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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23년채 남편 도시락 싸는 아줌마의 밑반찬

by 동경 미짱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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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자기야의 도시락을 만든 지 23년 차다
요즘 한국도 도시락을 가지고 출근하는 회사원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는데 난 23년째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신혼 때 처음부터 도시락을 만들었기 때문에 도시락 만드는 게 당연한 줄 알았고 그게 어렵다거나 귀찮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일상이었으니까 
결혼 전 요리를 하던 여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요리를 잘 하는 여자도 아니었지만 도시락이란 게 만들다 보니 그냥 만들어지더라..
자기야 도시락은 23년 아니 24년을  만들어 오고 있고 하나뿐인 아들 녀석인 히로의 도시락도 중 , 고 6년간 만들었었다
사실 우리 집 자기야는 회사에 가면 냉장고가 있으니 냉장고에 도시락을 넣어 뒀다가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으면 되니까

상할까 하는 걱정도 없고 렌지에 데워서 먹으니 따뜻한 도시락을 먹을테니 문제가 없는데 히로의 도시락은 달랐다
학교에 냉장고나 레인지가 있는 게 아니니 여름엔 상할까 봐 반찬에 신경이 쓰이고 겨울엔 차가워도 맛있게 먹을만한 반찬을 생각해야 하니 아들 녀석 도시락을 만들던 6년간은 좀 신경을 쓴 편이었다
지금 아들 도시락을 만들지 않아도 되니 자기야 도시락 하나쯤이야 일도 아니다

그런데
최근 2년 정도 편해도 너무 편하게 살았다
코로나 시대!
우리 집 자기야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도시락에서 해방!
신혼 때부터 23,4년간 만들어 왔던 너무나 당연시했었고 일도 아니라 생각했던 도시락 만들기였는데 막상 도시락을 안 만드니 왜 이리 편한지..
내가 전업 주부도 아니고 일하는 아줌만데 그것도 주 5일 근무 하는 정 사원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야의 도시락 만드는 게 일상이었기에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지기야가 재택근무했던 2년간은 세상 편하더라는 …
그런데 재택 근무를 줄이고 출근을 늘여가고 있는 지금
다시 도시락을 만드는 2년 전 생활로 돌아간다 생각하니
아이고 내일은 또 뭔 반찬을 만들어야 하나 …..
하는 걱정이 앞선다
물론 막상 시작하면 또 익숙해지겠지만 말이다

 



편하게 지냈던 과거를 접어두고 다시 자기야 도시락을 만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래도 아들 녀석 도시락 안 만드는 게 어디야?로 위안을 삼는다

밑반찬 몇 개를 만들어 두면 한결 도시락 만들기가 수월해 지니까
무 하나를 사 왔다

무를 반으로 쪼개서 반은 매콤 새콤하니 무우 생채를 무쳤다

나머지 반 토막은 무우 볶음을 했다.
우리 집 자기야는 무 생채보다 이 무 볶음을 더 좋아한다

가지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렌지에 돌린 후 양념장에 담가 두었다
하루정도 지나면 양념이 골고루 베여서 적당히 맛있는 반찬이 된다

어묵도 볶았다
때론 간장 맛으로 때론 고추장으로 맛을 내는데 오늘은 매콤한 고추장 볶음

 

밑반찬 4가지 완성!
요건 다 우리 집 자기야가 좋아하는 반찬들이다
이렇게 만들어 두면 돌려 막기로 4일 치 도시락은 문제없다 ( 요즘 주 1일은 재택근무를 해서 도시락은 4번만 싸면 된다. )
이렇게 밑반찬을 만들어 두면 메인 반찬 하나만 만들면 브로콜리로 녹색을 토마토로 빨간색을 그리고 삶은 달걀로 흰색을..
그렇게 색을 조금 맞춰 주면 끝이다
오늘 우리 집 자기야 도시락의 메인 반찬은 연어 구이였다

이렇게 마누라가 출근을 하면서도 자기야 도시락을 만들어 줬는데 말입니다 오늘은 도시락을 먹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만행을 저질렀다
신입 사원 면접이 있었고 면접 후 신입 사원이랑 함께 점심 식사를 했기 때문이라고 …

미리 예정 되어 있었는데 나에게 말하는걸 깜빡 잊었다고 한다 ( 이걸 용서 해? 말어? ㅋㅋㅋ)
그러면 다시 가져온 그 도시락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당연히 우리 집 자기야의 저녁 식사가 되었다
다행히도 미리 자기야가 도시락 안 먹었으니 저녁엔 집에서 도시락을 먹겠다고 연락을 해 왔기에 자기야의 저녁을  따로 준비하지 않았었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도시락을 만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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