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향하던 태풍이 일본으로 방향을 바꿨다더니 아침부터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비가 오니까 오늘은 특별히 우리 집 자기야 출근길에 차로 전철역까지 수송!
그런데 출근전에 아무 말도 없었는데 갑자기 라인이 왔다
뜬금없이 "마눌님 ! 뭐 갖고 싶은 거 없어?"라고...
뭔 날이지?
내 생일은 겨울이고 결혼기념일도 겨울이고 아무 날도 아닌데....
15만 엔의 눈먼 돈이 생겼다고 마누라에게 뭔가를 사 주고 싶단다 ㅎㅎ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는데 얼마 전에 회사 대표로 뭔 강의를 한다고 했었다
강의라고 해서 어디 강당에 모여하는 강의는 아니고 영상으로 강의를 하고
강의를 듣는 사람도 영상으로 듣고...
잘 은 모르겠고 뭐 그런 게 있단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고 이번에 의뢰가 들어와서 처음으로 했는데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
강의료를 받았다고 한다
말 안 하면 모르는 건데 그냥 모른 척 자기 용돈으로 쓰면 될 것을 마눌에게 뭔가
사 주고 싶은가 보다
난 남편에게 받는 제일 곤란한 질문이 바로 " 뭐 갖고 싶은 거 있냐?이다
매년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 되면 어김없이 받는 질문이 바로 이 건데
문제는 내가 딱히 갖고 싶은 게 없다는 게 문제다
전업 주부도 아니고 나 또한 남들 버는 만큼은 버니까 게다가 우리 집 경제권은 내가 다 관리를 하니까
(남편은 나에게 용돈을 받아 씀 ㅋㅋ)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사면 되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딱히 갖고 싶은게 없다
뭐 갖고 싶은게 없냐고 물으신다면 " 없다"이다
친한 한국 언니가 그건 내가 물욕이 없어서라고 했는데
아닌데.. 난 욕심 엄청 많은 여자인데...
그냥 어디 가서 맛 난 외식이나 하면 그걸로 만족스러운데 생일이나 기념일이면 꼭 뭔가 물건을
선물하려고 하니 나로선 그게 고민이다
내가 뭐가 갖고 싶지?
딱히 떠 오르는 게 없다
그래도 뭔가를 사 준다고 하는데 괜찮다 필요 없다고 하다 보면
아예 사 줄 생각을 안 할까 봐 언제나 생각해 볼게 라 답을 하게 되고
결국은 밖에 나가 외식하는 걸로 끝날 때가 대부분이다
음... 지금 내가 갖고 싶은 게 뭘까.....
생각을 해 보지만 역시나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이번에도 그냥 맛난 거 사 달라고 해야 할까 보다
월급 통장 홀라당 마누라에게 넘겨주고 용돈을 타 쓰는 우리 집 자기야
15만 엔 받았다고 그걸 또 마눌에게 공개를 하고 뭔가를 사 주고 싶다는 이 남자
아이고 내가 벼룩의 간을 빼 먹지 그거 당신이 다 쓰소 ㅋㅋㅋ
요즘 새로운 고민이 하나 생겼다
고민이라 해 봐야 별 건 아니고
며칠 전 우리 집 자기야가 근속 기념으로 10일 정도 휴가를 받을 수 있다면서 한국 갈까?라고 했었다
올해 중에 언제든지 쓸 수 있는 휴가라고 하는데 이왕이면 여름 방학 때 히로까지 데리고
같이 한국에 갈까 싶기도 하고 자기야는 히로에게 맞출 거 없이 우리 둘이 가자고 하는데
히로도 코로나 때문에 몇 년간 한국에 가지 못 했으니 가고 싶어 하기는 하는데
여름에 한국 나들이가 솔직히 엄두가 안 난다
내 고향은 바로바로 대프리카라 불리는 곳이라서..
히로랑 같이 갈려면 여름인데 여름에 대프리카를 가야 하나?
제일 좋은 건 가을이긴 한데 그럼 히로는 못 가는 건데
일단 우리 집 자기야가 한국을 가고 싶다니 한국을 가긴 갈 것 같은데
히로 데리고 여름이냐 우리끼리 가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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