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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내일이면 한국 가는데 왜 난 떡볶이와 김밥을 만들었을까?

by 동경 미짱 202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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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이번에 12일이나 휴가를 내느라 몰아서 근무를 하느라 매일이 바빴다 

그러다 보니 당장 내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데도 아직 짐도 꾸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 바쁜 와중에 한국 가기 하루전날 손님 치르게 생겼다 

지난 주말 갑자기 대만 동생인 디나에게서 연락이 왔다 

디나는 18여 년 전 홈스테이로 인연을 맺은 친동생처럼 여기는 아이다 

일본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일본에 자주 오지만 업무로 오기 때문에

그리고 동경보다는 일본 지방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디나는 올 들어 1, 2월 두 달 동안 일본에 온게 6번이다 

대만에 있었던 시간보다 일본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고 한다 

대만에 있는 시간보다 일본에 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동경이 아닌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일본에 있지만 마지막으로 만나는 건 지난 여름이었다 

이번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는 동경에 출장  와 있다고 시간 내서 

집에 오겠다는데 그 시간이 한국 가기 하루 전 날 그것도 오후 대여섯 시간이 전부다 

내일 한국을 가건 말건 무조건 오라고 했다 

 

18년을 알고 지냈지만 변함 없이 여전한 디나...

짧게라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저녁은 먹고 보내야겠기에 먹고 싶은 게 있냐고 물으니 일본 요리만 빼고..

일본 와서 일본 요리만 빼고라는 게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는 일본 전국의 유명 온천 여관과 호텔을 돌아다니며 숙식을 하니 

일본 전국의 유명 요리를 매일 같이 먹다 보니 일본 요리가 질려서 보기도 싫단다 

진짜 배 부른 소리를 하고 있는 디나 ㅎㅎㅎㅎ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니 먹고 싶은 거 생각하라고 하니 

한국 요리! 

그래서 급히 만들어 낸 게 

 

 

김밥이었다 

디나가 김밥이 먹고 싶다고 해서 만들었는데 그렇다고 김밥만 하나 달랑 먹일 수는 없고 

내일 한국을 가니 요 며칠 장을 보지 않고 냉장고 속 재료를 소진하고 있던 중이라 

 만들만한 게 제한 적이었다 

김밥에 지나가 당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당면을 넣고 닭고기간장 조림을 만들었다 

다행히 집에 딱 한 줌 정도 당면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떡볶이 

한국 납작 오뎅이 딱 3장 남아 있었는데 아낌없이 3장을 다 넣고 만들었다 

사실은 디나가 한국 꼬치 오뎅이 먹고 싶다고 했는데

오뎅  3장으로 만들기도 뭐 하고 제대로 오뎅을 만들려면 육수도 만들어야  하고 

또 시간을 들여 오래 끓여 줘야 제맛인지라 오뎅은 포기하고 

오뎅 듬뿍 넣은 떡볶이로 대신했다

 

그렇게 급하게 뚝딱뚝딱 차려 낸 한국 음식 상차림 

디나가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매일매일 한 상 가득 잘 차려진 일본 음식에 이젠 질렸다면서 

1주일 만에 (동경으로 출장 온 지 1주일째 ) 제일 맛있게 먹는 거라고 하니 

예의상 하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만든 나로서는 기분이 좋았다 

한국 가면 한국음식 많이 먹을 텐데 자기를 위해 만들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맛 있게 냠냠냠 

 

미안하다고 말은 하면서 

디나 : 김밥 포장 가능?" 

나 ; 물론 가능하지..  몇 줄?

디나 : 음 ... 세 줄..

나 : 세 줄씩이나?

디나 : 하나는 내일 아침에 먹고 2 줄은 내일 대만에서 일본으로  와서 합류를 할 회사 동료랑 

          나눠 먹으려고

나 : 아니 대만에서 일본까지 와서 일본 음식이 아닌 김밥이라니..

디나 : 일본 음식 질렸음 

이런 사연으로 한국 가기 전날  김밥 포장 주문까지 받았다 

어차피 내일 한국 가는데 재료를 남기는 것보다 포장해 주는 게 훨씬 좋으니까 

주문대로 김밥 포장 3줄 ㅋㅋㅋ

 

한국 가면 한국 음식 질리도록 먹을 텐데 

전날 디나 덕분에 김밥으로 ( 고백하는데 내가 만들었지만 너무 맛 있어서 2줄을 먹었다)

배를 가득가득 채웠다 

디나는 저녁을 먹고 8시쯤 묵고 있는 호텔이 있는 긴자로 행했다 

오후 3시쯤 집에 왔으나 5시간 있었나 보다 

다음엔 시간 여유를 갖고 오라고 했지만 일이 너무 빠쁘단다 

그렇게 바빠서 어쪄냐니 그래도 일이 좋단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건 그녀가 행복하는 것 

나의 대만 동생 디나! 언제나 행복하길....

 

수다는 여기서 끝! 

이제 한국 갈 짐을 꾸려야지 ㅎㅎㅎ

 

 

한국 가 있는 동안에도 블로그에는 매일 글이 올라 올 예정입니다 

못다 한 밀린 글들 예약 설정을 해 두었거든요 

한국 잘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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