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드닝/우리집

새가 집을 지으러 오는 집

by 동경 미짱 2019. 3. 8.
반응형
728x170


며칠전부터 우리집 주차장 운전석 문쪽에 

잔 나무가지가 떨어져 있는걸 발견했다


 " 어? 왜  여기에 나무 가지가 있지?

동네 애들이 소꼽 장난이라도 하며 놀다 갔나?"



별 생각없이 처음 몇일은 그냥 치웠다 

그런데 다음날 또 나뭇 가지가 떨어져 있다

치우고 나면 그 다음날 또 떨어져 있고 

치우고 나면 그 다음날 또 떨어져 있고 몇 일을 그랬다

아무래도 동네 아이들 장난이 아닌것 같다

그러다  나뭇 가지랑 함께 발견한   것이 있으니 



바로 바로 새 똥 

헐 .... 이럴수가 ...

주차장  바로 옆에  나무가 한그루 있다 

새 똥만 떨어져 있었다면 새 들이  나무 위에서 놀다 갔나보다 할텐데 

잔 나무가지가 매일 매일 거의 일주일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은 

무얼 의미하느냐 ...



얘네들이 나무 위에서 집을 짓고 있는 거다

헉 ! 큰 일이다 

나무 위를  올려다 보아도 무성한 나뭇잎 때문에 

새 집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100% 새가 집을 짓고 있는게 분명하다 


6,7년전인가 보다 

그때는 주차장의 나무가 아닌 뒷마당에 있는 

덩굴 식물인 쟈스민 나무 위에 새가 집을 지은적이 있었다 

몇년간 키위서 참으로 무성한 쟈스민 나무 

게다가 잎이 무성해 새들에겐 안전한  장소로 여겨졌나 보다 

근데 그때는 새가 그 곳에 집을 지은줄을 몰랐었다 

좁은 마당에 쟈스민 나무가 너무 무성해진다 싶으면 

가끔씩 가지치기를 해 주고 있었는데 

사건이 있었던 그 날도 가지 치기를 하던 중이었다 

무성한 잎을 헤치는데 안에서 갑자기 새 한마리가 

날아 오름과 동시에 뭔가가 탁 하고 떨어졌다 

그 뭔가가 탁 하고 떨어진건 바로 

새 알...

근데 그 새 알이 떨어져 깨져 버리고 말았다는 ..


뒷 마당에는 매일 나가 보는게 아니라 

 새가 집을 지은줄도 몰랐었고

지은 집에 새가 알을 까고 품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그렇게 난 새에게서 보금자리와 품고 있던 알을 

산산히 깨 버린 아주 나쁜 인간이 되어 있었던 

조금은 마음이 짠한 사건이 있었었다 



뒷마당이라면 모를까 

주차장 그것도 바로 차 운전석 앞 창문위에 위치한 나무 

여기에 새가 집을 짓고 들락 날락하면서 

똥을 차 위에 떨어 뜨리도록 내 버려 둘 수가 없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집을 짓고 알을 낳고 품고

그 알을 까고 애기 새가 보금 자리를 떠날때까지 

몇 달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 기간동안 매일 매일 차 위에 떨어진 새  똥을 

치우며 스트레스 팍 팍 받을 수는 없는 일 


너무 너무 미안하지만 건설중인 새 집을 철거 하기로 했다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보니  후두둑 새 한 마리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보니 밑에서 보이지 않던 새 집이 보인다 

그것도 2개나 ..


얘들이 왜 남의 집에 건설 허가도 안 받고 무허가 집을 

지 맘대로 짓는건지 ..

다행히 아직 건설중이고 

고로 아직 알은 안 낳았고 

그래서 미안하지만 과감하게 새 집을 철거를 했다



그리고 차 위로 뻗은 나무 가지를 싹둑 싹둑 잘라 주었다

주차장만 아니라도 건설을 허가해 줄 맘이 조금은 있는데 

왜 하필 주차장이었는지 ...


그래도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새가 알을 낳고 난 후에 알았다면 

그냥 둘수도 없고 그렇다고 철거 할수도 없고 많이 곤란했을것 같다 

지난번 뒷마당은 새가 집을 짓는줄도 몰랐었지만 

매일 매일 주차장이다 보니 

나뭇 가지가 떨어진것을 보고 새 똥을 보고 

새 집이 완공하기 전에 알아서 정말 다행이다 싶다



우리집엔 가끔 마당에 새 들이 놀러 오곤 한다 

몇년전엔 2층 히로의 방 바로 옆에 있는 전봇대의 

아주 작은 공간에 무슨 새인지 모르겠지만 

작은 새가 아무도 모르게 알을 깐 적이  있었다 

어느날 부터 아침마다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하는데 

한 두마리도 아니고 일제히 노래를 하는건지 우는건지 

히로가 새 소리가 시끄러워서 아침 알람 대신 

새 소리에 잠을 깨곤 한 적이 있었다 

알람도 아니고 닭 울음 소리도 아니고 

새들의 지저귐에 잠을 깨니 참 낭만적인것 같다고???


천만에 말씀 ..

한 두마리의 지저귐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몇 마리인지 정확히 모르는 새들이 

바로 창 밖에서 일제히 울어 대는데 정말 시끄럽다 


그러고 보니 단독 주택에 살면서 생각지도 못한  

 별의 별 경험을 다 해 본 것 같다

알람도 아니고 닭울음 소리도 아니고 

시끄러운  새 소리에 잠을 깨 보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새 알을 깨뜨리는 잔인한 인간이 되어 보기도 하고 


무허가 새 집을 인정 사정 없이 철거하는 것도 해 보고 


아 ! 또 하나 있다

혹 거짓말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거짓말이 아닌 정말 정말 있었던 일

 뒷마당의 전면 유리창에 새가 날아와 부딪힌 적도 있다 

가끔 한국 뉴스에서  도로투명 방음벽에 

새가 날아가다 부딪혀 떨어진다고 하더니 

정말 우리집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새가 집을 지으러 호시탐탐 노리는 집이라 ..

우리집 혹 새들만 아는 새 들의 명당 자리인가??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