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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마누라가 뿔났다

by 동경 미짱 2019.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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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집 마당엔 장미가 한창이다 

새빨간 장미..

얼마나 꽃봉우리가 많은지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일정도이다 



우리집 마당의 장미가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하더니 

장미 꽃잎들이 떨어져 



꽃길을 만들었다 

아!    좋.... 다 ...

꽃길 ...

언제나 꽃길만 걷고 싶다 ...

는 희망사항이고 


오늘 마누라가 뿔났다 

누가 그러더라 

"미짱네는 부부싸움 같은거 안하지?"

무슨 말씀을 ..

부부싸움 안 하는 부부가 어디있다고 

내가 말하는 부부싸움은  약간 삐치고 

다다다다 잔소리 하고 뭐 그런 수준이니 

부부싸움 축에도 안들지 모르겠지만 내 기준에선 부부싸움이다 


오늘도 난 삐쳤다 

고로 우리집 자기야에게 꿍시렁 꿍시렁 잔소리 좀 했다 


열흘쯤 전인가 우리집 자기야가 갑자기 7월에 여행을 가자고 했다 

7월이면 방학도 아니고 그리고 공부를 하건 말건 

명색이 고 3인 히로는 어쩌고 ??

히로 혼자 냅 두고 둘이서만 여행가자고 한다 

뭐 그러자 했다 


학기중인 고 3 수험생인 히로를 혼자 두고 가는 여행이니 

어차피 길게는 못 갈테고 3박 4일이나  길어야 4박 5일정도일텐데

 그 정도쯤이야 ..

단  내 직업이 직업인지라 미리 휴가를 내야 하니 

(다른 직원과의 일정 조절이 필요하다 )

미리 날짜를 알려 달라고 했다 


3박 4일,. 4박 5일로 갈 만한 여행지를  찾아 보니 멀리는 갈수 없고 

아시아 지역을 이리 저리 검색해 보았다 

베트남, 세부, 발리 ... 어디가 좋을까?

인터넷 검색을 해서 자기야에게 

"여기 어때?" 라고 물으면 시큰둥 


자기야가 시큰둥한 제일 큰 이유는 

지금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기간 중이다 

테니스광인 자기야는 퇴근해서 집에 오면 TV 앞에 앉아 

테니스 중계를 보느라 여행가자고 말만 던져 놓곤 

테니스에 빠져 아무것도 귀에 안 들어 온다 


그래서 어제 내가 좀 짜증난 말투로 

 여행갈 날짜를 모르니 나 아직 휴가 안 냈어?

난 미리 휴가 안 내면 못 쉬는거 알지?


그랬더니 오늘 출근한후 라인으로 휴가 일정을 알려 왔다 

그래서 나도 회사에 휴가를 내고 왔다 


퇴근후 집에 와서 자기야랑 나랑 모꼬짱 데리고 밤 산책을 나갔다 

산책을 하며 어디가 좋겠느냐고 하길래 

자기가 알아서 하라고 했다 


난 여행을 어디로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랑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맛있는 음식 뭘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랑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자기야랑 가는 여행 어디로 간들 장소가 뭐가 중요해 

자기야랑 둘이서 여행 간다는게 중요하지 ...


산책을 마치고 집에 와서 자기야가 여러가지 호텔 사진을 보여주며 

어디가 좋은지 결정 하라고 한다 

아니 호텔 사진 보고 내가 어떻게 아냐고?

호텔마다 제일 좋은 사진 올려 놓았을텐데 

그리고 막상 가 보면 사진이랑 다른곳도 많고 

" 사진으로 봐서 어떻게 알아 난 잘 모르겠으니까 

자기가 알아서 해" 라고 했더니

살짝 짜증난 목소리로 

"왜 나 혼자서 다 결정을 해야 해 " 라고 


뭐시라 난 미리 여기저기 여행지를 골라 자기에게 보여줬는데 

자기가 테니스 보느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지

그리고 휴가 날짜도 안 알려줘서 어제 내가 잔소리 하고 나서 

오늘에서야 겨우 휴가 날짜 알려 주고선 

뭐라고? 왜 나 혼자서 결정을 해야 하냐고?


헐 ... 

내가 가만히 있으니 가마떼기로 보이나 

왜 가만히 있는 사람 성질을 건드리냐고?


그래서 다다다다 자기야에게 쏘아 붙였다 

마누라 왜 뿔나게 하느냐고..


내가 조목 조목 따지니 울 자기야 말이 없다 

당연히 할말이 없겠지 

그러곤 울 자기야  아무말 없이  설거지를 하더라는 ...


아 ,, 몰라 

오늘 회사에  휴가서를 내고 오긴 했는데 

가는건지 마는건지 난 이제 모르겠다 

당신이 알아서 하셔 

나 뿔났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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