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딩동
집에 있는데 울리는 인터폰소리
정말 가끔은 여호와의 증인 같은 종교의 선교 방문이 있긴 하지만
열에 아홉은 방문 영업이다
영업 사원들은 프로들인지라 한번 문을 열게 되면 참 끈질기다
그래서 난 일단 벨이 울리면
인터폰 영상을 살짝 보고 영업 같으면 없는척 나가지 않는다
오늘은 누굴까? 하며 인터폰 영상을 보니 우체부 아저씨
네
속달입니다
엥 속달 ?
우리집에 속달 올 일이 뭐가 있지 ?
속달이라니 ... 속달을 받아 본게 언제 엿던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나가보니 B5싸이즈 보다 작은 서류 봉투 하나를
속달이라 건네 받았다
도장 부탁합니다
도장 가지러 다시 집안에 드러 갔다 나오기가 귀찮다
싸인해도 되나요?
대신 이름은 풀 네임으로 적어 주세요
속달이라 ...
보낸 사람은 시어머님
받는 사람 자기야
뭐지 ? 뭐지 ? 도대체 뭐길래 속달로 보내셨을까?
나 모르게 두 모자가 무슨 속달을 주고 받는 거지?
일단 자기야에게 온거니까 자기야에게 전화를 했다
어머님이 속달을 보내셨는데 자기 뭐 아냐고?
어머님에게서 아무 연락도 없었다고 뭔지 모른단다
그냥 뜯어 보라는 자기야
그래 속달이니까 얼릉 뜯어보자
속달 내용물.
그리고 편지
속달은 자기야 앞으로 보내고
안에든 작은 쪽지 같은 편지는 나에게 쓴 편지다
나고야에서 1년에 한번 하는
염색 수공예 마쯔리에 다녀 오셨단다
그리고 작은 선물을 샀는데 보낼테니 잘 쓰라고 ....
헉 ? 뭐가 급하다고 이런걸 속달로 보내시고 그러시는지
속달이라기에 난 또 뭔 급한건 줄 알았는데 말이지
그냥 일반우편으로 보내시면 되실껄
아니면 연말에 어차피 만날텐데 그떄ㅑ 주셔도 되는데 말이지
이쁘게 염색해서 만든 손수건 두장
파란건 아들인 자기야꺼고
보라색은 며느리인 내꺼고
그리고 파란 동전 지갑 같은 이것은 ?
이게 뭐꼬?
동전 지갑인줄 알고 열어 보았는데
아무리 봐도 용도를 모르겠다
어머님이 보내주신 쪽지 편지에는
손수건이랑 카드지갑을 보낸다고 쓰여있긴 한데
그럼 이게 카드 지갑인가??
카드가 들어가기엔 너무 작은 공간
아무리 봐도 카드지갑은 아닌것 같은데
어머님이 잘 못 알고 사셨나
아님 가게에서 잘못 넣어 주었나
어머님께 속달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드렸다
어머님꼐 파란 지갑은 뭐냐고 여쭈었더니
역시나 카드 지갑이란다
여기에 어떻게 카드가 들어간다고 ...
카드를 절반으로 접으면 들어갈까
여기에 어떻게 카드가 들어간다는 건지 ..
전화로 어머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납득이 안간다는
일단 어머님께 잘 노시다 오셨으면 되지
뭐하러 이런걸 사 보내시냐 감사하다 는 등등
접대성 멘트를 날리고
어머님 바이 바이 또 전화 할께요
엥? 들어간다
카드가 ...
설마 설마하고 넣어 봤더니 딱이다
이러니 선입견이란게 무서운가 보다
눈으로 보고 이건 작다 절대 카드가 안들어간다
한번 결정을 하고 나니
절대 카드는 안 들어 간다는 굳은 믿음...
직접 넣으면서도
설마 ... 이게 들어가겠어?
잠시라도 울 어머님 왜 이러시나
뭘 잘못 알고 사신게 분명하다고 생각했건만 ....
18장의 카드가 들어간다
어머님 말씀 " 요즘 이런 저런 카드가 참 많잖아
지갑 가득 카드로 넘쳐 나니까
카드만 따로 넣으면 좋을 것 같아서
(큰 며느리인)미짱꺼랑 (둘째 며느리인) 아이짱 꺼랑
내꺼랑 여자꺼만 세개 사 봤어 "
에고 울 어머님 염색 수공예 마쯔리 가셨다가
이걸 사시고선 빨리 보내고 싶어서
속달로 보내셨는가 보다
덕분에 간만에 속달이란걸 받아 보았다
'나 여기에 .. >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시어머니와 한국 며느리의 선인장 이야기 (6) | 2020.06.02 |
---|---|
시어머니의 택배 그리고 코로나 (16) | 2020.03.07 |
시어머니 생신!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 ! (7) | 2020.01.24 |
며느리 집인가? 아들 집인가? (4) | 2020.01.06 |
시어머니의 전화 (5) | 2019.12.12 |
일본 공원에 없고 한국 공원에 있는 것 ! (6) | 2019.11.17 |
수성못 커피 박람회 그리고 서문시장 (4) | 2019.11.16 |
한국 가족 관계가 너무 좋다는 남편 (6) | 2019.11.15 |
무조건 좋은 한국에서의 시간 (4) | 2019.11.14 |
시어머니에게 생일 용돈을 받았다 (1) | 2019.10.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