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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남편의 작지만 큰 크리스마스 선물 감동이야

by 동경 미짱 2019.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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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크리스마스 이브 ..

마지막 산을 넘었다 

2시간 잔업을 하고 올해 크리스마스 마감이다 

정상 근무 8시간에 2시간 잔업 

합 10시간 근무를 하고 나니 완전 녹초다 

그래도 올해도 무사히 크리스마스라는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하니 

몸은 녹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며칠동안 어마 어마한 양의 케이크를 만들다보니 

달달한 생크림 새콤 달콤한 딸기는 쳐다도 보기 싫다 


잔업포함 10시간을 근무하고도 집에는 내가 제일 먼저 돌아왔다 

히로도 우리집 자기야도 아직 귀가를 하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집 

현관문을 열자마자 

우리집 귀염둥이 모꼬짱이 뛰어 나와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데 

몸은 피곤했지만 내가 돌아 왔다고 온 몸으로 반가움을 표현하는 모꼬짱을 보니

하루종일 집에 홀로 있었을 모꼬짱이 안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래서  

현관에 발도 들이지 않고 바로 모꼬짱이랑 밤 산책을 나갔다 



밤 산책이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살랑 살랑 

엉덩이 실룩 실룩 아주 신이 났다 



우리 이웃들의 크리스마스 장식 

우리집도 예전에 그러니까 히로가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는

집 앞에 크리스마스 이루미네이션 장식을 했었다 

히로가 유치원때 옆집에 이루미네이션 장식을 한것을 보고는 

왜 우리집은 안 하냐는 히로의 한 마디에 

그래서 시작했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히로도 관심이 시들해지고해서 이제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지 않는다 

대신 이웃들이 한 장식을 보며 대리 만족만족 ! 

내가 이루미네이션 장식을 몇년해 보니 

장식을 할때는 즐겁고 불이 켜져 반짝 반짝할때는 

뿌듯하고 ..

근데 딱 여기까지였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장식을 정리하는게 정말 귀찮고 싫었었다 

매년 저렇게 하는 집들을 보면 

진짜 부지런하다 싶다 

앞으로도 이웃집의 장식을 보며 그냥 눈으로 즐기는걸로 ! 


모꼬와의 산책을 마치고 집에서 잠시 쉬고 있으니 

우리집 자기야가 퇴근 



집에 들어서자마자 쓰윽 내미는 종이봉투 하나 


 이거 자기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어? 웬 크리스마스 선물 ?

난 아무것도 준비 안했는데 ..

자기 이번주 너무 바쁜거 아는데 기대도 안 했어 


기대도 안 했다니까 더 미안해 진다는 ..




뭔데? 화장품?

아니 발 맛사지 크림 

이따가 내가 맛사지 해 줄께 



우리집 자기야가 마누라를 위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하루종일 서서 일 하는 마누라 

잔업하며 고생했다고  발 마사지 크림과 

그리고  황송하게도 자기야가 직접 해 주는  다리 마사지권 


마사지권은 오늘 하루만 쓸수 있냐고 물었더니 

맛사지 크림 다 쓸때까지 무제한이라는 엄청난 마사지권이었다 


난 우리집 자기야에게 비싼 선물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다

다이아 반지도 받아본적 없고 

그 흔하다는 명품 가방 하나 받아 본 적 없다 

우리집 자기야의 선물은 항상 작다 


때론 잠귀가 밝아서 조그만 뒤척림에도 금방 깨는 

마누라를 위해 숙면을 위한 아로마 양초를 사 오고

때론 온돌이 없는 일본 집 

추운 겨울 부엌에서 밥 하는 마누라 발 시러울까봐 

폭신 폭신 곰발바닥 슬리퍼를 사다주고 

얼굴에 기미가 생기는 것 같다고 기미 개선 크림을 사 오고 

갱년기 마누라를 위해 갱년기 영양제인 이노찌노 하하 를 사오고 

....

항상 우리집 자기야의 선물은 작다 

선물은 작은데 꼭 내가 필요한것들만  쪽집게 처럼 쏙 쏙 골라 사 온다 


나도 직장 다니며 돈을 버는데 

우리집 자기야의 월급 통장까지 내가 다 관리를 하는데 

맘만 먹으면 다이아 반지 명품 반지

얼마든지 살수 있으니  

굳이 남편에게 돈만 주면 살수 있는 다이아 반지나 

명품 가방 같은것 받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생일이나 기념일 같을때는 뭔가 주겠지 라는 생각을 하지만 

오늘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정말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발 마사지 크림이라니 ..

울 자기야 센스 짱이다 


저녁에 약속대로 울 자기야는  피곤한 마누라 

발 마사지를 해 주었다 

울 자기야의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은 작지만 

그렇지만 정말 내  마음에 쏙 드는 큰  선물이다 


맞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눈치를 채셨겠지만 

오늘은 우리집 자기야 자랑하는 글이다 

오늘 울 자기야의 선물은 정말 자랑하고 싶다 

이 남자 .. 정말 작은걸로  사람 감동 시킨다 

오늘의 선물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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