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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 석박지를 맛본 일본인들 반응

by 동경 미짱 2020.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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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기전 한국에서  요리란걸 제대로 해 본적없었다 

당연히 김치란걸  만들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일본에 와서 살게 되면서 한국에서 만들어 본적 없는 

김치란걸 일본에서 만들어 먹고 산다 

까나리 액젓, 고추가루를 한국에서 공수를 해 와도 

배추 , 무우 같은 주 재료가 한국과 맛이 다르니 

제 맛을 내는게 말 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일본 배추는  한국 배추보다 수분이 많고 단 맛이 적고

또 배추 절임용 굵은 소금도 없고 ....

실력없는 목수가 연장탓한다고 

솔직히 말하면 재료가 제대로 다 갖춰져 있어도 

제대로 만들 자신이 없으면서  배추탓 무우탓을 하는거다


맛은 접어두고 그래도 아쉬운대로 만들어 먹고 있다 

그나마 제일 자신있는건 오이 김치(오이 소박이)

그 다음은 부추김치 그 다음은  무우김치 (깍두기)

배추김치는 진짜 자신이 없다 

막 잘라서 담그는건 그럭저럭 흉내라도 내겠는데 

포기김치는 나에겐 정말 너무 어려운 숙제다 

제일 어려운건 포기로 배추 절이는거다 

음 ... 넘  어려워 진짜로 ..


지난주 우연히 아하부장의 석박지란걸 알게 되었다 

넘 간단하고 넘 맛있다고  소문이 났길래 유튜브를 찾아서 

영상을 보니 진짜 간단하다 

저렇게 대충 만들어서 진짜 맛있을까? 

살짝 의심을 해 보지만 

댓글들을 보니 칭찬 일색이길래 

마침 김치도 떨어졌고 그래서  일단 만들어 보기로 했다 


무우 2개를 사다가 아하부장이 시키는 대로 

비닐봉지에다 재료를 몽땅 집어넣고 3일간 방치를 했다 



소금에 따로 절이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일본 무우가 물기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원래 아하부장석박지가 이런건지 모르겠지만 

국물이 꽤 많이 나왔다 

한입 맛을 봤다 

이런 이런 ...

솜씨 없는 불량주부이지만 그래도 김치중에는 오이소박이 다음으로 

자신있었던  지금까지 내가 만들었던 무우김치(깍두기)보다

훨씬 더 맛있다 

무엇보다 플러스 요인은 내가 지금껏 만들던 방법보다 훨씬 

더 간단하다는 거다 

진짜 맘에 든다 아하부장표 석박지 



내가 또 맛있는것 감춰두고 혼자 먹는 성격이 못된다 

울 친정 엄마를 닮아서 좋은건 여기저기 

아까운지 모르고 퍼 날라야 한다 

그래서 절친 회사 동료 4명에게 퍼 날랐다 


 


하루에 2명씩 이틀에 걸쳐 퍼 날랐다 

회사 휴게실 냉장고에 넣어 둘거라서 

조금이라도 냄새가 새 나가지 않게 

몇번을 감싸고 신문지에 돌돌 말고 또 한번 비닐 봉지에 넣고 ..

그래도 새어 나오는 냄새 


김치 냄새가 새어 나가서  곤란한게 아니라 

냄새가  나면 다른 직원들이 자기들도 먹고 싶다고 하니 그게 곤란하다

일본애들이 흔히 하는 말 

" 本場の味 먹고 싶다" 

본고장의 맛을 먹고 싶다는 말이다 

평소에도 한국사람이(내가) 만드는 김치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직원들이 꽤 있다 

또 나에게 김치 만드는 것을 가르쳐 달라는 직원들도 꽤 있다 

나에게 김치를 가르쳐 달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다 


내가 아무리 퍼 주는 걸 좋아해도 아무나에게 퍼 주지는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겐 아낌없이 퍼 줘도 아까운줄 모르지만 

그저 그런 사람에게 퍼 주는건 솔직히 아깝다 

게다가 한두사람도 아니고 모두에게 줄수는 없으니 

김치 가르쳐 달라는것도 내가 만든 김치를 먹고 싶다는 말도 

싹 다 못들은척 넘기고 있다 

다른 직원들에게 냄새 때문에 김치 퍼주는게 들통나면 곤란한 이유다 


다행히 무사히 이틀에 걸쳐 공수한 석박이는 

다른 직원들에게 들키지 않고 4명의 절친동료들에게 잘 전달이 되었다 


아하부장표 석박지를 맛본 절친 동료들중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레이나는  엄마가 

나에게 김치를 만들어 팔면 안되겠냐고   사고 싶다고 한단다

유미짱 엄마도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헐 .. 아하부장 때문에 팔자에 없는 김치 장사하게 생겼다 

ㅎㅎㅎ

내가 무슨 김치 장사를  그건 "무리です " ㅋㅋ


또 미치꼬상은 석박지 국물이 많이 남아서 아까운데 

무우를 잘라서 그 국물에 넣어 두면  맛있을까라고 묻는다


 아니 아니 절대 하지마. 무우에 간이 안 되어있는데 

그게 맛있을리가 없어 ..

(김치가 그리 간단한게 아니무리다 ...ㅋㅋ)


유꼬상 엄마는 석박이 먹고 남은 국물이 아까워서 

소바를 삶아서 쯔유(소바를 찍어 먹는 간장) 대신

석박이 김치 국물에 소바를 찍어 먹었다고 한다 

헐 .... 그런 방법이 ...


국물까지 아까워 하다니 ...

아하부장표 석박지를 처음 만들었는데 대박이다 

겨우 무우 2개로 만들어 얼마 안되는 양이지만 

4명에게 나눠 주고 나니 우리집에 조금밖에 안 남았다 

근데 우리집 자기야도 이 석박지 맛이 맘에 든단다 

결론은 또 무우 사다가 만들어야겠다는 ...

 

그나저나 석박이 맛을 알아 버린 직장절친 동료들 

김치를 팔아라고 사서 먹고 싶다고까지 하는데 

내 성격상 돈을 받고 팔지는 못하겠고

또 나눠 줘야 하나??? 

진짜로 회사 때려치고 석박지 장사를 해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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