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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에서 일하기

이것도 엄연한 갑질이다

by 동경 미짱 2018.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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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예약케익이 많다  

오후 근무인 나 혼자서 내일 예약 케익을 다 만들어야한다 

고로 난 너무나 바빴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 한통을 받던 매니저가 나에게 부탁인지 명령인지를 한다 

처음은 분명 부탁이었다 


마케팅부 와타루상이 퇴직한다고 하네요 

오늘이 마지막 근무라고 하는데 

마케팅부에서 갑자기 와타루상 퇴직 케익을  5시까지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만들수 있겠어요 


  이렇게 갑자기 ..  그것도 5시까지라니 어려워요 

내일 예약 케익도 많고 벌써 아이싱까지 다 끝났는데..


아이싱이라 함은 스폰지 사이에 샌드 크림을  넣고 샌드를 한후  

데코 하기 마지막 단계인 케익 표면을 생크림으로 바르는 것을 말한다

샌드 하기 전이라면 어떻게 하나 정도라면  추가로 더  만들면 되겠지만 

아이싱 까지 끝내고 나면 케익 하나를 더 추가하기 위해 

다시 샌드 크림을 만들고 .. 말 그대로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해야 한다 


 꼭 좀 부탁한다는데 어떻게 안되겠어요?


 그러니까 벌써 아이싱 다 끝냈다니까요

내일 예약케익이랑 내일 판매할 것 까지  필요한 양을

 맞춰서 했기 때문에  어려워요

그리고 오늘 18개나 만들어야하는데 안되요 

그것도 5시까지라니 ..

 

 꼭 부탁한다는데 ..

그리고 케익 장식은 될수 있으면  와타루상의

  似顔絵イラスト( 얼굴 일러스트)로 

할 수 있으면 부탁한다고 하는데..

어려우면 데코는 김상에게 맡길게요 

아무 데코라도 괜찮으니까  와타루상  케익하나 만들어 주세요


뭐야 ? 이거 ? 

처음은 분명 부탁이었는데 이건 완전 강요?


  ...... 

아이싱까지 끝내서 하나 더 만드는 건 시간상 어렵고 

내일 판매용 케익 하나  줄이고 그걸로 라면 어떻게 해 볼께요 

근데 꼭 얼굴 일러스트여야 해요

갑자기 부탁하면서 무슨 ..

게다가 나 와타루상 얼굴 기억도 안나요 

(사실 이건 거짓말이었다 

와타루상이랑은 잘 아는 사이라 얼굴 당연히 안다 )


그렇게 그렇게 

어쩔수 없이 갑자기  와타루상의 퇴사 케익을 만들게  되었다 

원래 예약은 2일 전까지 예약 해야 하는  회사 규정이 있는데 

규정을 무시하고 만들라니 

게다가 내가 무슨 화가인가?

내가 학창 시절에 자랑은 아니지만 미술은 정말 꽝이었는데 

잘해야 B 수준이고  판화에서 A를 받은적이 딱  정말 딱 한번 있는 

미술이랑은  완전 거리가 먼 미술  재능 0%인 여자인데 

그런 나 보고 얼굴 일러스트를 그것도 연습도 없이 바로  

그것도 케익으로 만들라고?

연필로도 못 그리는 얼굴 스케치를 케익으로 하라고?

정말 미쳐 버리겠네..


게다가 게다가 조금 여유있고 한가하면 모를까 

예약케익 포함 3시간안에  18개의 케익을 데코를 해야하는데 

진짜 말 그대로 왕 짜증이라는 ...






와타루상 얼굴 기억 안 난다고 ( 거짓말이지만 )

했더니 나의 라인으로 매니저가 사진을 보내왔다 

말로는 아무 데코나 좋으니  와타루상의 퇴사 케익을 만들어 주기만 하라고 하면서 

라인으로 사진을 보낸다는건 

막상  내가 케익을 만들겠노라고  하니  라인으로 사진을 보내?

 와타루상 사진을 나에게 보낸다는것은  

얼굴 일러스트로 만들라는 말이잖아 


내가 화가냐 ?

이 사진을 보고 케익에다 얼굴 일러스트를 그리게 ..

게다가 사진을 보내 온 시간이 2시 43분 

그런데 5시까지 만들라고 ?

물론 와타루상 퇴사 케익 하나라면 아무 문제가 안된다 

다시 말하지만 내일 예약 케익 18개를 늦어도  6시 30분 까지  끝내야 한다고 

그것도 나 혼자서 ...

아.. 진짜! 왕 짜증 !


이런걸 갑질이라고 해도 되는거??



그래서 그린 와타루상의 얼굴 일러스트 케익

 와타루상  케익 먼저 후다닥  만들고 놓고  6시 30분 까지 

18대의 예약 케익 데코 까지 끝냈다 

혼자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를 쳤더니 힘이 쫘악 빠진다


난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케익에 왜 얼굴을 그려 넣지?

저 케익을 먹기 위해 결국은 저 얼굴에 칼질을 한다는 건데

 하고 많은 데코 중에 왜 얼굴을 그려 넣는지 이해가 안된다 

얼굴에 칼질이라니 ..


오후 6시 30분 모든  케익을 만들기를 끝내고 

휴게실로 갔더니 마침 마케팅 직원들과 케익을 들고 있는 와타루 상을 만났다 

와타루상에게 그동안 수고 했다고 인사를 건네니 

와타루상이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와타루상 : 김상이 케익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김상이 만들어 준거라 더 기뻐요 

고맙습니다 


예의상 하는 인사치레겠지만 와타루상 본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들으니 혼자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고생 했던게 조금은 위로가 되었고 

한편으론  갑질이네 뭐네 꿍시렁 꿍시렁   했던게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


와타루상이 무슨 일로 퇴사를 하는지 사연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나쁘게 그만 두는건 아니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떤 트러블이나 문제가 있어서 그만둔다면 

마케팅 직원들이 이렇게 케익을 만들어 주지도 않을테니까 ..

와타루상의 새로운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담에 또 다시 매니저가 오늘과 같은 갑질을 한다면 

딘호하게 거절하리라 ..

단호하게 ..

갑질에 대한  저항을 반드시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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