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
오늘이 추석이란다
추석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저녁 공기가 선선한 것이
이젠 가을의 문턱에 있구나 싶다
어제 저녁 한국에 전화를 해 보니 부모님 집에 모두 모여 있다며 시끌 법적 하다
맘 같아서는 휙 하니 달려 가고 싶지만 맘은 맘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추석날 일본 하늘은 구름이 가득이다
구름 사이로 동그란 달이 보인다
한국 하늘 아래에서도 일본 하늘 아래에서도 이 달은 똑 같은데 오늘은 어째 평소보다 훨씬 멀게 느껴진다
기분 상
오늘은 밥 하기가 싫다
내 부모 형제들은 다들 모여서 맛 있는 추석 음식을 나누고 있을텐데 나 홀로 부엌에 서서 나의 한 끼 밥 챙기기가 싫어서라는 핑계를 대며 오늘 저녁은 외식으로 대신 했다
우리집 자기야의 퇴근 시간에 맞춰 밖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신오쿠보에만 나가면 한국 음식점들이 널렸지만 저녁 한끼 때우겠다고 전철을 타고 나가기는 귀찮고 우리집 근처의 한식이라면 야끼니꾸밖에 없다
그래도 한가위인데 이왕이면 한국음식이 좋겠지만 어쩔수 없다
오늘은 아쉽지만 일식으로
내 손으로 밥을 안 해도 된다는것으로 만족할수 밖에 …
히로에게 한국에서 온 사진을 보내 주었다
추석이라 다들 모여 있다고 했더니
형식적인 말 한마디 “ 좋겠네 ..”
라고
그래도 사진에 외할아버지가 안 보이니까
히로 : 왜 할아버지는 없어?
나 : 그야 할아버지가 사진을 찍었으니까 없지
히로 :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나 : 할아버지가 엄마에게 사진을 보냈으니까 할아버지가
찍었겠지
히로 : 아 … 그런거였구나
지난 4 월 한국에 갔을때 할아버지 건강 상태가 별로 였었기에 사진에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으니 혹시 병원에라도 입원 하셨나 걱정이 되었었나 보다
한가위에 비록 일식을 먹고 있긴 하지만 남이 해 주는 밥을 먹으니 좋다
역시나 세상에서 제일 맛 있는 밥은 남이 해 주는 밥인것 같다 ㅎㅎㅎ
함께 하진 못 했지만
사진으로 얼굴을 보았고
전화로 목소리를 들었으니 만족스럽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시끌법적한 소리가 다 들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좋다
한가위 한국 가족들은 다들 모였다는데
이번엔 그다지 아쉽지가 않다
11월에 조카 결혼이라 한국에 갈 예정이다
두 달 밖에 안 남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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