 친구가 초등학교 친구이긴 하지만..
주문 음식보다는 직접 만들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내 맘대로 이것저것 만들었다
매콤 달콤한 닭강정
어제저녁에 양념은 미리 만들어 두었었다
새콤 매콤한 오이 무침과 샐러드를 한 접시에 담았다
만만한 잡채도 만들었다
김밥도 말았다
유일하기 내가 만든 게 아닌 사 온 것
치킨 너겟
애들 좋아할 것 같아서..
오징어랑 조갯살 넣고 부침개도 부쳤다
부침개는 먹고 나면 금방 뜨끈뜨끈하니 부쳐서 상에 내주었다
아이들이 온 시간은 3시
늦은 점심으로 생일 파티 시작!
대학생들이라 알바가 뭐다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은 듯..
잘 먹고 잘 놀다가
2층 히로 방으로 가서 아이들만의 시간
게임을 하는 건지 1층 거실까지 그 시끄러움 전해져 온다
5명으로 시작한 생일 파티는
도중에 아이 둘은 알바가 있다고 먼저 가고
저녁 8시가 되어서 알바를 마친 후발대가 다시 3명 합류 히로가 “ 엄마 뭐 먹을 거 준비해 줘” 한다
아니 갑자기 먹을걸 내놓으라니..
너무 갑작스러워서 달리 만들 것도 없고 해서
만든 건 라볶이
집에 떡이 있었고 라면이 있었고 양배추가 있었고 냉동실에 어묵이 있길래..
저녁 8시에 후발대로 합류한 아이들 중 두 명은 여자 사람 친구!
우리 집이 지금껏 서너 번씩 온 적이 있는 여사친들이다
라볶이에 남은 부침개랑 닭강정 잡채 김밥 등등
먹다 남은 것들을 더 해 다시 차려낸 생일상
애들끼리 맘 편히 놀아라고 자기야 랑 난 거실 옆이 있는 방으로 퇴장!
하지만 옆 방인지라 아이들 대화가 다 들린다
요즘 애들을 이렇게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아들아 스무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넌 이제 진짜 성인이 된 거니까
앞으로 스스로 네가 알아서 잘 살아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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