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일본에서 며느리는 손님이다

by 동경 미짱 2024. 3. 29.
반응형
728x170

한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다음 날  나 홀로 시댁에 갔다 

시댁은  내가 살고 있는 동경에서 340킬로쯤 떨어진 멀다면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나고야다 

고속도로로 5시간쯤 걸릴려나 ....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우리 집 자기야와 함께가 아니라 나 홀로 시댁에 가는 이유는 

우리가 한국에 가 있는 1주일 동안 모꼬짱을 시댁에 맡겨 두었기 때문이다 

모꼬짱 데리러 차로 갔는데 우리 집 자기야는 장거리 운전이니 운전하기 편한 가족용 차로 가라고 했지만 

나는 나의 여행용 차인 차박기를 타고 가기로 했다 

시부모님에게 차바기를 샀다고 말을 했었고 시어머니가 흥미를 가지셨기에 

보여 드를 겸 귀성길에 어딘가 들려 차박을 할 겸 겸사겸사..

 

시댁에  나 홀로 오는 건 처음이다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 그것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시댁에 며느리 혼자 갈 일이 아직까지는 없었다 

오후에 도착을 하고 시부모님과 차 한잔 마시며 한국 식구들 안부 전하고 

모꼬짱이랑 반가운 재회를 하고 그러다 보니 저녁!

시부모님이 저녁은 나가서 먹자 신다 

집에서 가까워서 걸어서 갈 수 있어서

시부모님 두 분이서 가끔씩 저녁을 먹으러 가시는 곳인데 맛이 괜찮다고 하시며..

이런 외식.. 좋다 

왜냐하면 집에서 식사 준비를 하면 시댁이니 당연히 시어머니가 만드시는데 

시어머니가 밥을 대령할 동안 그냥 앉아서 기다리는 건 내 성격상 맞지 않고 

그렇다고 식사 준비를 도우려고 하면 시어머니가 말리신다 

시댁은 당신 집이니 나는 며느리이지만 엄연한 손님이기 때문이다 

이건 울 시어머니만 특별한 게 아니라 보통의 일본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내가 시댁에 와서 하는 일이란 건 설거지 정도다 

그것도 하지 말라고 말리시지만 내 성격상  시어머니에게 다 맡기고 

난 손님이요라고 가만히 있지를 못 한다 

그러니 시부모님의 외식 결정은 나는 대 환영일 수밖에 

한국 갔다 와서 살이 쪘는데 시댁 와서 또 먹방...

살아 살아 내 살들아! 나 보고 어쩌라고 ㅠㅠㅠㅠ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시댁으로 돌아온 후 

내가 샤워를 하고 나와 보니 

울 시어머니가 며느리 이부자리를 깔끔하니 깔아 놓으셨다 

며느리 이부자리까지 준비해 주시는 시 어머니..

왜냐?

여기는 시댁이고 난 이 집에서는 손님이니까 

손님 이부자리 준비를 하는 건 주인장의 일이니까..

 

내가 시부모님이랑 며느리로 인연을 맺은 개 26년인데 

26년이 지나도 난 여전히 이런 손님 대접이 익숙 해 지지가 않는다 

내가 할 텐데 뭐 하러 하시냐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시댁 가면 일을 많이 해야 해서 힘든 게 아니라 손님 대접받느라 힘들다 

일본은 며느리와  동거 하지 않는 한 내 집에 찾아온 며느리는 그냥 손님이다 

참 편한 시집살이다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