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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잘 한다고 한다는게 일만 만드는 남편

by 동경 미짱 2019.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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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블로그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말

바쁘다 바빠 ..

세상에서 제일 바쁜척

혼자서 일을 다 하는척 바쁘다를 연발하고 있다 

하지만 ... 바쁘다 ㅎㅎ


일본은 아직 겨울 방학전이다 

동경은 수요일인 25일이 종업식을 하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크리스마스가 휴일이 아닌 일본은 

평일이 아닌 주말에 당겨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이 제일 바쁘다 

그놈의  크리스마스 파티 때문에 ..


당연히 일요일인 오늘도 출근 

달콤한 생크림과 딸기속에 파묻혀  보낸 주말 

(음 .. 달콤함 생크림과 딸기가 .. 말로만 들으면 좋네 

싶지만  난 딸기가 싫다 

딸기 더미속에 파 묻혀 하루를 보내고 나면 

딸기  말만 들어도 지긋 지긋 하고 

빨간색은 쳐다도 보기 싫다 ㅠㅠㅠㅠ ..)

일을 마치고 지치고 지쳐 집에 돌아왔다


바쁘디 바쁜 나랑 달리 일요일인지라 우리집 두 남자는 집에 있었다

히로는 수험생이니 공부한다 치고 

우리집 자기야는 아마도 휘트니센타가서 운동하고 

남은 시간 집에서 녹화해둔 태양의 후예를 보거나 

아님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집에 들어오자 마다 히로가 나에게 다가와 

슬쩍 건네는 한마디 .

히로가 슬쩍 건넨 한마디는 아빠가  오늘 저지른 실수를  

엄마에게 고자질 하기 위한  한마디였다  


 엄마 !아빠가 아침에 프렌치 토스트 만든다고 했거든 

근데  달걀에 설탕이 아닌 소금을 잔뜩 넣었지 뭐야


 아니 소금이랑 설탕이랑 왜 ?


 그러니까 믿을숟가 없어 

어떻게 아빠는 그런 실수를 할수가 있지?

아무리 비슷하게 생겼다 하더라도 

오른쪽게 설탕이 왼쪽게  소금인데 그걸 왜 틀리냐고?


집에 들어서자 마자 히로의 고자질   



근데  이건 뭐야?


 그래서 아빠가 소금 넣은거 어떻게든 해 볼려고 

내가 스크램블 만들려고 해 봤는데 

그래도 짜 



아빠가 한 실수를 무마하려고 요리가 취미인 히로가 팔을 걷어 부쳤지만 

설탕이라 생각하고 잔뜩 들이부운 

소금의 짠 맛을 어찌 할수 없었다고 한다 


히로의 고자질에 암 말 못하고 웃고만 있는 우리집 자기야 

그렇게 일단 히로의 고자질은 끝났고 

저녁을 먹고 귤을 까 먹으면서 


 엄마 진짜 아빠 너무 하지 않아 

어떻게 소금이랑 설탕이랑 잘못 넣을수 있어 

있을수 없는 실수아냐?


 히로 그 얘기는 그 정도로 하지 ..

사람이 그럴수도 있지 


 저 스크램블은 못 먹는거야?

내일 도시락에 넣으면 안되는 거?


 그냥 버리는게 좋을꺼야 

몸에 안 좋아 


 그럼 버리지 왜 뒀어


 엄마 보여 줄려고 뒀지 ㅋㅋㅋ


히로는 아빠를 놀리는게 솔솔히 재미있나 보다

그나저나 울 남편 어쩌면 좋으냐고 ?

주말이지만 마누라는 출근하고 없고 

수험생 아들녀석 아침으로 프렌치토스트 만들겠다고 

의욕만만이었지만 

결국 소금 잔뜩 든 짜디짠 계란물만 남기고 쓸쓸히 아들 녀석과 바톤 터치 

아들녀석이 아빠가 저지른 일 어떻게든 해결한다고 

두 팔 걷어부치고 나섰지만  결국 실패 

수험생 아들 아침 챙겨준데 아니라 

수험생 아들 귀한 주말  시간을 오히려 더 방해를 하고 만 아빠 ...

결국 아침은 수험생인 히로가 

크림 리조트 만들어서 먹었다고 한다 


히로가 어떻게든 해결해 볼려고 하다 만든 스크램블 

아깝지만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직행! 

아빠 체면이 말이 아니라는 ... 


가끔씩 우리집 남자 둘이서 토닥 토닥 거리는 걸 볼때면 

이건 부자관계가 아니라 형제가 토닥 토닥 거리는거 같다 

뭐지? 아들 둘을 키우는 것 같은 이 느낌!!


그나저나 계란물에 설탕 대신 소금 넣은것 정도로 

뭔 대단한 일 냈다고 뭐라하냐고 속 좁은 마누라라고??

소금 사건은 시작에 불과 하다 

오늘 우리집 자기야는 또 한건을 했다 

오후부터 동경은 비가 내렸다 

마누라 비 맞을까봐 근무 마치는 시간에 맞춰 

차로 마누라 마중 나와준 이쁜 우리집 남편 

여기까지 이쁘다 

저녁에 내가  빨래를  개기 시작하자 

 아 !

울 자기야의 "아!" 가 어째 느낌이 그렇다 

 이불이 그대로 베란다에 있어 

 이불이 왜 밖에 있어?


날도 안 좋은데 왜 이불을 빨았냐고?

핫 카페가 깔려 있는 거실 옆 작은방에서 막 덮는 이불이 있다 

어저께 히로가 김치찌개를 살짝 쏟아서 

날이 좋지 않지만 어쩔수 없이 빨았다 

날이 좋지 않으니 실내인  2층 올라가는 계단 손잡이에  널어 두었는데 

오전에 날이 좋아서 우리집 자기야가 

베란다에다가 널어두었단다 

그리곤 오후에 비가 내려는데도  2층에 널어둔 이불의 존재는 까맣게 잊고 

마당에 널어둔 빨래만 안으로 들여 놓았다는 ...

그러면서 베란다에서 이불을 가져 온다길래 

그냥 두라고 했다 

비가 젖에 무거워진 이불 

게다가 물이 뚝 뚝 떨어질텐데 그걸 실내로 들여서 어쩌겠다고 ..

지금 이시간에도 비는 내리고 있다 

지금  이 시간 우리집 2층 베란다엔 이불이 

비를 홀딱 맞고 있다 

그래도 어쩌겠나 

자기는 잘 한다고 이불을 내다 널은건데 

잔소리 할 수도 없고 그냥 속으로 삭일수 밖에 ...


비 온다고 마누라 마중 나온 이쁜 남편 

이불 빨래를 말 하지 않아도 밖에다 널어 주는 자상한 남편..

이라고 이뻐 해 줘야 할지 

아니면 왜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불을  밖에다 널었냐고

 비가 오면  당연히 걷어야지 

그걸 왜 까맣게 잊고 있냐고?  라고 잔소리를 해야 할지 ....

잠깐 고민하다가 전자를 택했다 

왜냐하면 이쁜 남편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게 

내 정신 건강에 좋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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