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공휴일이다
그래서 논다
우리 집 자기야도 놀고 나도 회사 안 가고 논다
오늘은 바람 한점 없고 햇살이 너무 따사로워서 마치 봄날 같다
집 순이인 나와 달리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우리집 자기야가 꽃구경 가자고 한다
2월에 뭔 꽃 구경이냐고 물으신다면 바로 그 꽃은 매화
주변에 매화 공원이 몇 개 있긴 한데 그중 제일 가까운 곳으로 갔다
울 동네 매화는 벌써 활짝 폈고 오히려 지고 있는데
이곳은 아직 만개가 아니라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언덕배기에 있는 공원이라서 조금 더 지대가 높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만개한 매화꽃을 기대했는데 아직은 많이 이른 것 같다
하늘이 얼마나 맑은지 마치 파란 도화지 같다
파란 하늘과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매화 꽃이 너무 잘 어울린다
저 멀리 우리집 자기야랑 우리 집 모 꼬짱 ㅎㅎ
꽃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와 우리 집 자기야의 대화 내용
차창 밖으로 어떠 집 대문에 커다란 일장기가 걸려 있었다
한국도 공휴일이면 국기를 내 걸고 했었는데 그건 일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요즘엔 국경일이라도 국기를 내 거는 집이 그다지 없는 편인데 국기 내건 집을 보며
오늘이 국경일이란걸 상기 되었다
나 : 저 집 봐 . 국기가 걸려있어. 요즘 국기 거는 집 잘 없는데 저 집은 애국자네..
근데 자기야 오늘 무슨 날이야
자기야 : 글쎄 뭔 날이지?
나 : 나야 외국인이니까 뭔 날인지 의미도 없지만 그래도 자기는 알아야지 자기 나라 국경일인데
자기야 : 모를 수도 있지. 별 관심이 없으니까...
그래 모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몰라도 자기는 알아야 하는거 아닌가?
걸려 있는 일장기를 보니 무슨 날인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일왕 생일이란다
몇 년 전만 해도 일왕 생일을 나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12월 23일이었으니까.
한국은 4월 초팔일인 석가 탄신일도 공휴일이고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도 공휴일이지만
일본은 석가 탄신일도 크리스마스도 공휴일이 아니다
그런데 일왕 생일이 12월 23일이라 그날이 공휴일이었기에 크리스마스이브 24일이 공휴일인 것에
익숙했었던 내가 그나마 일왕 생일인 23일이 공휴일이라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기억이 되었었다
12월에 일왕 생일이 없었다면 12월엔 공휴일이 단 하루도 없다
그랬는데 일왕이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물러나면서 자동적으로 12월 23일 인 공휴일이 없어져서
지금은 12월엔 아쉽게도 단 하루의 공휴일도 없다
대신 새로운 일왕의 생일인 2월 23일인 오늘이 공휴일이 된 것이다
그래서 아직은 2월 23일 공휴일이 무슨 날인지 내 머리에 각인이 되어 있지 않다
그냥 달력에 빨간 날이고 공휴일이다라는 인식 정도였다
석가 탄신일도 크리스마스이브도 안 노는 일본이지만 일왕 생일에는 노는 일본이다
외국인인 나에겐 무슨 날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빨간 날은 노는 날
그래서 좋은 날 정도
12월 23일이 공휴일이었을 땐 좋았었는데 12월에 공휴일이 하나도 없는 게 좀 아쉽다
궁금 해서 검색을 해 봤는데 왕이 있는 나라가 생각보다 많아서 깜놀 !
우선 아시아를 보니
말레이시아, 바레인, 부탄, 브루나이,사우디, 오만, 요르단, 일본, 카타르, 캄보디아, 쿠웨이트, 태국이 있고
유럽 국가로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룩셈부르크,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바티칸, 벨기에, 스웨덴, 스페인, 영국이 있으며
아프라카 오세아니아지역에
레소토, 모로코, 스와질랜드, 사모아, 퉁가..
이렇게나 많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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