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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에서 일하기

세뇌 작전 ! 반은 넘어 온듯...

by 동경 미짱 2018.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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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간  아침근무만 하다가 다다음주부터 오후 근무를 하게 되었다 

아침근무에 익숙해져버려 3년만의 오후근무가 반갑지만은 않다 

아침 근무와 오후 근무자는  한두시간 정도 시간이 겹친다 

오후 근무가 결정되자 마자  만나는  오후 근무자들에게 


 나 다음 시프트 부터 오후 근무야 

잘 부탁해


를 연발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베카리 부문은 아침 근무자가 인원수가 많고 

오후 근무자는 인원이 적다 


베카리 내에는 4개의 파트가 있는데 

빵을 만드는 베카부문 

완성된 빵을 포장 진열을 하는  포장부문 

그리고  모든 도구의 설거지를 비롯  청소를 담당하는 위생관리부

그리고 내가 담당하고 있는 케익 부문 

이렇게 4부문이 있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케익의 데코레터 부문은 오후 근무자는 단 한명! 

혼자서 근무를  해야한다 

데코레터 오후 근무자의 주 업무는 다음날 예약 케익을 만드는 일이다 

예약이 적을때는 그만큼 여유가 있지만 

예약이 많은 날은 혼자서 많을때는 30개의 케익을 만들어야 할때도 있다


빵을 만드는 베카 부문은 근무자 수가 많고 

포장 부문과 위생관리도  근무자가 많은데다가 

일이 많으면 서로 도와 줄수도 있는 업무이지만 

케익은 기술적인 업무라 다른 사람이 도와 줄수가 없다

예약 케익이 아무리 많아도 오직 혼자로 고군 분투를 해야한다 

ㅠㅠㅠㅠ


케익은 혼자서 만든다 하더라도 

케익 만드는 과정중 나오는 설거지를 청소 담당자 (위생관리부)가

빨리 빨리 씻어준다거나 작업중 나오는 쓰레기를 빨리 치워 준다거나 

그런 자잘한 일들을 협조를 해 주면 그만큼 내가 집중해서

케익을 빨리 만들수 있고 편해진다


그래서 오후반 근무자들 ( 빵부문  포장부문  위생 관리부문)

들에게 미리 미리  밑밥을 깔고 있는 중이다 



(우리집 마당에 불랙베리가 까맣게 익어 가고 있다 )



우선 오후근무 책임자인 바이저인 마사끼상에게 


 마사끼상 나 다다음주부터 오후반이에요 

근데 워낙 오래간만이라 잘 할수 있을지 모르겠네


 걱정마세요 제가 도울수 있는 것은 돕도록 할께요 


 마사끼상 아리가또 (고마워)

요로시꾸 (잘 부탁해)





그리고 포장부문 캡틴인 다이시 군에게도 

빵 부문 캡틴인 슌상에게도 ...


사실 빵과 포장 부문은  나와 업무적으로 관련이 거의 없다 


업무적으로  관련이 있는건 위생관리 (청소)팀이다 

케익 제작 과정에서 나오는  도구들을 빨리 빨리 씻어 주고 

쓰레기도 버려 주고 청소도 해 주고...


그런데 위생 관리(청소팀)은 베카리 전체 청소가 업무이기 때문에 

내가 빨리 씻어 달라고 해도 뒤로 미루고 다른 일을 먼저 해 버리거나 

별로 협조적이지 않으면 일이 그만큼 늦어지고 순조롭지 않게 된다 


오후반의  위생 관리팀은 2명인데 다케시상은 워낙 나랑 친하고 

내 말은 다 들어주니까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히로시상이다

베카리 오후반의 모든 사람들이 히로시상에게 불만이 많다 

일에 협조 적이지 않고 자기 고집이 세고 너무 자기 중심적이라

모두들 함께 일 하기 싫다고 하는 문제 인물이다 

같은 말이라도 불퉁스럽게 화 난듯 말을 하고 

뭔 부탁을 해도 지금 다른 일로 바쁘니까 이따가 할께 하는 식이다 

이쪽은 급한데 ...

막말로 급하면 니가 씻어서 하라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스텝들이랑 말 다툼도 잦고 항상 화 난듯한 분위기이다 


내가 오후반에 가기 전에 히로시상을  세뇌 시키기로 했다

내가 오후반 결정이 된 후 그를 만날때마다 


 히로시상  나 오후반 가는거 알지?

나 너무 오래간만이라 걱정이야  잘 할수 있을지 ....

이것 저것 많아 도와 줄꺼지?


그리고 그 다음날 

 히로시상 나 오후반 .. 진짜 나 많이 도와 줘야 해

 어제 얘기 들었으니까 알고 있어요 

 응 어제 얘기 했어 

그래도 또 부탁해  많이 도와 줄꺼지?

나에겐 부드럽게 말해야 되는거 알지 ?

히로시상이 무섭게 하면 나 울지도 몰라 

 미짱이 운다고 ? 설마 ㅋㅋㅋ

뭔 소리야. 내가 얼마나 맘 약하고 눈물 많은  연약한 여잔데 ...

 미짱이  연약하다고?? 


사실 내가 베커리에서는 쬐끔 센 언니로 통한다 

그런데 웬 연약?

내가 말 해 놓고도 웃기긴 한다 


 응 나 연약해  그러니까 무조건 부드럽게 

무조건 미짱일 많이 도와 주기 오케이?


그리고 또 그 다음날 

 히로시상 나 오후반 ...

3일째 똑 같은 이야기를 하니 나 만 보면 이젠 히로시상이 먼저 웃는다 

 뭐야 나만 보면 그 얘기 하는 거야?


 응 히로시상 세뇌 시킬려고 

" 미짱은 오후반! 내가 미짱을 많이 도와 줘야 해 "

이렇게 세뇌 시킬거야 

도와 줄꺼지 


 ㅎㅎㅎㅎ





(우리집 마당의 블루베리 매일 한알 두알 따 먹는 재미가 좋다)


그리고 또 다음날 


 히로시상 나 오후반 ..

 알았어 아예 미짱이 내 꿈에까지 나와서 오후반이라 할꺼같아 ㅋㅋㅋㅋ

 응 꿈에 내가 나오면 말해 

내가 히로시상 꿈에 나올때까지 계속 말 할꺼야 

그렇다고 꿈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나왔다고 거짓말 하기 없기야 



그리고 오늘 

 히로시상 나 꿈에 나왔어?

 아니 아직 ㅋㅋㅋ

 그래... 아직 세뇌가 안된건가?

그럼 또 말해야지 .. 히로시상 나 오후반 !  잘 부탁해 

나한테는 무조건 부드럽게 말 하기 잊지마

 알았어 알았어 ㅋㅋㅋ


내가 매일 매일 히로시상에게  말을 걸면서 히로시상이 웃음이 많아졌다

 그래 히로시상 

이렇게 웃으며 즐겁게 일 하면 얼마나 좋아 

 나 오후반 가면 진짜로 잘 부탁해

나도 도울수 있는 건 돕도록 할테니까 


 알았다니까 ...


내 세뇌 작전이 먹혀 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젠 반은 넘어 온건 같다

장난 반 진담반으로 매일 매일 히로시상 만날때마다 

내가 먼저 말을 걸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히로시상 표정도 많이 부드러워 진것 같다 


이젠 일주일 남았다 

남은  일주일동안 히로시상 완전히 세뇌 시켜야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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