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하나 둘 주워 모아둔 은행이 꽤 모였다
잘 씻는다고 씻어서 말리는 중인데 히로가 온 집안이 똥 냄새난다며 난리 난리 ㅋㅋㅋ
바쁘고 귀찮다고 며칠을 미루다가 히로가 냄새 난다고 하도 난리라서 드디어 똥 냄새나는 껍질을
벗기기로 맘 먹고 일을 시작했다
막 껍질을 벗겼을때는 반질 반질 윤기가 나는 게 마치 보석 같았다
까는 동안 물기가 말라서 윤기가 없어졌지만 ...
까놓고 나니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은행 껍질 까는 게 정말 보통일이 아니라는 걸 이번에 알고 말았다
은행 껍질을 까 보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다
예전 같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들을 요즘엔 찾아서 하고 있다
찾아서만 하는 게 아니라 없는 일도 만들어서 하는 걸 보면 나도 정말 이젠 아줌마구나 싶다
은행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몇 분간 돌리니 타닥타닥 껍질이 터지는 소리가 났다
레인지에서 꺼내니 딱딱한 껍질에 균열이 가 있었다
딱딱한 겉껍질을 벗기고 나서 속 껍질 벗기는 게 정말 지루한 작업이었다
아마도 속 껍질을 팬에 볶으면 껍질이 간단히 벗겨질 것 같았지만
길고 긴 저녁시간 딱히 할 일도 없는데 하나하나 껍질을 벗기고 앉아 있는 나..
다 하고 나니 달성 감이랄까..
이젠 우리 집에 똥 냄새 안난다 ㅋㅋㅋ
https://michan1027.tistory.com/2039
신선하고 싸고 맛 있고
요즘 퇴근길에 습관적으로 들리는 곳이 있다 내 블로그에 꽤 자주 등장한 울 동네 땅 부잣집 이시이 할아버지가 드디어 무인 직판장을 만들어 직접 기른 채소들을 판매 하기 시작했다 이시이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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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가까이에 울 동네 땅부자인 이시이 할아버지가 농산물 직판장을 작게 시작하셨다
농사를 지어 초등학교 급식 재료로 채소들을 넘기시는데 양이 많으신지 아니면 지역 주민들에게
나눠 주고 싶으신지 직판장을 시작하셨다
아침에 갓 수확한 각종 채소들을 한 묶음에 무조건 100엔에 팔고 계시는데
마트의 절반값 정도다
그러니 이익을 내기 위한 판매라기보다는 동네 주민들에게 싼 값에 나눔을 하시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걸 100엔에 판매하시지만 가끔 그냥 가져가세요 하고 내놓는 채소들도 있다
며칠 전 그냥 가져가세요라고 써 붙여놓고 토란대를 내놓으셨다
수확한 후 조금 시간이 지났는지 조금 시들한 토란대였다
이시이 할아버지의 직판장엔 언제나 아침에 수확해서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판매를 하시는데
아마 이 토란대는 수확한후 판매가 되지 않았는지 약간 시들시들했다
토란대 시들한 게 뭔 문제인가?
말리면 되지..
난 은행도 이번에 처음 까 봤지만 토란대를 말리는 것 도 처음이다
한국 살았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일들을 일본에 와서 살면서 하나하나씩 하고 있다
은행을 까는 것도 처음이고 토란대 말리는 것도 처음이지만 이런 것들을
가르쳐 줄 친정 엄마도 가까이에 없지만 나에겐 스마트 폰이 있다 ㅋㅋ
검색만 하면 훌륭한 선생님들이 좌악 하니 나오니 처음이라 무서울 게 없다
껍질을 벗겨서 말려야 한다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다
예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고구마 줄기 껍질을 벗기다가 손가락이 시커멓게 물들었던 경력이 있기에
이번엔 장갑을 끼고 껍질을 벗기니 내 손가락은 말짱하다
역시 경험으로 인해 얻은 지식은 살이 되고 피가 된다 ㅎㅎㅎ
퇴근 후 이틀에 걸쳐 하루는 은행을 까고
하루는 토란대 껍질을 까고..
회사 일이 바빠서 피곤하지만 일을 만들어서 하고야 마는 나는 아줌마 인정!
젊었을 때 라면 쳐다도 보지 않을 일들을 찾아서 아니 만들어서 하지만 지루한 단순 작업이지만
멍하니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은행을 까는 그 시간이 오히려 회사에서 업무로 복잡한 머리를 식히는
어찌 보면 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쌓여있는 은행과 토란대를 보면서 작은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나..
이상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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