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나름 오래 살았다
가볍게 강산이 두 번 변하고 프러스 6년이다
돌이켜보면 진짜 세월 한번 빠르다 ..
26년을 일본에 살면서 몇 번이나 물가가 올랐던 시기가 있었지만 올랐다고는 하는데 별로 체감을 하지 못 했었다
아마도 찔끔 찔끔 조금씩 올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 26년을 살아 오면서 올 해 처음으로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물론 계절에 따라 조금 오르는 시기가 있긴 하지만
올 들어서는 오르기만 할 뿐 내려 올 줄을 모른다
오이도 비싸고 토마토도 비싸고 양파도 비싸고
양배추 , 무, … 안 비싼게 없다
채소 같은 경우 제철이 되면 가격이 내리는 건 당연한데 요즘에는 뭐가 제철 채소인지도 모를정도로 모든게 비싸다
얼마전 한국 뉴스에서 배추 가격에 대한걸 보게 되었는데
배추 한 포기에 만원이 넘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김치 없이 못 사는 한국에서 배추 한 포기가 만원이라니
헐 ….
게다가 곧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요즘 일본은 무가 제철이 아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제철 무의 반도 안되게 아니 반이 뭐야
3/1 정도의 애들 팔뚝만한 작은 무가 300엔 정도인데 제철이 아니니 무의 매운 맛도 있고 맛도 별로라서 사지 않은지 꽤 되고 배추도 한 포기를 4쪽으로 나눠서 파는데 그나마 속이 얼마나 부실한지 한 주먹도 안 되는 양이다 (김치 만들면 한 끼 양 밖에 안 된다)
그래서 8 월부터 김치를 담그지 않았었다
그러다 한국의 배추 가격에 대한 기사를 보고는
어라? 일본은 싼 거네 싶어서 두 달만에 깍두기랑 배추 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진짜 작은 무 하나 300엔에 사다가 담근 깍두기
역시 제철이 아닌지라 무의 아린 맛이 살짝 난다
익혀서 먹어야 할 듯 ..
아직 배추도 제철이라 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어서인지 속이 꽉 차지 않은 가벼운 배추인데
한포기 480엔 정도였다
싸다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배추 상태를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정작 한국에 살때는 김치를 담궈 본 적이 없지만 한국인 피가 흐르는지라 만들어 본 적 없는 김치를 이제는
척척 만들어 낸다
두 달만에 먹는 김치여서인지 맛 있다 ㅎㅎ
우리집 자기야는 김치는 갓 담근 김치를 좋아한다
반면 난 잘 익은 김치를 좋아한다
잘 익어서 정말 맛날때 우리집 자기야는 너무 익어서
맛 없다며 먹지를 않는다
잘 익은 김치는 시어서 맛 없다면서 김치 볶음밥이나 김치
찌개를 만들면 또 그건 맛 있다고 잘 먹는다
익은 김치를 절대 먹지 않는 우리집 자기야 때문에
김치는 항상 한 포기 이상은 잘 담그지 않는다
일본에 아무리 오래 살아도 어쩔수 없는 한국 사람인가 보다
깍두기랑 김치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나니 왜 이리 맘이 든든한지
모르겠다
깍두기도 있겠다 깍두기가 잘 익어갈 즈음에 닭곰탕을 끓일까 보다
닭곰탕에 깍두기라.. 좋아 좋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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