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이 좀 한가했다
내일 태풍이 온다고 해서인지 반차내지는 조퇴로
빨리 퇴근하는 직원들이 꽤 많은 날이었다
케익부문은 나 혼자라서 조퇴도 못하고 내일 주문 케익도 다 만들고
정리도 끝내고 더 이상 할일이 없어서 마지막 1시간 정도는
왔다 갔다 시간을 때웠다
빵 파트에 슌군이라는 20대 중반의 남자 직원이 있다
나랑은 인사만 하는 사이인지라 정확한 나이도 모른다
슌군은 사람을 가린다
그래서 사실 좋은 평판을 받는 직원은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자기 취향)인 직원에게는 얼마나 살갑게 구는지
20대 중반의 풋풋함을 그대로 나타내는 호인상의 청년이고
그냥 그렇다 싶은 직원에게는 인사도 제대로 안하는 싸가지 없는 직원이다
슌군이 좋아하는 (자기 취향)인 직원은 일단 무조건 젊어야하고
둘째 이쁘면 더 좋고 업무적으로 자기에게 이용가치(나쁘게 표현해서)
있는 사람에게는 활짝 미소를 띠고 말도 잘하는 호감 청년이 된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문제이지만 업무적으로도 싫은일 좋은일 가려서 하고
상사가 있을땐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지만
상사가 자리를 비우면 꾀를 부린다는 평판이 있는 직원이다
당연히 나는 일단은 나이 많은 아줌마이고 이쁘지 않고
그리고 자기는 빵, 나는 케잌
전혀 다른 파트이니 업무적으로 이용 가치도 없고 상사도 아니고
그러니 나와는 소 닭보듯이 하는 사이였다
파트도 다른데다가 시간도 난 아침반 슌군은 오후반이라
잘 만날일도 없고 뭐 그런가 보다 했었다
그런데 다른 다수의 직원들이 나에게 종종 슌군의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가
대부분은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주류였다
나와 같은 케잌 파트에 20대 후반의 이쁘장한 아야까라는 직원이 있다
당연히 젊고 이쁘장하니 슌군과는 사이가 좋다
어느날 아야까에게 슌군에 대한 들리는 소문을 이야기 했다
슌군 그런애 아니에요
말 해 보면 정말 괜찮은 아이인데 ...
아야까에게는 괜찮은 아이겠지
왜냐하면 아야까는 슌군이 좋아하는 사람중 한명이니까
그런데 한명도 아니고 여러명이 슌군을 그렇게 말한다는건 생각해 볼 문제라고 봐
아야까 말대로 슌군이 괜찮은 아이고 오해라고 한다면
더더욱 슌군이 자기 행동을 조심할 필요가 있을것 같아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거잖아
벌써 몇몇은 매니저에게 슌군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한것 같아
아직 어려서겠지만 슌군 본인을 위해서라도 이건 아닌것 같아
슌군은 이곳이 첫 직장이라 사회 경험도 없어서인지 뭘 모르는것 같아
상사가 있으면 열심 없으면 땡땡이 자기는 지혜롭게 한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하지만 상사가 없어도 다른 직원의 눈이 몇 개인데
그게 상사 귀에 다 들어 간다는걸 모르는것 같아
아마 요즘 매니저가 예전에 슌군 대하는 태도랑 많이 다를꺼야
아마도 매니저가 조금 달라졌다는건 슌군 본인도 느끼고 있을꺼야
지금 매니저도 슌군을 지켜 보는 중이라는 얘기가 들었어
슌군은 나랑도 인사만 겨우 하는정도라 내가 말 하긴 어려운 문제고
아야까가 슌군에게 살짝 조언해 주는게 좋을것 같아
그런일이 있고 나의 근무시간이 바뀌어서 슌군과 같은 오후반으로
서로 업무는 다르지만 같은 시간대 근무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슌군이 나에게 인사도 잘하고 업무적으로도 이것 저것 나에게 물어 온다
게다가 내 업무까지 간단한것은 도와 줄려고 하는 게 보인다
예전에 나를 대하던 거랑 너무나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아야까가 뭔가를 조언을 한것 같다
나에게 인사를 하고 나에게 잘 해서가 아니라
아직 20대 중반의 어린나이에 얼마든지 승진의 기회가 많은 직원이니
사람을 가리고 업무를 가리면 결국 자기 손해인데 좋게 변한다면
본인에게도 또 회사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 아닌가 싶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
오늘 너무 한가하다 보니 퇴근 한시간 전부터 왔다 갔다하면서
퇴근시간을 기다리는데 슌군이 말을 건다
이런거 물어 봐도 되나 모르겠는데 ..
뭐? 물어 봐
결혼 할때 반대 같은거 없었어요 ?
응? 반대 했지 울 아버지가 .. 그것도 많이
그때 난 괜찮은 회사 다니고 있었고 울 신랑은 백수였거든 ..
에? 반대 이유가 그거였어요 ?
반일 감정 그런게 아니고요?
아니.. 막내딸이 백수에다가 나이도 어린 남자랑 결혼 한다니 반대 했지
반일 감정은 무슨 ...
그렇구나 .. 난 반대했다면 그건 일본 사람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어요
반일 감정 반한 감정 이런건 나라 .. 단체가 되었을때 나오는 말이고
사람과 사람일때는 나라는 상관없어
그 사람이 나랑 맞나 안 맞나지
깊은 이야기를 좀 할까 싶었는데 전화가 왔고
어영 부영 하다보니 퇴근 시간... 더 이상 대화는 이어지지 못했다
슌 군 나중에라도 물어 보고 싶은게 있음 언제든지 물어 봐
그렇게 이야기는 긑이 났다
일단 인사도 잘 안하던 슌군이 나에게 그런 질문 까지 했 왔다는게 의외였고
또 20대 중반의 젊은 청년이 반일 감정이란 단어를 입에 올렸다는게
솔직히 조금 의외였다
시간이 없어서 더 이상 슌군이랑 이야기를 할수 없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슌균이랑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슌군은 어떤 생각으로 반일 감정이란 말을 한건지
슌군은 반일 감정 반한 감정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
내가 중년의 아줌마가 되고 보니
젊은 사람 그것도 남자 젊은 사람이랑 깊은 대화를 나눌일이 거의 없다
일본 중년 아줌마들 그리고 여자들은 이런 생각이다
이런 경향이 있다는 걸 쉽게 알수 있고 또 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젊은 남자들 어떤 생각인지 몹시도 궁금하다
슌군 ... 그 아이의 생각이 심히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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