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저녁 준비를 위해 부엌으로 들어 선 순간
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산산조각 박살 난 내가 즐겨 사용하는 애착 뚝배기의 뚜껑이었다
전날 뚝배기에다가 찌개를 끓여 먹었고 좀 남았길래 냄비 채 가스레인지에 올려 둔 채 뚜껑을 덮어 둔 채로 두었었다
분명 아침에 출근할때만 해도 멀쩡 했었는데
처음엔 뭔 일이 일어 났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뭐지?
왜 뚝배기 뚜껑이 이 모양이지?
그리고 내 눈에 들어 온건 무겁고 커다란 중화 냄비였다
중화 냄비의 크기가 가정 집에서 쓰기엔 꽤 크기가 커서 벽에다 걸어서 보관을 하고 있었는데
워낙 무겁다 보니 그게 떨어져 버렸고 그게 하필 뚝배기 위로 떨어져서
산산조각이 나 버린 거 였다
무쇠 중화 냄비로 말 할것 같으면 요리에 관심이 많은 아들 녀석은 조리 기구에도 진심이다
볶음밥은 무쇠 중화 냄비로 만들어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면 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사고야 말았던 말 그대로 아들만 쓸수 있는 아들을 위한 냄비다
나도 쓰면 되지 왜 아들만 쓰냐고 물으신다면 너무 무겁다
볶음밥을 할 때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손목 스냅을 이용해 잘 흔들어 줘야 하는데
나의 연약한 손목으로는 무리다
그래서 나는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는 아들의 냄비다
아들의 냄비가 내 애착 뚝배기를 박살을 냈다
http://michan1027.tistory.com/1585
나의 애착 뚝배기인지라 너무 분 하고 속상하지만 그래도 불행중 다행인 것이
뚝배기 뚜껑이 산산 조각 나는걸로 끝난 게 정말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우리 집 가스레인지는 2년 전쯤인가 교체를 했었는데 어차피 교체하는 거니까 좋은 걸로 한다고 한 게
상판이라고 해야 하나 표면이 글라스로 되어 있다
뚝배기가 가스렌지 화구 3 개 중 왼쪽 그 자리에 없었다면
저 무거운 중화 냄비가 떨어졌다면 뚝배기 뚜껑이 아닌 가스레인지 상판이 산산조각이 났을 거란 걸
생각하면 끔직하다
정가가 32만엔 아니 33만 엔이었나 ( 어쨌든 한화 3백만 원이 넘음 ) 짜리 가스레인지인데 닭살이 쫘악 하니...
우리 집 가스레인지랑 같은 모델의 가스렌지
이 가스레인지를 설치 할때 설치 기사분이 하신 주의 사항이
환기구 청소한다고 렌지 상판에 올라서지 말라는 거였다
올라탔다 상판 유리가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그래도 몇 만 원짜리 뚝배기 깨진 걸로 퉁 쳤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처음엔 나의 애착 뚝배기라서 깨진 게 너무 속상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진짜 운이 좋았다 싶었다
히로에게 처음엔 "니 냄비가 내 냄비를 작살냈다"라고 뭐라 했다가
나중엔 가스레인지가 아니라 다행이라며 너를 아니 너의 냄비를 용서하노라고 ㅋㅋㅋ
정말 불행 중 다행이었다
뚝배기에게 이리 고마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니..
앞으로 다시는 중화 냄비를 걸어 두지 않으리라 다짐을 한 날이었다
'나 여기에 .. > 일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바람 부는 데 드라이브 가자는 남편 ! 그 이유가 .. (1) | 2023.04.16 |
---|---|
기분 좋은 출근길 (2) | 2023.04.13 |
갑자기 한국을 가겠다는 마눌이 마냥 부러운 남편 (12) | 2023.04.12 |
아들과 드라이브에 꽃 구경에 봄 나물에 죽순까지 (4) | 2023.04.01 |
아들은 여행가고 남편은 출장가고 (12) | 2023.03.15 |
한국에서는 천대 받는데 일본에선 귀한 대접 받는 이것 (1) | 2023.03.02 |
저녁 먹고 멸치 똥을 따고 있다 (3) | 2023.03.01 |
석가 탄신일 , 크리스마스는 안 놀아도 일왕 생일은 논다 (1) | 2023.02.24 |
아들 집에 없다고 밥 하기도 싫다 (1) | 2023.02.19 |
갱년기 아줌마의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한 고군분투기 (2) | 2023.02.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