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나름 꽃을 좋아하는 여자다
꽃에 관심아 많아서 홈 센터에 가면 당연한 듯 원예 코너를 기웃거리고
여행을 가면 계절 꽃을 찾아 다니는 건 당연하고...
오죽했으면 히로가 초등학생 때 홈 센터만 가면 엄마가 많은 시간을 원예 코너에서 꽃을 기웃거리니까
내 손을 잡아끌며 " 엄마 집에 꽃 많잖아 그만 사 "라고..
그때 내가 히로에게 했던 말이 지금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 너도 장난감 많은데 또 사고 싶어 하잖아, 엄마도 마찬가지야 "
나의 이 설득력 있는 말에 히로가 그 날도 엄마가 꽃을 사는걸 묵인 할 수 밖에 없었던 일이 있었다
난 왜 이런 사소한걸 안 잊고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정작 중요한 것 깜빡 깜빡 하면서 ( 사소한 걸 잘 기억하는 나도 피해 갈 수 없는 주부의 건만증 ㅠㅠㅠ)
꽃에 대한 지식은 없어서 꽃 이름은 다 알지 못하더라도 나름 꽃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이즈여행 때 내가 알지 못하는 처음 보는 꽃을 발견했다
잎은 없고 노란 꽃만 달렸는데 호기심에 향기를 맡아보니
아주 향기가 좋았었다
같은 종류인 것 같은데 선명한 오렌지 색의꽃
아직은 조금 쌀쌀한 바람이 부는 3월에 잎 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게다가 색 또한 이쁜 향기가 너무 좋은 이 꽃은 이름이 뭘까...
https://michan1027.tistory.com/2170
꽃 얘기 하다가 갑자기 화제를 확 바꿔서
하나뿐인 아들 녀석은 어제부터 친구들과 캠핑카를 빌려 여행 중이다
금요일에나 돌아온다
그런데 우리 집 자기야가 내일부터 3일간 출장을 간다고 한다
히로가 캠핑카로 가는 목적지는 시코쿠고 우리집 자기야가 이번에 가는 출장지는 와카야마다
히로가 간 시코쿠가 와카야마 보다 더 멀다
당연히 우리집 자기야는 비행기로 출장을 간다
오사카 아래쪽에 위치한 우리집 자기야의 출장지 와카야마
그리고 히로가 간 시코쿠는 가가와, 도쿠시마, 고치, 에히메 이렇게 4개의 현이 있는 섬이다
바로 옆에서 히로는 놀고 자기야는 일 하고 그리고 돌아오는 날도 같은 금요일이다
자기야는 비행기로 휭 하니 돌아오고 히로는 하루 온종일 달려서 돌아오겠지
우리 집 두 남자는 그렇게 동경에서 머나먼 지방으로 떠나버리고
나 혼자 집에 3일을 보내게 생겼다
자기야의 출장은 두 , 서너 달에 한 번씩 있는 일이지만 그때는 히로가 집에 있으니까
3일을 나 홀로 집에 있는 건 처음이다
물론 낮에야 출근을 하니까 그렇다 치고 나 혼자 보내는 밤은 얼마나 길까 싶다
갑자기 우리 집이 왜 이리 크게 느껴지는지..
방 4개에 거실 2층 짜리 단독 주택
일본의 일반적인 주택 크기인데 이 집에 3일간 나 홀로라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허전해진다
왜 하필 이때 히로는 여행을 간 건지
아니 왜 하필 히로가 여행을 가고 없을 때 우리 집 자기야는 출장을 가는지...
그나마 항상 내 곁을 맴도는 우리 집 귀염둥이 모꼬짱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옆에 딱 달라붙어서 코를 골며 자고 있다
3일간 모꼬짱 꼭 끌어안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기나긴 밤을 보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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