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생긴 불치병 ! 꽃가루 알레르기

한국에 살땐 몰랐던 병
들어는 봤지만 내 주변에 그 병을 가진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고 당연히 난 그 병의 심각성을 몰랐다
일본에 살면서 생긴 그 병은 바로
花粉症 ！꽃가루 알레르기다
난 알레르기 체질이 아니었다
음식도 뭘 먹어도 괜찮았고 여드름이나 피부 트러블도  거의 없었고 그래서 축복 받은 유전자라 생각하며 살았었는데  일본에 와서 살면서
그 악명높은 불치병인 꽃가루 알레르기에 걸리고 말았다
처음엔  가을이 11월쯤에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엔 코 막힘의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 된 증상이
해가 거듭 될수록
코 막힘,  물 처럼 맑은  콧 물 ,재채기, 눈 가려움 , 목 가려움 ..
꽃 가루 알레르기의 모든 증상이 나타났고
이 증상이 한 번에 다 나오는건 아니다
어떨땐 코 막힘만 있을때도 있고 어떨땐 재치기가 나올때도 있고 나를 제일 괴롭힘건 목 가지럼이다
목 깊숙히 간질 간질 한게 할수만 있다면 목 구멍 깊숙히 손을 넣고 박박 긁고 싶을 정도다
처음 가을에만나타났던 증상이 점점 확대가 되더니 이젠 1년 사시사철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 나를 괴롭힌다
꽃 가루 알레르기
이건 겪어 보지 못 한 사람에게 말을 하덜 말어 ㅠㅠㅠ
현재 난 꽤 중증이고
이 꽃 가루 알리르기로 인한 삶의 질은 바닥이다
그렇게 십수년을 앓아 온 꽃가루 알레르기가
어제는 정말 지금까지와 비교할수 없늘 만큼 최악이었다

일단 코막힘이 얼마나 심한지 숨을 쉴수가 없었고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재채기에 정신을 차릴수 없었고
숨을 쉴수 없을 만큼 코는 꽉 막혔는데 맑디 맑은 물 같은 콧물은 줄줄줄 …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증상에 이렇게 못 살겠다 싶어 병원으로 달려 갔다
지금까지 꽃 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병원에 간 건 십수년간 고작 두어번 밖이 없었다
병원 가 봐야 딱히 치료법이 없고 약을 받아 오는게  전부고 일본은 워낙 꽃 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많아서 병원에 가면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 나서 가벼운 증상은 무시하고 증상이 좀 심하다 싶으면 그냥 약국에서 시판하는 약을 사다가 먹으면 견뎌왔는데  어제는 증상이 너무 심해서 도저히 견딜수가 없어서 병원으로 달려갔다
내가 병원에 갔다는 건 정말 참을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말이다

어제는 워낙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오늘 봤더니
뭐야 내 이름이 틀렸잖아
내 이름이 미결이란다 하하하
병원에서 미결이라고 처방전을 내니 약국에서도 미결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져 있다
미결씨가 누구신지 ㅋㅋㅋ

처음 간 병원
초진료까지  포함해서 겨우 930 엔 밖에 안 하네
나란 여자 비싼 보험료 매달 꼬박 꼬박 내면서 1년이 1번 병원에 갈까 말까한  여자인지라  병원 사정은 정말 모른다
내가 병원 가는건 건강 검진할때  뿐
( 엄마 아빠 감사합니다 이렇게 건강하게 낳아 주셔서)
콧 속으로 가느다랗고 길다란 카메라를 쑤욱 집어 넣는데 그렇게 까지 깊이 넣어야 하나요?
꽤 괴로웠다
결론은 심한 알레르기로  콧 속이 엄청 부어 있다고 하면서 약을 처방 받았다

병원에서 보다 약국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었다
엄청 기다렸다
내 이름을 이제나 부를까 저제나 부를까
지쳐갈 즈음 김상이라 불렸고 그래서 미처 이름을 확인을 안 했는데 역시나  집에 와서 보니 내 이름은 미결
미결씨가 누구신지 ….
3 종류의 알 약과 코 안에 분사하는 약까지
7 일분에 1,120 엔
왜 이렇게 싸지 ?
난 그 동안 비싼 보험료는 내고
보험 적용 안 되는 약국 약을 비싸게 사 먹고 있었던  거네

정말 죽을 것 같았는데 너무 너무 괴로웠는데
약 먹고 하루밤 자고 나니 코가 뻥 하니 뚫리고 수도꼭지 틀어 놓은 것 마냥 줄줄 흐르던 맑은 콧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쉴새 없이 나오던 재채기는 어디로 가 버렸는지
어제는 꽃 가루 알레르기로 사람이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이젠 정말 살 것 같아

비싼 보험료 내면서 무식하게 왜 그리 병원을 외면하고 살았는지 이제부턴 열심히 병원도 다니며 살아야겠다
이젠 나이도 있는데 병원도 좀 다니면서 실아야지

그 와중에 병원까지 걸어서 갔다
그래서 오늘도 1만보 달성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