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 하루가 참 빠르게 느껴진다
누가 그러더라
나이가 들면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진다고 ...
그러고 보니 정말 그랬던것 같다
서른까지는 꽤 길었던것 같고
삼십대는 적당 했던것 같고
사십대는 진짜 빨랐다
"나 이제 사십대야 "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
가을이라서 그런가 쓰잘데 없는 생각이 많아진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10월도 이제 몇일 남지 않았다
난 가을이 좋다 가을중에서도 10월이 참 좋다
몇 일 남지 않은 10월 붙잡아 두고 싶다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하루 하루가 지나간다
요즘 나의 일상
아침에 일어나면 히로가 아침을 먹는 사이
난 7시부터 자기야랑 히로의 도시락을 준비한다
전 날 저녁에 도시락 반찬을 대충 준비해 두기 때문에
아침엔 데워서 도시락 통에 담는 정도기 때문에 특히 할 일은 없다
자기야가 먼저 마눌이 사 준 도시락 들고 집을 나서고
15분후 히로가 " 다녀 오겠습니다" 하며 집을 나선다
아침 8시부터 저녁 준비를 한다
내가 퇴근해서 집에 오는 시간은 저녁 8시 10분 쯤이다
8시면 8시지 웬 10분??
근무 시간은 8시까지 회사랑 집이랑 워낙 가까워서 걸어서 6, 7분이면 집이다
회사가 집에서 가까운건 몸도 마음도 바쁜 나 같은 워킹맘 에겐 정말 복이다 ㅎㅎ
귀가 시간이 저녁을 만들기엔 애매한 8시인지라 아침에 만들어 둔다
오늘 아침은 히로가 좋아하는 비프스튜를 만들었다
버터를 넣고 소고기랑 양파 당근을 잘 볶은후
물 과 감자를 넣고 잘 끓여준후 감자가 다 익을때쯤
불을 끈후 비프스튜 룰을 넣고 잘 섞어주고
다시 불에 올려 10분 정도 끓여주면 되는 간단하면서 맛있는 비프스튜
재료준비부터 시작해서 1시간 작업이다
스튜를 끓이는 시간 중간 중간 틈을 봐 가며 청소기 대충 돌리면
청소 끝 !
청소는 매일 하니까 대충 대충 한다
저녁 준비가 끝나면 혼자로 집에 있을 울 모꼬짱을 위해
9시쯤 아침 산책을 나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10월의 산책은 기분이 참 좋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좋고 햇살도 좋고 ..
갈대도 바람따라 하늘 하늘
내가 좋아하는 예쁜꽃 코스모스도 피어 있고 ..
산책을 마치고 집에 와서 1시간 정도 휴식 타임
이 1시간 휴식 타임은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는 시간이다
피곤할때는 1시간 단잠을 잘 때도 있고
어떨땐 마당에 나가 풀을 뽑을 때도 있고
어떨땐 한국 방송을 보기도 하고 (요즘엔 뒤늦게 김과장이란 드라마를 보고 있다 )
10시 30분 부터는 늦은 아침겸 이른 점심겸 식사를 하고
그리고 출근 준비
요즘 내 근무 시간은 11시 30분부터 8시까지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집이랑 회사랑 워낙 가까워서
내가 집을 나서는 시간은 여유롭게 11시 15분이다
열심히 근무를 하고 집에 오면 때론 히로가 한발 빨리
때론 내가 한발 빠르다
히로가 샤워를 하는 동안 아침에 만들어 둔 비퓨스튜 데워서
밥 챙겨 먹이고 좀 있음 자기야가 퇴근 두번째 밥상을 차리고
저녁상 치우고 나면 또 내일 도시락 반찬 준비
밤 11시 이후엔 나만의 시간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 블로그 글을 쓰는 시간이다
내 블로그 글이 항상 밤 12시가 조금 지나서 올라가는 이유다
이렇게 글로 쓰고 보니 진짜 하루가 바쁘다
이러니 하루 하루가 빠르게 느껴지는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일주일에 2일 어쩔땐 3일 쉬는 날은 완전한 나만을 위한 시간이다
평일이 쉬는 날일땐 오전에 밀린 잠도 자고 친구들 만나 런치하며 수다를 떨고
오후엔 운동하러 가서 땀 한바가지 흘린다
1주일에 적어도 3일은 반드시 운동을 간다
주말에 쉬는 날일땐 자기야도 히로도 쉬는 날이지만
난 주부 파업을 한다
아침 특별한 스케줄이 없으면 당연히 늦잠도 자고 아침밥은 남자 둘이서 알아서 챙긴다
점심은 외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저녁은 남자들이 만든다
대부분은 자기야가 만들고 히로는 옆에서 아빠를 돕는 정도다
가끔은 히로가 만들때도 있지만 ...
우리집이 매 주말 마다 마당에서 바베큐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베큐를 하면 그냥 고기를 굽기만 하면 되니까
요리에 자신이 없는 우리집 두 남자는 당연히 바베큐를 선호할수 밖에 없다
얼마전 내가 가족들에게 갱년기임을 선언했을때
자기야가 나에게
힘들면 회사 그만두는건 어때?
일 그만두고 쉬라고 해주니 좋다마는 내가 싫다고 했다
히로는 이제 엄마가 필요없는 나이
엄마 보다 친구가 더 좋다고 하는 나이인데
누가 나랑 놀아주니?
취미라 ... 말이 좋아 취미생활이지 하루종일 그것도 매일 매일 할수
있는 취미 생활이 도대체 뭐가 있지??
그럼 사원 그만 두고 파트 타임으로 하던가 ?
그래 그건 생각해 볼께 ..
그리고 며칠전 매니저에게 파트타임으로 옮기는 걸 상담을 했다
그런데 .. 매니저가 만류를 한다
사실 지금 상황이 안 좋긴 하다
한명이 지난달부터 2년간의 출산 휴가에 들어 갔고
현재 예약 케잌을 만들수 있는 사람은 나 포함 3명 밖에 없다
그리고 당장 다음달 부터 1년중 제일 바쁜 크리스마스 시즌이니까
매니저 입장에선 내 말을 못 들은 척 하고 싶은 그 맘 내가 모르는게 아닌데
미짱 말은 안 들은걸로 하고 싶은데 ...
역시나 ...
게다가 미치꼬상을 비롯 다른 애들이 난리다
지금 파트로 가면 일을 누가 하냐고?
자기야 당분간은 파트 타임은 안될것 같아
일단 아야까상이 출산 육아 휴가 끝나는 2년간은 어려울것 같아
아야까상 대체 인원을 충원을 하긴 했지만
예약 케익을 아직은 맡길수가 없고 ...
그렇게 나의 파트 타임으로 옮기는 것은 없던 걸로 ..
메니저가 뭐라 하던 말던 내 의견이 제일 중요하니까
언제든지 파트로 옮길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 난 일이 싫지가 않다
케잌 만드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내가 주 업무로 하고 있는 예약 케잌은
만들면서 행복감을 느낀다
케익이란게 좋은 일, 축하할 일이 있을때 주문을 하는 거라서
케익을 만들고 메세지를 쓰면서 나도 모르게 행복해진다
생일 축하, 결혼 축하
합격 축하, 스포츠 우승 축하 ..
그리고 장수 국가 일본 답게 100살 생신 축하 등등
최고령 108세 생신 축하 메세지까지 써 본 기억이 있다
이런 분들은 매년 기다려 진다
내년에도 생신 축하 케익 만들수 있겠지?
즐겁고 행복한 메세지를 매일 매일 내 손으로 쓴다는게 너무 좋다
예약 케익을 만들다 보면 세상에는 행복한 사람들 밖에 없다는 착각에 빠진다
파트 타임은 아침 근무를 중심으로 하며
예약 케익을 만드는 일은 정 사원 3명이 하는 일이다
매일 매일 행복한 메세지를 쓰고
완성된 케익을 찾으러 와서 활짝 웃는 얼굴로
" 우와 ! 너무 이쁘다 고마워요 " 라는 그 한마디가 너무 좋다
주문한 케익을 찾으러 오면서 찡그리고 오는 사람은 없으니까
다들 행복한 얼굴을 하고 곧 있을 파티에 대한 기대감에 즐거운
마음으로 케익을 찾으러 오니까 ...
그래서 나도 행복하다
워킹맘 . ... 하루가 너무 바쁘고 여유가 없지만
일을 그만 둘수 없는 이유이다
내일 아침엔 저녁 반찬으로 진쟈 로스를 만들 생각이다
중국식 소고기 피망 볶음이다
'일본에서의 일상 > 일본에서 일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든 피곤함을 날려 버리는 마법같은 것 (6) | 2019.02.03 |
---|---|
어울리지 않는 조합 ! 건강 검진과 유채꽃 (2) | 2019.01.18 |
싫다고 피할수만은 없는 직장내 인간관계 (12) | 2018.12.13 |
미치꼬상의 선물이 감동적인 이유 (9) | 2018.11.23 |
이것도 엄연한 갑질이다 (10) | 2018.11.06 |
정말 마음에 안드는 일본인 직장 동료들 (29) | 2018.10.17 |
일본 회사의 지진시 직원 안부 확인 시스템 (4) | 2018.10.03 |
주고 받고 주고 받고 (2) | 2018.08.31 |
출산 휴가 떠나는 동료 (2) | 2018.08.30 |
일본인 후배가 한일 커플인 나에게 궁금한것 (13) | 2018.08.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