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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고 뒹굴고 행복했던 새해 맞이

by 동경 미짱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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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 

해가 바뀌자마자 우리 집 자기야와 함께 모꼬짱을 안아 들고 집 가까이에 있는 마을 신사로 향했다

매년 하는 연례행사다 

일본은 마을마다 크고 작은 신사가 있는데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의미다 

신사에 가서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게 일반적이다 

일본인도 아닌 내가 한반중에 신사로 향하는 이유는 신사에서 1년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보다는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다 

동경 변두리 마을이다보니 꽤 마을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깊은 편이다 

모꼬짱도 매년 함께 간다 

히로는 친구들과 해돋이를 보겠다고 바닷가로 떠났고 올해는 자기야랑 나랑 모꼬랑..

신사는 우리 집에서 1분 거리다 

12시 5분 전에 집을 나섰는데 벌써 참배객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며 아는 사람들과 만나 새해 인사를 나눴다 

히로가 어릴 적엔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던 친구 엄마들을 이제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 만나지 않게 되었기에 

더더욱 신사에서의 새해 첫인사가 중요한 것 같다 

 

 

근하신년!

마을 부인회에서 추운 겨울날 참배객을 위해서 음료를 따뜻하게 데워서 나눠 주고 있다 

음료를 나눠 마시며 아는 얼굴 만나면 새해 인사를 나누고 

참배객들에겐 후꾸 부쿠로라 해서 생활필수품을 담은 선물 꾸러미 하나씩 나눠 준다

새해 첫 선물이다

우리 집에서 1분 거리에 작은 신사하나 

10분 거리에 큰 신사 하나가 또 있다 

한 밤중이긴 하지만 산책 겸 이곳 신사까지 다녀왔다 

신사 2 곳 다니면서 동네분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며 새해를 시작했다

 

신사에 갔다 와서 늦게 잤으니 새해 이긴 하지만 늦잠을 잤다

시댁 식구도 없이 우리끼리 보내는 새해니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고 새해 첫날부터 늦잠을 잤다

느지막이 일어나 새해 첫 끼는 전날 저녁 미리 만들어둔 육수에 떡만 넣고 일본식 떡국인 오죠니를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다시 이불 속을고 쏘옥 ..

자다 깨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배가 고파서 늦은 오후에 일어나 점심 대신으로 먹은 건 

일본식 팥죽인 젠자이 

젠쟈이 또한 전날 저녁 미리 만들어 두었다 

떡을 토스트에 굽기만 하면 된다 

구운 떡을 팥국물에 넣기만 하면 끝! 

그리고 새해 찻 날 저녁 또한 아무것도 안 만들고 사시미를 사다가 때웠다 

 

새해 둘째 날이 밝았다 

우리 집 자기야가 어디 드라이브라도 나갈까라고 묻는데 나는 시큰둥....

나는 오직 쉬고 싶을 뿐!

둘째 날 아침은 첫날과 마찬가지로 일본 떡국인 오죠니를 먹었다 

오죠니 국물은 한 냄비 잔뜩 끓여 두었으니 두세 끼는 충분히 때울 수 있다

둘째 날 또한 먹고 자고 먹고 자고를 반복!

 

저녁은 참치 다다끼 (물론 사 온 것!)

그리고 우리 집 자기야가 문어숙회가 먹고 싶다고 해서 문어숙회도 사 왔다 

고로 난 아무것도 안 했다 ㅎㅎ

 

새해 찻 날과 둘째 날 

이틀 동안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않고 먹고 자고만 했다 

저녁을 먹으며

우리 집 자기야 : 결국 아무 데도 안 갔네 

: 난 좋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데도 안 가고 먹고 자고.. 나 그러고 싶었거든 

자기는 집에만 있어서 아쉬웠어? 난 정말 너무 만족스러운데..

우리 집 자기야 : 자기가 그렇다면 괜찮지만 

: 난 진짜 좋았어. 크리스마스다 연말이다 쌓인 피로도 풀고 너무 만족스러웠어 

 

우리 집 자기야는 어딜 자꾸 나가려고 한다 

평소 같으면 좀 귀찮다 싶을 때도 맞춰주며 같이 따라 나가곤 하는데 이번엔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었다

집안일도 놀러 나가는 것도 심지어는 아무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고 자고만 했던 나의 새해맞이 

대 만족! 

 올 한해도  좋은 일만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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