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겨 버린 5일간의 연휴
계획한 연휴가 아니기에 5일간 뭘 하나?
그냥 집에서 방콕하기엔 5일이란 시간이 넘 아깝고 ...
그래서 떠나기로 한 나 홀로 여행 !
아들은 학교를 가야하고 자기야는 기나긴 10연휴라는
황금연휴를 앞 둔 시기라 게다가 넘 갑자기라
휴가를 낼 수가 없고 그러니 어쩔수 없이 떠난 나 홀로 여행이었다
내가 남편이랑 아들을 두고 5일간의 (오고 가는 시간 빼면 4일의 시간)
나 홀로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때 내 주변인들의 반응
첫번째 반응
정말? 남편이 갔다 오래?
남편이 허락해?
마누라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데 남편의 허락을 받았냐는 반응이었다
그럼 당연히 갔다오라고 하지
허락은 무슨 ... 내가 간다면 가는거지 ..
치안이 불안정안 어디 외국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치안 안정적이겠다 말도 통겠다 뭐가 문제?
내가 여행을 떠나기 전날 자기야에게 그리고 히로에게
각각 5일분 점심값 현찰로 주고
3,4일 정도 먹을 반찬을 미리 만들어 냉장고를 채워 두었었다
워낙 고기를 좋아하는 우리집 두 남자를 위해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고기 3종셋트 반찬도 만들어 두고
4일간의 점심 도시락 못 만들어 주는 대신 두둑하게 안겨 준 현찰이 있으니
불만이 있을리가 있나..
두번째 반응
1박 2일 ?? 뭐 5일이나 ??
진짜 혼자 외롭지 않아
혼자서 가는거야? 진짜? 심심하잖아 ..
회사 동료 미치꼬상은 혼자서 여행은 고사하고
혼밥도 경험이 없다고 했다
미치꼬상은 스무살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아이 셋이 다 성인이다
쉬는 날도 딸과 함께 여행도 딸과 함께...
그래서 미치꼬상은 아직 혼밥 경험도 없다며
역시 딸이 좋다고 ...
살짝이 아니라 너무 많이 많이 부럽다
아니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했던가?
난 딸은 없지만 나 혼자 잘 노는 자유부인이니까
부러워 하지 않는 걸로 ...
이야기가 삼천포로 잠시 빠졌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 와서
혼자.... 근데 그 혼자가 전혀 외롭지 않다
난 평소에도 혼자서 잘 논다
직업상 평일에 쉬는 날이 많아서 내가 쉬는 날
자기야는 회사에 아들녀석은 학교에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내가 쉬는 평일 항상 누구랑 함께 할수가 없다
그래서 난 평일 쉬는날에
혼자 마당에서 음악을 들으며 놀기도 하고
동네 빵집이나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기도 하고
혼자 ( 울 집 여수 모꼬짱 데리고) 공원이나 가까운 야외에도 자주 나간다
가끔 이렇게 지내는 혼자만의 시간은 자유롭고
여유로워서 좋다
이번처럼 5일간 혼자만의 여행은 처음이긴 하지만
예전부터 혼자만의 여행을 해 보리라 꿈 꿔 왔기 때문에
이번 혼자만의 여행은 전혀 외롭거나 처량 하지 않았다
세번째 반응
왜? 무슨 일 있어?
무슨 고민 있어 ?
라며 나를 걱정해 주는 분들 ..
일은 .. 아무 일 없어요
그냥 휴가가 생겨서 그냥 보내기 아까워서 그래서
어디라도 갈까 싶어서 가는 거에요
그럼 다행이고.. 진짜 뭔 일 있는거 아니지?
그리고 네번째 반응은
우와 멋진데 ...
좋겠다 ... 난 꿈도 못 꿔
세번째 반응이 되어서야 겨우 좋겠다 ...
내 주변인이란게 대부분은 결혼을 한 이들이라
남편이랑 자녀들 그리고 회사일 때문에
혼자 여행은 생각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그렇게 훌쩍 떠났던 여행 ..
결론은 넘 좋았다
담에도 혼자 또 다시 떠나고 싶을 정도로 ..
우리집 자기야 .. 이 남자 매일 라인을 보내왔었다
호텔 어때? 괜찮아?
오늘은 어디 갈꺼야?
지금은 어디야?
뭐 먹었어 ? 내일은 좀 더 맛있는거 먹어
훌쩍 떠난 마누라를 감시하는 건지
아님 마누라 뭐하나 궁금함에서 오는 관심인지 ..
혼자만의 여행에 남편이 보내 오는 라인이 솔직히 싫지만은 않다
아마 내가 나이가 더 들고 남편이 귀찮아 지면
이 놈의 영감 귀찮게 시리 왜 자꾸 연락하는거야
내가 이 영감 때문에 못 살어
꿍시렁 꿍시렁 거릴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귀찮은 영감탱이라 구박하기엔 조금 이른 나이인지
마누라 여행에 관심을 갖고 하루에도 몇 번씩 연락 오는
자기야의 라인에 정성껏 답을 보냈다
그.. 런... 데 ...
하나뿐인 우리집 아들녀석인 히로
이 놈은 5일간 엄마에게 단 한번의 전화도
단 한번의 라인도 보내 오지 않았다
나쁜 놈... 냉정한 놈 ...
또 다시 딸 가진 엄마가 부러워 지는 순간 ㅠㅠㅠ
역시나 ... 쌀쌀맞은 아들 녀석보다는
미우나 고우나 울 자기야랑 사이좋게 잘 지내야한다는 결론!
이렇게 말하면서도 아들녀석이 쿄토에 가면 사 오라던
오미야게(여행 선물)인 야쯔하시를 사 들고 오고 마는
어쩔수 없는 엄마인가 보다
히로가 사 오라고 했던 교토의 오미야게
야쯔하시를 내 밀자
엄마 고마워
중년 아줌마 혼자 훌쩍 떠난 만 4일간의 여행
긴것 같더니만 지내고 나니 참 짧았던것 같은
정말 좋았지만 조금의 아쉬움도 남는 그런 여행이었다
정말 많이 걸었었고 그러면서도 정말 많이 쉬었다
계획 없는 혼자만의 여행이니 어딜 어딜 가야 한다는 게 없으니
남들은 한나절이면 돌아 본다는 곳은 난 하루를 걸려 천천히 둘러보고
걷다 지치면 꽃나무 그늘 아래 앉아
멍 때리고 앉아 있기도 했고
때론 바삐 왔다갔다 하는 여행객들을 관찰(??) 하기도 하고 ...
나 홀로 훌쩍 떠났던 나 홀로 여행을 마치고 내린 결론
또 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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